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대한 착각 그리고 카메라에 대한 착각을 극복하는 방법
최근 라이카 코리아에서 유저 사진 투고 행사가 있었다. 여러 유저들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두고 정해진 해시태그를 올려두면 그 중에서 선별하여 63작품을 라이카 코리아 매장에 전시를 해 주겠단 내용이었다. 선물로는 할인 바우처와 몇 개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는데, 나름 사진을 선택하고자 그간 찍었단 사진들 중 라이카로 찍은 사진을 고르던 차 였다. 그러다 예전 사진들을 쭉 나열해 보았다.
처음 내 돈으로 카메라를 샀을 때, 시작한 카메라는 1.6x 크롭 바디인 Leica X1이었다. 그리고 Canon EOS 60D였으며, 그 이후 EOS 200D 카메라를 샀으니 거의 10년 넘에 APS-C 크롭 센서만 사용했다. 그 시절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나름 사진에 대해 열정이 있는 친구여서, 얼굴을 마주칠 때 마다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를 종종 했다. 그 친구도 나름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있었으나 내가 EOS 60D를 가지고 있었을 때, 와이프 몰래 EOS 100D를 샀다고 했다. 그럼에두 우리 둘은 APS-C 크룹 센서가 아닌 풀프레임 센서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우리 사진이 많이 부족하지만 풀프레임으로 사진을 찍으면 무언가 멋진 작품이 나올듯만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착각이었다. 단지 센서의 크기는 사진을 담는 그림이었고, 그 그림을 담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피사체를 배치하고 구성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샀다 하더라도 그 표현력을 구성하지 못한다면 싸구려 카메라를 샀다 하더라도 부족한 결과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거다. 그래서 그 시절 많은 사진 동호회 유저들은 흔히 이야기 하는 오두막(Canon EOS 5D Mark 2)와 몇 몇 L렌즈로 자신의 재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진들이 커다란 백통 렌즈를 들고 찍은 접사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그 시절의 사진의 결과물은 늘 그랬다. 몇 백만원짜리 백통 렌즈를 들고, 풀프레임 오두막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연사로 찍어낸 저 멀리 보이는 꽃의 접사 혹은 새의 접사 사진. 그리고 어느 모델의 배경 날림을 통해 충분히 날리고 모델의 얼굴이나 몸매를 부각한 사진. 그것이 이쁜 사진이고 좋은 사진이라 취급했다. 그 속에서 흔히 보이는 한 예시, 코스프레 전시장에서 열심히 한 모델을 향해 혈심히 백통 렌즈를 들고 사진을 찍는 오타구와 같은 모습의 사진 애호가들의 모습. 그 모습이 카메라 유저의 또 하나의 예시와 같은 결과물로 다가왔다.
그런 착각은 나도 많이 했다. 풀프레임이 분명 좋은 사진을 만든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착각은 쉽게 무너졌다. 카메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렌즈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내가 들고 있는 캔버스 안에 어떤 소재를 잘 배치하여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가 였다. 그러니 낡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똑딱이 디카로 사진을 찍어도 그 결과물에 대한 구성에 대한 결론일 뿐이지, 좋은 작품이 꼭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로 인한 결과의 상관 관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한번쯤 취미가 없는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를 해 본다.
"싸구려 카메라 라도 한 번 도전을 해 보시는건 어때요?"
하지만 그 결론은 늘 한결같다. 어떤 카메라를 살지 몰라 인터넷 여러 동호회에 문의를 해 보면 늘 같은 이야기였다고 한다. 정말 비싼 렌즈와 비싼 바디. 그걸 사지 않으면 결과물은 별로라고 한다. 실제로 여러 동호회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이 사람들은 요즘 경기와는 다르게 참 비싼 장비들(카메라 바디와 렌즈)을 고민 하지 않고 많이 사는구나. 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쉽다. 하지만, 그것 역시 착각이다. 그 사진들이 정말 좋은 사진일까? 좋은 결과물일까? 그저 자신들이 찍는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이 그 자리의 모습인 것인지 계속 혼란만 생길 뿐이다.
그러니 착각하지 말자. 분명 좋은 사진의 결과물은 그 답에서 나온다.
그 중 중요한 것은 좋은 렌즈도 좋은 카메라도 아니다.
단지 사진을 찍는 사람의 느낌과 무엇을 표현할것인가? 라는 생각 만이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