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쉬본 다이어그램으로 원인 그리기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 Part.2 | EP.4

문제를 시각화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를 만들 수 있다


Part 1. 문제를 발견하는 눈 기르기(6회)

Part 2.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4/8회차)

Part 3. 해결책을 만들고 실행하기(8회)

Part 4. 나만의 문제해결 습관 만들기(6회)



11화. 피쉬본 다이어그램으로 원인 그리기







말보다 그림이 빠를 때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회의를 하면, 종종 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누군가는 “그건 지난달부터 그랬잖아요”라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아니, 재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라고 한다. 말은 계속되는데, 듣는 사람은 점점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처음 이야기했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헷갈린다. 이럴 때 등장하는 구세주가 바로 ‘그림’이다.


몇 년 전, 한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성과가 떨어진 원인을 찾는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회의 시작 20분 만에 사람들의 말은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마케팅 담당자가 광고 예산 축소를 문제로 꼽자, 영업팀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리드 전환율이 낮아진 원인을 들었다. 디자이너는 콘텐츠 주제가 단조로워졌다고 지적했다. 서로 말이 오갔지만, 누구도 전체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그때 한 팀원이 회의실 한쪽 화이트보드로 걸어가 마커를 잡았다. 그리고 ‘성과 저하’라는 큰 동그라미를 가운데 그리고, 거기서 뻗어나가는 화살표를 그리며 각자가 말한 원인을 적었다. 광고 예산, 리드 전환율, 콘텐츠 주제, 타겟팅 방법, 계절적 요인… 10분도 안 돼 모두의 머릿속이 하나의 그림 위에 정리됐다. 순간, 사람들이 “아, 이게 연결돼 있었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전까지 흩어져 있던 단편적인 의견이 한 장의 그림 속에서 맥락을 갖추자, 다음 단계로 무엇을 조사해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그 경험 이후, 나는 복잡한 문제일수록 먼저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갖게 됐다. 그림은 언어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해 준다. 언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순서대로 나열되지만, 그림은 동시에 많은 요소를 보여줄 수 있다. 원인과 결과, 요소들 간의 관계, 영향 범위가 한눈에 보인다. 이 차이가 문제 해결의 속도를 크게 단축시킨다.









1. 생활 사례 – 집안 전기세 급등 원인 찾기





올여름은 유난히 전기세 고지서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지난달보다 3만 원, 재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5만 원이 더 나왔다. 처음엔 “요즘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더라”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넘길 뻔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이건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는 신호가 울렸다. 정확히 왜 이렇게 오른 건지 알아야 다음 달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각자 생각하는 원인을 말로 주고받았다.
“에어컨을 너무 많이 켰나?”
“냉장고 문 자주 열어서 그런 거 아냐?”
“밥솥을 보온 상태로 계속 두니까 그렇지.”
말이 나오긴 했지만, 머릿속에서 이 모든 원인을 한 번에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화이트보드 대신 A4 용지를 꺼내고, 가운데에 ‘전기세 급등’이라고 크게 적었다. 그리고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항목들을 가지처럼 뻗어나가며 써 내려갔다.


에어컨 사용 시간 증가
→ 작년보다 더 빨리 틀었고,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늘어남

냉장고 사용 패턴
→ 냉동실에 음식이 가득 차 있어 냉각 효율 저하 가능성

밥솥 보온 시간
→ 하루 종일 켜져 있어 전력 소모 지속

드럼세탁기 건조 기능 사용
→ 비 오는 날이 많아 잦은 건조 사용

조명 교체 미흡
→ 거실과 주방이 아직 LED가 아닌 형광등


이렇게 가지를 뻗어나가자, 그동안 감으로만 떠돌던 가능성들이 눈앞에서 체계적으로 보였다. 특히 눈에 띈 건 ‘드럼세탁기 건조 기능’이었다. 지난달 유난히 장마가 길어 빨래를 건조기에 자주 넣었는데, 이것이 큰 전력 소비원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평균 전력 소비량을 찾아보니, 건조 기능 한 번 가동에 약 2-3kWh가 사용된다고 했다. 이걸 주 4-5회 돌렸으니 전기세가 오를 만했다.


가족회의 결과, 우리는 즉시 다음 달부터 전력 절감 실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건조 기능 사용은 주 1회로 줄이고, 에어컨은 2시간 타이머를 맞추어 켜기로 했다. 또, 거실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밥솥은 필요할 때만 보온 기능을 쓰기로 합의했다.


