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그냥 보고서 좀 잘 쓰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많은 사람들의 출발점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누구는 보고서가 자꾸 퇴짜를 맞는 이유가 궁금했고, 누구는 회의에서 왜 자꾸 말이 안 통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어떤 이들은 기획을 해도 설득이 안 되는 게 의아했고, 또 어떤 이들은 아무리 성실히 일해도 팀워크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느꼈다.
처음엔 대부분 ‘작은 문제’에서 출발했다. 문장이 정리가 안 된다, 수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팀원과의 대화가 자꾸 오해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작은 문제들이 반복될수록 불안은 커졌다. “나만 이렇게 헤매는 건가?” “이 일, 나랑 안 맞는 건가?” 결국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은 하나였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을 읽은 당신도 아마 이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다. 책장마다 담긴 이야기들은 특별하지 않은 일터의 풍경이지만, 그 안엔 유난히 나와 닮은 사람이 있었다. 회의 중 입을 떼지 못하던 누군가, 자료는 많은데 흐름을 만들지 못했던 누군가, 자기계발은 열심히 했지만 실무에선 제자리였던 누군가. 그들은 내 모습이었고,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렇다. 이 책은 ‘능력을 높이는 법’을 말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왜 일에 늘 막히는가’라는 질문에 기초부터 다시 답해보자는 제안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스킬이나 트렌드만 좇으며 너무 빨리 달려왔다. ‘기획은 이런 구조로’, ‘보고서는 이 폼으로’, ‘데이터는 이렇게 가공해’… 템플릿은 넘쳐났고, 툴도 끊임없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일은 나아지지 않았다. 왜일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기초’ 없이 겉모습만 흉내 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며 당신은 어느 순간 깨달았을 것이다. 회의가 어그러진 건 발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건 도표가 부족해서가 아니며, 동료가 움직이지 않은 건 리더십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그건 대부분, ‘기초능력의 연결이 풀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실마리를 하나씩 다시 엮어가는 여정이었다. 도입부에서 만난 그 수강생처럼, 당신은 어쩌면 이미 열심히 하고 있었고, 많은 걸 알고 있었고, 심지어 도구도 쓸 줄 알았다. 그런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배운 것을 일에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까지 와준 당신에게, 이 질문을 다시 건넨다.
“이제 당신의 기초는 어디에 닿아 있는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당신은 아마 이제 알고 있을 것이다. 기초란 ‘다시 시작하기 위한 언어’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 당신 손에 쥔 도구가 ‘AI’라면, 이제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 책은 ‘직업기초능력’을 교과서처럼 나열한 책이 아니다.
또한 ‘AI 도구 리스트’를 열거한 기술서도 아니다.
이 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일터에서 일어나는 작고 구체한 실패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다시 엮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다.
많은 사람이 능력을 목록으로 본다.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능력’… 마치 별도의 상자처럼 구분되어 평가표에 적힌다.
그러나 실무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보고서를 하나 쓰는 데에도 의사소통능력, 정보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이 동시에 작동한다.
회의에서 하나의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도, 조직이해능력과 대인관계능력, 직업윤리까지 연쇄적으로 연결된다.
즉, 실무에서 능력은 하나씩 쓰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흐르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흐름’을 서사로 풀어냈다.
각 회차마다 등장하는 이야기는 단지 하나의 역량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서로 겹치고, 충돌하고, 보완하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드러낸다.
능력을 목록이 아니라 경로와 구조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화려한 스킬, 최신 도구, 멋진 프로젝트…
우리는 종종 그것들이 ‘실력’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받치는 바닥이 흔들린다면 결과는 무너지기 쉽다.
기초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정리되지 않은 보고서,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 오류, 어긋난 일정, 팀 내 갈등…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기초’의 부재에 있었다.
이 책은 기초야말로 가장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역량임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성실함’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일을 구조화하고, 사람과 소통하며, 자원을 정리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기술임을 반복해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이젠 AI가 다 해주잖아.”
그러나 AI는 결코 만능이 아니다.
AI는 당신이 던지는 질문이 명확해야 의미 있는 답을 줄 수 있다.
당신이 쌓은 기초가 단단해야, 그 위에 올라탈 수 있다.
이 책은 모든 기초능력마다
“AI가 그것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가”를 함께 풀어냈다.
단순한 기능 소개가 아니라,
기초가 있을 때 AI가 어떤 방식으로 그 역량을 확장시키는지를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Notion은 ‘자기계발’을 지속가능한 루틴으로 만들었고,
ChatGPT는 ‘의사소통능력’을 메타인지 훈련으로 바꾸었으며,
Excel Copilot은 ‘수리능력’을 전략적 해석으로 끌어올렸다.
