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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화 Oct 08. 2019

드디어 여름이 갔다.

다음 계절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그러려니 

여름을 싫어했다. 


나는 알아주는 곱슬머리에, 머리숱도 한 다발이라 여름이 오면

당최 머리카락을 주체하지 못해 여름을 끔찍이 싫어했다. 
또 그뿐인가, 직장인이 되고 나선 출퇴근 길에 흘린 땀은 하루를 엉망으로 만들기 부지기수였다. 


그런 내가 여름을 조금 반기기 시작한 건 서른이 된 어느 해. 

'그러려니'의 마음이 생기고 나서부터였다.  


땀 때문에 정성스레 한 드라이가 망가져도, 화장이 녹아내려도, 온몸이 찝찝해져도 
지하철에서 땀 젖은 살갗이 내 살갗을 스쳐도, 모르는 사람의 땀냄새가 내 코를 후벼 파도 

그러려니 
(왜 그려려니의 마음이 생겼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인생 퀘스트에 대한 보상 같은 걸까요?) 


그러다 보니 여름을 즐길 수 있게 됐고, 또 그러다 보니 더워도 짜증이 나거나 불쾌하거나 등
조금은 덜 신경질적인 마음으로 계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려니 

요즘은 그려려니의 마음을 여러 곳에 써 보려고 부단히 애쓰는 중이다. 

일이 조금 덜 풀려도 '그러려니' 
살이 조금 찌더라도 '그러려니'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가 있어도 '그러려니' 
누가 내 험담을 해도 '그러려니'
 

그냥, 그렇게 '그려려니'의 마음으로 살다 보면
내가 가진 시간들을  조금 더 기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오늘 하루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 있었다 해도 


'그려려니'하며 남은 시간을 기쁘게 보내보아요! 


선우정아 -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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