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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en We Aug 28. 2023

2. 알아차리기

지금을 까먹지 않는 법

나의 성격이랄까, 성품이랄까, 자라온 환경일까?
항상 주변인과 지인들과의 사이에서 금방금방 

불안해지고, 예민해지고는 했다.
이런 경험들이 점점 더 모여서 사소한 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 강해졌고 

결과적으로는 결국 내가 느끼는 대부분의 것들이
더욱 민감해지고 확대되는 느낌을 받게되었다. 


얼마전 자전거에서 낙상을 했다. 더운 날이었는데 

너무 오래 자전거를 탔나보다. 갈비가 몇대 나가고, 

쇄골과 어깨를 연결해주는 인대가 끊어졌다. 

통증이 너무 심했다. 뼈를 숟가락으로 긁어내는 것

같은 느낌. 신경이 곤두섰다. 

자그만한 자극도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안그래도 초민감한 성격에 기름과 불을 한번에 

쏟아부은 느낌이었다. MRI에 들어가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끊었던 공황약을 응급약 개념으로

다시 먹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모르겠다. 

지금 정말 무지하게 아픈건지

짜증이 극에 달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다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최근들어 명상 책을 계속 보고 있었는데, 

MRI 안에서 공황이 올 것 같은 느낌에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음을 깨닫고 오른 쪽 손가락 몇개를 

심장에 대고 숨을 천천히 들이 마시고, 내뱉었다. 

심장 소리와 심박 솟도를 느끼가면서 말이다. 

몇 십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가까스로 심박이 

느려지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한 5분 정도 지나니 

다시 심장이 빨리 뛰면서 또 발작이 올 것 같았다. 

공황이 오기 전에 다시 한번 마음을 숨쉬기로 옮겼다. 

다시 천천히 가라앉았다. 도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평온한 초원 장면과 자주 들었던 싱잉볼 

소리를 상상하기도 했다. 발작이 올 것 같은 느낌을 

한 3~4번 정도 받은 후에 드디어 MRI 촬영이 끝나고 

나오게 되었다.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다. 


문제 해결은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다는거다. 

누군가 해결해준 문제는 나중에 다시 곰팡이가 

살아나듯이 살아난다. 

스스로 깨닫고 해결해야 해결이 나는거다.


이 첫번째 깨달음을 전후로 여러가지 감정적인 

문제들을 많이 겪었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관계 이슈들은 자다가도 시시떼떼로 악몽처럼 다가온다.
여러가지 감정들이 올라온다. 배신감, 괴로움, 증오, 

울화, 슬픔 등등 어디선가 본 감정을 지칭하는 

용어들은 거의 다 솓구쳐 올라오는 듯 하다.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싫다. 

문제는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상대방인지, 

상대방을 그렇게 인식하는 나인지 근본적으로 

헷갈린다는 점이다. 


사람은 공포를 느끼면 반응을 한단다. 

안전함을 느끼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보호

한단다. 이렇게 발생되는 일련의 조치들은 

당연히 주변 사람들을 이상한 장소로 몰아넣고

옥죄인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해가 간다. 단지 합당한가? 아니면 

대안이 그것 밖에 없는가라는 생각일 뿐이다.


물론 여기저기서 항상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게 왜 하필이면 나일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지난 몇 년간 나에게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그것 역시 이상하지 않다. 

두번째 깨달은 내용이다
그냥 아무 의미없이 벌어질 일들은 벌어질 뿐이다.
문제는 일일이 모든 일들에 반응해서 감정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괴로워지는 게 문제일 뿐이다.


결론은 '벌어질 일들은 무의미하게 나에게 벌어지고, 

거기에 계속 의미를 부여해가며 반응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결국 나의 고통으로 귀결된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일 뿐이며, 누군가 대신해줘봐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에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를 느낀다면 지금 현재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법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이번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알게된 건
숨쉬기에 집중하면 상당히 진정이 되고, 

증오심이나, 복수심,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을 감소시키는 것에는 상당히 도움이되었다는 거다. 

갑자기 폭음을 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에도 도움이 된다.
감정에 빠지지 말아야 행동에 적절함이라는 게 생기더라. 


오늘도 물론 거의 열폭할 수 있는 수준의 대화를 했다
굳이 타협해서 응어리를 쌓는 것보다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뱉어내고 
지금 당장에 집중하는 게 백배는 낳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것을 살아가면서 반복할 수 있냐는 

아주 아주 큰 화두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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