AI는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그 도구는 ‘기초’가 있는 사람에게만 증폭기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에 도착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어쩌면 당신은 여전히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아주 타당하다.
왜냐하면 이 책이 말해온 기초능력은, 한 번의 강의로 배우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이해가 아니라 일상에서 체득되어야 할 ‘사고의 구조’이고,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지속해서 훈련되어야 할 ‘일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 출발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작고, 현실적이고, 반복 가능한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다시 지난 한 주를 떠올려보자.
회의에서 말을 잇지 못했던 순간,
업무를 마감하지 못했던 날,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긋났던 경험,
어떤 툴 앞에서 멈칫했던 기억…
그 ‘막힘의 순간’이 바로 기초능력의 점검지점이다.
직업기초능력은 교과서에 있는 항목이 아니라,
당신이 부딪힌 실제 일의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막힘은 ‘나의 부족’이 아니라, ‘나의 개선 여지’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기초능력은 이제 혼자 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서 작성이 막힌다’면 ChatGPT에게 초안을 요청하고, 내가 수정해보는 것부터.
‘시간이 부족하다’면 AI 캘린더에 업무 블록을 자동으로 배분해보는 것부터.
‘정보가 넘친다’면 Perplexity AI 같은 요약 도구로 핵심을 추출해보는 것부터.
작은 시도는 반복을 만들고,
반복은 흐름을 만들며,
흐름은 결국 능력으로 축적된다.
AI는 절대 당신을 대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훈련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가속화시켜줄 수 있다.
이제는 기초능력을 혼자 쌓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여전히 ‘기초’다.
누군가는 자격증을 준비할 것이다.
누군가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직을 고민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저 ‘지금의 일’을 조금 더 잘해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든,
그 토대가 되는 기초능력이 없다면 ‘지속가능한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방향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기술보다 사고력이 중요하다.
도구보다 흐름이 중요하다.
그래서 묻는다.
“지금 당신이 놓치고 있던 기초는 무엇인가?”
그리고, “AI와 함께라면 그 기초를 어떻게 다시 다질 수 있을까?”
그 질문이, 이 책의 마지막이자
당신의 다음 챕터를 여는 첫 문장이 되기를 바란다.
처음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기초’라는 단어가 과연 지금 시대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찾고, 빠른 도약을 원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갈망한다.
기초라는 단어는 너무도 평범하고, 너무도 당연해서 ‘지루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단어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왜냐하면 기초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유일한 기반이기 때문이다.
속도는 바뀔 수 있어도, 방향은 기초에서 나온다.
기술은 바뀌어도, 구조는 기초에서 비롯된다.
도구는 다양해져도, 일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의 사고와 실행에 달려 있다.
기초능력은 단기간에 티가 나지 않는다.
보고서 한 장, 발표 한 번, 고객 응대 한 통에서
그 사람의 정보처리력, 문제해결력, 소통 방식, 리더십, 윤리감각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건 스펙이 아니라 습관의 총합이다.
그리고 그 습관은 어디서부터 나오는가?
바로, ‘기초를 어떻게 다져왔는가’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AI에 대한 환상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
어떤 이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까?”를 걱정하고,
어떤 이는 “AI가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까?”를 기대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AI는 당신의 기초에 따라, 칼이 될 수도, 날개가 될 수도 있다.”
기초가 없는 사람에겐 AI는 혼란의 증폭기가 된다.
기초가 있는 사람에겐 AI는 속도의 가속기가 된다.
이제 더 이상, 기초는 '신입사원용 훈련 메뉴얼'이 아니다.
그것은 커리어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미래를 위한 역량 설계도’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당신에게 단 하나의 질문만 남기고 싶다.
“지금 당신의 기초는 어떤 흐름 위에 서 있는가?”
✔︎ 여전히 말하기보단 듣는 데 익숙한가?
✔︎ 데이터를 모으지만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가?
✔︎ 툴을 배우고도 적용은 못 하고 있는가?
✔︎ 시간은 썼지만, 결과가 남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 모든 출발점은 기초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기초를 튼튼히 쌓는 사람만이
도구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고,
협업을 설계할 수 있으며,
변화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기초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실천할 차례다.
기초는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그 지속이, 결국 당신 커리어의 가장 단단한 동력이 될 것이다.
당신의 기초 위에,
AI와 함께하는 미래가 더 단단히 세워지기를.
– 이윤선, 직업기초능력을 다시 묻는 시대에
당신과 함께 답을 찾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