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일기 #3 5주차
5주차
– 울렁거림 시작. 새벽에 화장실. 변비. 배 콕콕. 기초체온↑ 미열. 먹는 양 줄고 소화 안됨.
느끼하고 느글거림. 건조해지고 코딱지가 많아짐.
2019.02.09.土 5주 0일
오전에 일본어 수업을 무사히 끝내고 다솜이랑 이준이가 놀러 왔다.
요즘 유행한다는 대만 샌드위치 홍루이젠을 사서 왔다.
점심으로 찜닭 시켜서 먹고 집주인은 누워있고 손님이 뒷정리하고 설거지도 다~하는 이상한 상황.
울렁거림이 계속 지속되면서 식욕이 사라졌다.
느끼한건 생각만해도 싫다. 특히 삼겹살 같은 구운 고기ㄷㄷㄷ
원래도 좋아하는건 아니었지만 고기는 정말 1도 생각이 안난다.
남편은 저녁에 술 약속이 있어서 늦게 온댔는데 앞으로 술 마시는 날이면 거실에서 자겠단다.
술 냄새나는 거 아기한테 안좋을거라고 ㅎㅎ
휴... 술을 안 마시겠다는 얘기는 절대 안 해...;;
2019.02.10.日 5주 1일
남편은 늦잠 자고 나는 잠에서 깼지만 침대에서 계속 뒹굴거리며 놀았다.
아점으로 냉장고에 있는거 후딱 만들어서 대충 밥을 먹고 시댁의 급한 호출로 남편은 해운대에 갔다...;;
그 사이에 동생이 엄마 집에 놀러 와서 나도 거기에 합류.
하지만 거기서도 계속 누워있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는 날 구박했다.
언니는 구박만 받고 집에 가는 것 같다며 동생이 안쓰러워함ㅠㅋㅋ
저녁엔 남편이 계란 스팸 볶음밥을 해줬는데 이제 볶음밥의 달인이 된 것 같다.
맛있게 먹었지만 어제보다 울렁거림이 좀 더 심해졌는지 잠들기 전까지 신경 쓰여서 불편할 정도였다.
아... 싫다...
2019.02.11.月 5주 2일
울렁울렁 Day.
며칠 동안 긴가민가했는데 입덧이 맞나 보다.
오늘부터는 새벽 5시 정도에 깨서 화장실을 가기 시작했다.
기분 나쁜 울렁거림과 함께 배가 빵빵하게 가스도 차고 변비의 기운이 느껴진다.
회사에서 과장님께서 몰래 철분제를 선물로 주셨다.
검색해보니까 비싸던데 이런 선물을 ㅠㅠ
그리고 법으로 단축근무 가능하니까 써먹으라고 먼저 말씀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안그래도 어떻게 말을 꺼내야하나 고민했는데 조금은 편하게 단축근무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부터는 메슥거리면서 배는 고픈데 밥을 먹으면 소화가 안되는 증상도 나타났다.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말이냐...
친구들이 이 시기에 그나마 먹을만했다며 이삭토스트를 추천해주던데 도전해봐야지!
먹어도 안 느끼하고 가볍고 산뜻한 음식 종류를 찾아봐야겠다.
아... 계속 멀미하는 느낌 너무 싫다ㅠ
2019.02.12.火 5주 3일
울렁울렁 배는 콕콕.
어제 아빠가 또 꿈에 나왔다.
지난주에도 2번이나 꿈에 나왔는데...
몇 년동안 감감무소식이였던 아빠가 왜 나왔을까.
꿈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임신 확인한 이후로 계속 불안해하니까 걱정말라고 나오신걸까.
지난번에 병원에서 설명하기를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서 작년 임신 기록을 지워야
국민행복카드에 돈이 들어온다길래 여러번의 실패 끝에 오늘 드디어 전화가 연결돼서 해결되었다.
미션 클리어!
오전에는 울렁거림이 덜했는데 오후 3시쯤부터 울렁거림이 심해졌다.