이 사례를 통해 느낀 건, 그림으로 원인을 시각화하면 막연한 의심이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바뀐다는 점이었다. 말로만 이야기하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끝나지만, 그림은 모든 사람을 같은 페이지 위에 세운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도 ‘원인 구조도’를 그리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2. 조직 사례 – 제품 불량률 증가 원인 찾기




올해 2분기, A전자 제조사업부 품질관리팀 회의실은 평소보다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였다.
품질 담당 매니저 민수는 최근 한 달간의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다가, 제품 불량률이 전월 대비 1.8% 상승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치만 보면 작은 변화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회사 규모를 생각하면 이는 막대한 손실로 직결되는 문제였다. 하루 5만 대를 생산하는 라인에서 불량률이 2% 가까이 오른다는 건, 매일 1,000대 이상의 제품이 폐기된다는 뜻이었다.


처음엔 ‘설비 노후화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민수는 경험상 단일 원인만으로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원인 구조도(Cause and Effect Diagram, 일명 ‘피쉬본 다이어그램’)를 그리기 시작했다. 가운데에는 ‘제품 불량률 증가’라고 적고, 좌우로 사람(Man), 기계(Machine), 재료(Material), 방법(Method), 측정(Measurement), 환경(Environment)의 여섯 가지 범주를 뻗어 나갔다.



사람(Man)
→ 신규 투입 인력 증가, 숙련도 부족
→ 교대근무 시 인수인계 내용 미흡


기계(Machine)
→ 일부 설비의 센서 오작동 의심
→ 라인별 온도·압력 조절 불안정


재료(Material)
→ 최근 원재료 공급업체 변경
→ 일부 로트(lot)에서 불순물 검출


방법(Method)
→ 공정 표준 작업 절차(SOP) 미준수 사례 발생
→ 검사 공정 생략 사례 보고


측정(Measurement)
→ 검사 장비 교정 시기 초과
→ 측정 데이터 입력 오류 가능성


환경(Environment)
→ 장마철 습도 상승으로 건조 공정에 영향
→ 작업장 온도 관리 불안정



이렇게 시각적으로 정리하니, 어느 부분에서 먼저 점검해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단순히 ‘설비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팀원들도 다른 영역에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인정하게 됐다.


품질팀은 우선 ‘재료’와 ‘기계’ 영역부터 집중 점검했다. 원재료 로트별 불량률 데이터를 조회해보니, 특정 신규 공급업체에서 납품한 재료에서 불량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동시에 기계팀이 해당 생산라인의 센서를 점검한 결과, 불량률이 높았던 라인의 압력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결국 문제 해결책은 원재료 검수 절차 강화와 센서 교체 및 정기 점검 주기 단축으로 귀결됐다. 개선 조치가 시행된 다음 달, 불량률은 다시 1% 이하로 안정됐다.


이 경험에서 민수와 팀원들이 배운 건, 문제를 시각화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복잡한 제조 현장에서 수많은 부서와 이해관계자가 함께 원인을 분석하려면, 말보다 그림이 훨씬 빠르고 명확하다. 특히 원인 구조도는 팀 내 회의뿐 아니라 외부 보고서에서도 설득력을 높여주는 강력한 도구였다.









3. 중간 해설 - 그림으로 원인을 볼 때의 장점과 유의점





문제를 분석할 때, 머릿속에만 원인을 떠올리는 것과 눈앞에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 ‘그림으로 원인 보기’ 방식의 핵심 도구인 원인 구조도(피쉬본 다이어그램)는 문제의 전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든다.




1) 장점



1. 복잡한 원인을 구조적으로 정리 가능


문제는 대부분 단일 원인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작은 원인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복합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림으로 그리면 이런 복합성을 주요 범주별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 기계, 재료, 방법, 측정, 환경’처럼 대분류를 정해두면, 누락 없이 원인을 검토할 수 있다.




2. 팀원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힘


회의에서 각자 말로만 원인을 제시하면, 한 사람의 설명이 끝날 때쯤 다른 사람은 이미 초점을 잃거나 다른 생각에 빠져있기 쉽다. 반면 그림을 보면서 논의하면, 모두가 같은 화면을 보며 같은 지점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는 의견의 충돌을 줄이고, 공통된 이해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3. 우선순위 설정에 도움


시각화는 단순 나열보다 어떤 원인이 중심에 있고, 어떤 것이 주변 요인인지를 쉽게 구분하게 해준다. 중요한 원인은 굵게 표시하고, 연관성이 적은 원인은 옅게 표시하는 식으로 시각적 강조를 하면, 곧바로 우선순위 논의로 넘어갈 수 있다.




4. 의사결정 속도 향상


복잡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의사결정자가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특히 경영진이나 의사결정권자가 시간이 부족할 때, 그림은 핵심 요약 자료로 기능한다.








2) 유의점



1. 그림이 곧 결론이 아님


시각화는 분석의 중간 단계다. 그림에 나온 원인이 반드시 실제 원인이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그림을 근거로 추가 검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원인에 따라 해결책을 세우게 될 위험이 있다.




2. 범주가 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음


‘사람, 기계, 재료, 방법, 측정, 환경’ 같은 범주는 편리하지만, 모든 문제에 이 여섯 가지가 딱 맞는 건 아니다. 오히려 범주에 맞추느라 중요한 원인을 놓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범주를 유연하게 변경해야 한다.




