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변화
2006년 12월 18일 월요일
생일 다음 날이 입사일이었다.
학교 추천으로 면접을 봤고
선배들과 같이 간 면접은, S/W 프로그래머를 채용하는 자리였다.
생애 첫 회사 면접이었고,
운 좋게도 단번에 합격했다.
입사 당일,
다른 합격자들 모두 부서로 배치되었다.
같이 면접봤었던 선배들도 갔다.
'나도 똑같은 부서로 지원했는데 왜 나만 대기실에 남아있지?'라는 생각이 들 즈음
안내된 부서는 기술영업팀이었다.
'왜?'
"저 프로그래머로 지원했는데요?"라는 질문에
부서로 안내 해주던 인사 담당자는
"상세 배치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부서 내 상사분께 여쭤보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던 내가 입사일에 할 수 있는 것은
어리바리하게 안내된 자리에 앉아있는 것 뿐.
조금의 시간이 지나, 팀 회의가 소집되었고,
이래도 되나 싶은 어버버한 나도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다.
그들이 내뱉는 모든 단어가 외계어였다.
"수주"가 무엇인지 몰라 회의 종료 후 녹색창 검색해야만 했던 신입이 나다.
대학생 때 전공은 전자공학이었고,
어버버하게 시작했지만 2학년 때부터 열심히 해서 겨우 따라왔는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은
솔직히 뭐 같았다.
첫 날 오후 즈음 조용히 직속 상사에게
'혹시 제가 영업팀으로 배치된 이유 아시나요?'라고 물었지만
모른다는 답을 받았다.
그리고 이 대답은 다른 분을 통해 2년 후에 받게 되었다..
사실 내 인생 방향 전환은 이전부터 계속 되었다.
예고 준비했지만 가정사로 가지 못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고등학생 땐 수학 못하면서 이과를 선택했다.
(영어 잘하는 이과생이 되겠다며.. 나름의 전략적인 선택)
그리고 대학생 때까지 고통의 수학을 함께 했다.
기껏 고통에 익숙해지니, 사회 생활을 다시 다른 고통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