밤에는 울렁거림이 절정!! 시간이 갈수록 울렁거림의 정도가 달라진다.
오한 같은 증상도 있고 계속 미열도 있어서 브라운 체온계를 주문했다.
하루 종일 으슬으슬한 느낌이 지속된다.
저녁에 남편은 약속이 있어서 혼밥으로 김밥 2줄을 택했다.
평소 같았음 거뜬한 양!!! 하지만 요즘 컨디션은 그렇지않고...
남기면 버릴거니까 아까워서 다 먹어버렸는데(1시간 걸림;)
역시나 먹고 나서 후회했다. 왜 사서 고생인가ㅠ
2019.02.13.水 5주 4일
원래도 아침잠이 많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게 더더욱 힘들어졌다.
일찍 일어나려고 맞춰둔 알람을 다 무시하고 늦게 일어나버렸다;;
하루 종일 노곤 노곤하고 하품도 많아지고 피곤하고 으슬으슬 추운 느낌.
이번주부터 소화가 안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양 조절을 잘해야겠다.
적당히 먹고 그만두면 그나마 살만한데 많이 먹어버리면 자기 전까지 너무 괴롭다.
저녁 먹고 나도 모르게 잠드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본능에 충실해져가고 있음...
저녁만 되면 미열도 좀 심해지고 울렁거리고 으슬으슬함도 더 느껴진다.
오늘은 잠들고 30~40분만에 깼는데 열이 나다가 내려서 그런지 베개가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정말 한치도 알 수 없는 컨디션. 오락가락이다.
2019.02.14.木 5주 5일
오전에 공복에 살짝 울렁거리는 것만 빼면 컨디션이 가장 좋은 날이다.
하지만 오늘도 역시나 계속 으슬으슬하고 춥다.
오후에 마트 다녀왔는데 과장님의 배려로 무거운거 안 들고 편하게 다녔다.
정말 신기한게 며칠째 오전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오후 2~3시만 되면 울렁거림이 심해진다.
그리고 운동을 해도 죽어라 안 빠지던 살들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
조금 덜먹고 누워만 있을뿐인데도 빠진다. 근육도 같이 빠져가는 느낌...;;
점점 순살치킨이 되어가고 있다.
2019.02.15.金 5주 6일
점심 먹고 나서 바로 어질어질 울렁울렁 시작.
원래 내일 병원 진료 날인데 형욱이가 일 때문에 같이 못 갈 것 같았다.
오늘 일을 쉬게 돼서 급하게 오후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같이 가기로 했다.
병원 가는 길은 늘 긴장된다.
병원에 가까워질수록 내 심장은 요동치고 울렁거리며 현기증이 날정도 @,@
남편도 마찬가지로 손에 땀이 흥건하다.
긴장 상태로 토할 것 같은 나는 축축해진 남편의 손을 잡고 병원에 들어갔다.
다행히 아기집이 잘 자라고 있는 걸 확인했고 오늘 좀 더 정확한 주수가 나왔다.
예정일이 처음보다 3일씩 늦어진건데 제발... 내 생일이랑 안 겹치게 나와주길ㅠㅋㅋ
이제부터는 비타민D와 엽산을 잘 챙겨 먹으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함량이 꽤 높은 비타민D도 샀다.
병원에 갔다가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산모수첩을 받았으니 보건소로 고고!
산모수첩을 보여드리고 산전검사를 위해 피를 뽑았다.
임신하면 각종 검사로 피를 여러번 뽑게 된다는 걸 왜 아무도 안 알려준 거지...
몇 년 치의 피검사를 몇 달 안에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새로 생긴 혜택과 각종 정보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임산부 배지와 엽산 두 달분을 받았다.
차에 와서 임산부 배지 바로 달아줬음ㅋㅋ
초음파 결과도 좋았고 며칠째 계속 집에만 있다가 밖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울렁거림도 덜 느끼고
밥도 잘 먹었다. 다음주 검진까지 마음 편히 지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