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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Jun 11. 2024

메시지는 마케팅 샐러드다.

욕구를 증진시키는 메시지 기획


[연재 주] 기획자의 식탁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기획은 ‘맛집’입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맛과 재료가 어우러진 특별한 메뉴로 기획의 본질만 제공합니다. 기획은 ‘선물'입니다. 매주 프로젝트의 복잡한 과정을 샐러드, 파스타, 스시, 바비큐, 오마카세 등으로 요리해서 당신의 기획력 향상을 돕습니다. 기획은 ‘심야식당’입니다. 손님이 마음대로 주문하면 가능한 해결해주는 것이 영업 방침입니다. 전략, 컨셉, 크리에이티브와 커뮤니케이션까지. 기획의 핵심 요소를 여러 가지 요리로 풀어내며 프로젝트의 풍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드립니다. 기획은 ‘식도락 여행’입니다.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기획을 위한 최상의 미식 여정, 기획자의 식탁과 함께 떠나볼까요?


미디어는 그 자체가 메시지다.
- 마셜 매클루언 -
칼럼 요약 영상


01. 
샐러드는 다양한 식재료를 양념에 버무린 음식이다. 기본적으로 채소 비중이 높은 다양한 재료를 양념 등에 버무려 먹는 것이 샐러드의 본질이다. 육류 중심의 서양 요리에서 채소를 먹는 요리는 샐러드가 사실상 유일하다. 샐러드의 목적은 메인 요리 전에 식욕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기획에서 메시지의 역할이 그렇다. 마케팅에서 메시지의 목적은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욕구 증진이다.


02.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의 메시지는 그것을 전달하는 기술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같은 내용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면 실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 구성은 상호성이며, 정보 교류의 내용이 아니라 체계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 와이드 웹이 발명되기 30년 전에 이미 그 존재를 예언했다.


03.
메시지가 미디어라는 주장도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등장한 이후, 매체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개인 미디어가 속속 등장했고, 개인의 메시지가 레거시 미디어보다 강한 영향력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유튜브와 틱톡 크리에이터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미치는 파워는 레거시 미디어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지금은 미디어 파워보다 메시지 파워가 중요한 시대다.


04.
민희진의 기자회견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블랙홀이었다. 그는 개인이 발산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입증했다. 최초 기자회견의 핵심은 “개저씨들, 들어올 거면 맞다이로 들어와 뒤에서 X랄 떨지 말고”라는 전쟁의 메시지였다. 36일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그만 싸우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자”는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기자회견의 룰을 바꿨다.


민희진의 기자회견은 메시지의 블랙홀이다.


05.
기자회견은 메시지를 보여주고 전파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테이블이다.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민 대표의 기자회견보다 강력한 이슈 메이킹이 있었을까? 민 대표는 고루하게 전략을 짜서 고객을 설득하고, 리허설을 거쳐 격식을 차리는 기자회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형식보다 솔직한 메시지가 훨씬 힘이 세다는 것도 증명했다. 당일 하이브 주가는 다시 출렁였다.


06.
1967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대중의 연설은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표상과도 같다. “유달산이여! 너에게 넋이 있으면, 삼학도여! 너에게 정신이 있으면, 영산강이여! 네게 뜻이 있으면 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나를 보호해 달라는 것을 목포시민 여러분과 같이 호소하고 싶습니다.” 30년 후, 엄중한 외환위기 시대에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07.
올 한 해 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날 것입니다.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국회의 다수당인 야당 여러분에게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오늘의 난국은 여러분의 협력 없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외환위기에 여러분도 책임이 있습니다. 저도 모든 것을 여러분과 같이 상의하겠습니다.


08.
하버드의 인재상은 '기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기여의 메시지는 무한한 봉사, 희생, 헌신이 아니다. 하버드는 성인군자를 양성하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여하는 사람은 쓸모가 있고,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이다. 쓸모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이로운 일을 해야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성공과 행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유일한 방법은 기여할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이다.


김대중의 연설은 메시지의 교과서다.


09.
유한킴벌리의 반성문 캠페인은 메시지의 품격을 보여주는 교과서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39주년 반성문. 1984년부터 시작. 39년간 55,000,000그루. 그러나 아직 부족합니다. 지구엔 더 많은 숲이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도움이지만 유한킴벌리는 계속 숲을 보태겠습니다. 멈추지 않고 한 그루라도 더 심겠습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품격의 정석 아닌가?


10.
메시지는 전공도 없으며, 전문가도 많지 않다. 메시지는 샐러드처럼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메시지는 성배이자 독배이기 때문이다. 잘못 만든 조사 하나가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고민한 단어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마케팅을 고민한다면 메시지부터 공부하자. 오래 기억에 남는 콘텐츠의 본질도 기억에 남는 메시지 하나일 뿐이니까.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목숨에 기대지 마라!
- 이순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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