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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정 Apr 17. 2018

맛있는 통찰을 팝니다.

연재를 마치며

이 생각 얼마예요?

심야식당을 좋아한다. 자정이 넘어야 문을 여는 식당. 하나 둘 모여든 손님들이 음식을 주문한다. 메뉴판은 따로 없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음식을 주문하면, 셰프가 알아서 만든다. 가장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손님들의 추억을 담아서, 정성껏 요리를 한다. 심야식당은 이야기를 파는 음식점이다.


윤식당을 좋아한다. 모든 게 사장님 마음대로다. 메뉴도, 가격도, 영업시간도, 개업도, 폐업도 사장님 마음 내키는 대로다. 그런데 입소문이 난다. 동네 요리사들도 단골이 된다. 음식을 맛보러 왔다가, 윤식당의 팬이 된다.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주변에 소문을 낸다. 윤식당은 한적한 정성을 파는 곳이다.


음식, 그 이상을 파는 식당

통찰력의 비밀을 15주간 연재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의 생각은 얼마일까? 메뉴를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까? 통찰을 파는 식당을 만들면 어떨까? 심야식당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윤식당처럼 따듯한 인정을 만나는 곳. 그런 식당을 만들면 어떨까? 이름을 뭘로 하지? 통찰은 너무 어려워...


생각식당을 엽니다.
맛있는 통찰을 팝니다.

통찰력 식당?

무슨 철학관 같다.

음... 그래! 생각식당!!


생각이 무슨 뜻이지?

어머, 생각이 한글이었어?

그런데 '生角'이란 한자가 있네?


살아 있는 뿔


멋지다.

이걸 로고로 하자.

뿔 하면 또 사슴뿔 아니겠어!


슬로건도 정해야겠다.

생각을 팝니다? 동어반복...

그래! 맛있는 통찰을 팝니다!!


식당이니까 메뉴가 있어야지?

메뉴가 있어야 가격도 만들 거고.

우선은 자신 있는 3가지 메뉴로 시작하자.


컨셉 브런치
영감이 필요할 때, 컨셉 브런치

4년 전, 장애인 인권운동 회의에 초대받았다. 3년 넘게 점거 농성 중인 광화문역 지하.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한 분이 종이배 접기를 제안했다. 그 순간 난 장애인 인권운동의 컬러 컨셉을 물었고, 그렇게 지금의 분홍종이배 캠페인이 탄생했다.



컨셉은 잘 다듬어진 생각이다. 누구나 영감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특히나 그렇다. 회사 이름을 뭘로 하지? 제품과 서비스의 이름은? 제안서를 써야 하는데 컨셉을 뭘로 하지? 나의 퍼스널 브랜딩은 어떤 컨셉이 좋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자주 상담하던 고민들이다.


브런치를 함께 먹으면서 영감을 나누자. 시간은 90분 정도가 적당하겠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자유롭게, 손님이 편한 시간을 예약해서. 브런치는 셰프인 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하자. 그리고 사전예약을 할 때 필요한 고민을 적게 하자. 적어도 필요한 컨셉 하나 이상은 꼭 채워 갈 수 있도록!


통찰력 라떼
본질이 목마를 때, 통찰력 라떼

2001년부터 강의를 했다. 벌써 17년째다. 1,000회 이상은 한 것 같다. 그런데 단 한 번도 1명을 위한 강의는 한 기억이 없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강의, 나쁘지 않다. 내가 꾸준히 공부해온 통찰력 훈련을 1:1로 해보자. 이걸 두 번째 메뉴로 만들자. 커피 한잔을 마시는 기분으로 맛있는 통찰력을 들려주자.


난 강의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2003년에 내가 운영하던 커뮤니티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기획, 진행, 강의 모두 내가 맡았다. 당시 음반기획사에 다니던 지금의 아내가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렇게 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그때 했던 강의 주제는 잊었다. 상관없다. 나는 아내를 얻었으니까.


2005년 전경련 조찬강연회는 운이 좋았다. 당시 나는 32세의 철부지였다. 경영전문지 기자님이 나를 최연소 강사로 추천했다. 대기업 회장님 500분이 모이는 자리였다. 함께 강의하는 분은 현직 경기도지사였다. 거절할까...? 공부했다. 한 달 동안 책 30권을 읽었다. 강의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다. 도망치듯 나오던 나에게 회장님 한 분이 명함을 주셨다. 그분은 훗날 내 주례 선생님이 되셨다.


경영의 양식
경영이 고민일 때, 경영의 양식

큰 기업 경영자를 위한 경영 프로그램은 많다. 하지만 작은 기업의 경영자를 위한 경영 컨설팅은 찾기 힘들다. 턱없이 비싼 학비를 내야 하거나, 정부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컨설턴트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사실 작은 기업 경영자는 컨설팅받을 시간도 부족하다. 맥을 정확히 짚어주는 팁 컨설팅이 필요하다.


작은 기업 경영자는 고민이 많다. 그런데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다. 사실 경영고민의 본질은 어디나 비슷하다. 경영자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문제가 대부분이다. 돈과 사람의 문제, 관계와 관계의 갈등, 이상과 현실의 간극 등. 누가 대신 해결해줄 수 없다. 스스로 해결하는 핵심경쟁력을 키우는 길 뿐이다.


경영의 해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실패한 경영자는 내면의 거인을 깨우지 못했을 뿐이다. 창업을 결심한 예비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핵심경쟁력이 없이는 전쟁터의 총알받이가 될 뿐이다. 운이 좋아 살아남아도, 조금 더 살아남을 뿐이다. 경영의 양식은 경영자의 핵심경쟁력이다. 분명히 깨울 수 있다.


1호점은 한남동에서
#생각식당 #신장개업 #한남1호점 #6월오픈

생각식당도 식당이다. 식당은 공간이다. 공간이 필요했다. 한남동에 작은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테이블은 단 하나다. 오직 손님 한 분을 위한 테이블이다. 사방은 하얀 벽이다. 벽에는 손님의 이름만 걸 생각이다. 자신과 대화하며 통찰을 발현하는 공간이다. 맛있는 브런치와 커피, 저녁 메뉴도 준비한다.


15주간 약 1,500분이 넘는 구독자와 50만 회가 넘는 만남을 가졌다. 부족한 생각에 넘치는 성원이었다. 연재는 잠시 멈추지만, 공부는 계속할 생각이다. 그리고 생각식당에서 손님들과 만날 계획이다. 영감이 필요한 분들께 컨셉을, 본질이 필요한 분들께 통찰을, 경영이 고민인 분들께 코칭을 대접한다.


따뜻한 5월이 되면, 크라우드 펀딩도 시작한다. 단골을 미리 만들기 위함이다. 사전예약을 위한 홈페이지도 만들고, 메뉴판도 만들고, 작지만 인테리어도 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생각식당에서 나의 공부도 계속된다. 책이 아니라 사람을 통한 공부, 생각을 행동으로 습관화하는 통찰 공부다. 끝.


시작이 끝이고, 끝이 또한 시작이다.
통찰력의 비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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