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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담 May 31. 2024

셔틀버스의 공포

최대한 셔틀버스를 타지 않는 곳으로 기관을 정해왔지만, 아이가 어느 시기가 되면 피할 수 없는게 셔틀버스인듯 하다. 

 

첫째가 6살에 처음으로 학원 셔틀버스를 타던 날, 약간은 설레는 표정과 함께 등돌려 인사하던 아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사실 셔틀버스를 최대한 피하려고 했던 이유는, 교통사고의 리스크 이런것도 없진 않았지만 내가 그 시간을 매번 지킬수가 없을것 같아서였다.   


타야할때 타지 못하면 직접 차로 데려다 줘야 하는 번거로움. 그리고 올때 내가 미리 가있지 않으면 아이가 혼자 남아서 기다려야 하는, 흡사 공포와도 같은 감정. 천성이 시간개념이 별로 없는 나지만, 그 번거로움과 공포를 느끼지 않기 위해 생각보다 잘 지켰다. 그럼에도 1분씩 늦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어느날 상상만 했던 공포(?)스러운 광경을 직접 목격한 날이 있었는데 

버스는 도착했으나 부모가 도착하지 않아서 내려야 할 아이는 버스 문에서 내리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선생님과 함께 간절하게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5분정도 지났을때도 엄마/아빠는 오지 않았고 버스는 다시 아이를 태우고 기관으로 돌아갔다. 엄마와 연락할 수 없는 아이는 이 상황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서웠을지… 

아마 엄마는 다른날과 착각했거나 어쩔수 없는 상황이 있었을텐데 나중에 아이가 집까지 왔다가 학원으로 돌아간걸 알면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상상하는 내 마음이 다 아플정도였다. 

이후에도 나는 그런 상황을 내 아이에게 일어나게 하지 않기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미안할일이 어디 한두번일까 싶다. 

많은걸 줘도 더 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 5분을 혼자 기다리게 해서 그조차도 미안한 부모의 마음.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면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어쩌면 우리보다) 이해심이 크다.

가끔 그럴때도 있고~ 저럴때도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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