3. 시각 자료의 복잡화 문제


지나치게 많은 요소를 한 그림에 넣으면, 오히려 가독성이 떨어지고 핵심이 흐려진다. 특히 회의용으로 쓸 때는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담아야 한다.




4. 주관이 반영될 가능성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원인의 나열과 연결 방식이 달라진다. 따라서 한 명이 혼자 작성하기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함께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핵심 정리




그림으로 원인을 보면,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해하고 공통 언어로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이 분석의 최종 결론은 아니며, 반드시 검증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범주는 상황에 맞게 변형하고, 시각 자료는 간결함과 명확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4. 실습 프롬프트 – 그림으로 원인 보기


주제: 피쉬본 다이어그램(Fishbone Diagram)으로 원인 분석하기






1. 실습 목표




특정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원인을 시각적으로 구조화한다.

원인 요소를 사람, 방법, 장비, 재료, 환경, 측정(6M) 등 범주로 나누어 분류한다.

AI를 활용하여 각 범주에 들어갈 세부 원인을 발상하고, 놓친 원인을 점검한다.







2. 실습 준비물




A3 크기 이상의 종이 또는 온라인 화이트보드 툴(예: Miro, Mural, FigJam)

포스트잇 또는 디지털 메모 기능

문제 사례(생활·조직 상황 중 하나 선택)

ChatGPT 또는 Claude 등 AI 대화형 툴

타이머(각 단계별 시간 관리용)







3. 실습 절차




Step 1. 문제 정의



1.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적는다.

2. 문제 문장을 다이어그램의 머리 부분(생선 머리) 위치에 기입.

3. 예시:

생활: “최근 전기세가 급등했다.”

조직: “신제품 불량률이 지난 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Step 2. 원인 범주 설정



1. 기본 범주로 6M(Man, Method, Machine, Material, Measurement, Mother Nature)을 사용하되, 상황에 맞게 수정 가능.

2. AI에게 “이 문제를 분석할 때 적합한 원인 범주는?”이라고 물어보고 추천받는다.

3. 범주명을 다이어그램의 큰 뼈(대분류) 위치에 기록.






Step 3. 세부 원인 발상



1. 각 범주별로 가능한 원인을 자유롭게 적는다.

2. AI 프롬프트 예시:

[문제 상황 설명]
이 문제에 대해 [범주 이름] 범주에서 나올 수 있는 가능한 원인을 10가지 제시해줘.

3. 나온 원인을 검토하고,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것은 제거.






Step 4. 원인 간 연결·심화



1. 표면적 원인 옆에 “왜?”를 던져 더 깊은 하위 원인을 찾는다.

2. AI에게 “이 원인이 발생하는 이유는?”이라고 재차 질문.

3. 필요 시, 하위 뼈(소분류)로 이어서 기록.






Step 5. 시각화 완성



1. 모든 범주와 세부 원인을 다이어그램에 기입.

2. 중요한 원인에는 별표(*) 표시.

3. AI에게 “작성한 피쉬본 다이어그램의 빈틈이나 빠진 범주가 있는지 점검해줘”라고 요청.







Step 6. 인사이트 도출



1. 다이어그램을 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원인 패턴을 찾는다.

2. 가장 영향력이 큰 원인 TOP 3를 선정.

3. AI에게 “이 3가지 원인을 해결할 실행 아이디어를 제안해줘”라고 요청.






4. AI 대화 샘플




생활 버전 – 전기세 급등


사용자: 최근 우리 집 전기세가 2개월 연속 40% 이상 올랐어. 피쉬본 다이어그램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싶어. 범주를 추천해줄래?

AI: 네, 가정 전기 사용의 경우 다음 범주가 적합합니다. 사람, 사용 패턴, 전기기기 상태, 요금제·계약, 계절/날씨, 계측 오류

사용자: ‘전기기기 상태’ 범주에서 가능한 원인을 10개 제시해줘.

AI: 1) 냉장고 문 고무패킹 손상 … 10) 에어컨 필터 먼지 누적

...



조직 버전 – 불량률 증가



사용자: 우리 회사 신제품 불량률이 15% 증가했어. 피쉬본 다이어그램으로 원인을 정리하고 싶어. 제조업 기준으로 범주를 추천해줄래?

AI: 6M 분석이 적합합니다. 사람, 방법, 장비, 재료, 환경, 측정

사용자: ‘재료’ 범주에서 가능한 원인을 10개 제시해줘.

AI: 1) 원자재 품질 저하 … 10) 공급업체 변경 시 품질 검사 미흡

...






5. 확장 실습 아이디어



동일한 문제를 생활 버전과 조직 버전으로 각각 만들어 비교

팀별로 다른 범주를 설정해보고 결과 비교

AI 추천 원인 vs 인간 브레인스토밍 원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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