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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i Mar 20. 2021

[조지아] 꼬불꼬불조지아어(ქართული ენა).

생전 처음 보는 조지아 알파벳, 쉽게 외우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조지아 알파벳으로 된 티셔츠. 외국인이 한글을 보면 이런 느낌일까?



გამარჯობა!
gamarjoba!
가마르조바! 




하트♡처럼 보이는 조지아어


조지아 와인만큼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조지아어다. 구소련의 흔적이 남아있어 거리 곳곳에서 러시아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조지아 사람들은 ‘카르툴리 에나(ქართული ენა, Kartuli Ena)’라고 불리는 조지아어를 사용한다. 한글보다도 더 일찍이 만들어진 이 조지아어를 약 4백만 명이 채 안 되는 조지아인만이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희귀하고 소중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조지아어를 처음 봤을 때 하트 모양처럼 생긴 알파벳이 참 많다고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ო, ღ, დ’ 이렇게 언뜻 보기에도 비슷비슷하고 동글동글하니 내 눈에는 그저 하트처럼 보였다. 꼬불꼬불해서 아랍어, 태국어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완전히 다르고, 옛날 2G 폰 시절 이모티콘을 만들 때 사용하던 특수문자처럼 생긴 조지아어. 보기에는 마냥 예쁜데 이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가서 살아야 한다니 대뜸 겁이 났다. 인사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다. 일단 부딪혀보는 거다. 


먼저 조지아어 알파벳이 어떻게 생겼나 살펴보자.


모음은 빨간색으로 표기했다.


이게 바로 조지아 알파벳이다. 정말 하트 모양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중간중간에 숫자 '3'처럼 생긴 모양도 보인다(정말 이렇게 생긴 문자는 너가 처음이야). 그렇다면 과연 이 꼬부랑 글씨들은 어떻게 읽는 것일까? 조지아 알파벳은 총 33개인데 그중 모음은 5개뿐이다. 모음만 외워도 반은 외운 거나 다름없다(?) 그러니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아래 알파벳을 차근차근 따라 읽어보자.



위 조지아 알파벳은 외우기 쉽도록 모양과 발음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 새롭게 분류한 방식이다.



와 정말...하나도 모르겠는 게 당연하다. 봐도 봐도 헷갈리는 게 조지아어다. 일 년을 살아도 조지아어는 바로바로 읽히지가 않는다. 아무렴 어때. 약간의 버퍼링이 걸린다 한들 이 희귀한 조지아어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자산인가.


자, 그러면 이제 조지아어로 인사하는 법을 함께 배워보자. 조지아어로 ‘안녕하세요’는 ‘가마르조바’라고 한다. (실제로는 좀 더 까랑까랑하게 '까마르조바!'라고 한다.) 영어를 읽듯이 조지아어도 자음과 모음의 순서대로 읽으면 된다.  

자음은 빨간색, 모음은 흰색으로 표기했다.


'가마르조바'만 외웠어도 정말 대단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조지아 알파벳도 그렇다!


정말로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조지아어! 어떻게 외우면 좋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외우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다. 계속해서 눈으로 익히고 듣고 써보면서 익히는 수밖에. 그래도 좀 더 쉽고 재밌게 외울 방법이 있지 않을까? 나는 마치 한자를 외우듯 연상해서 조지아 알파벳을 익혔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외웠던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모음부터 외우자

조지아 알파벳 중 모음은 ‘ა아, ე에, ი이, ო오, უ우’로 5개밖에 없음으로 일단 모음부터 외우는 것이다. 한국어와는 다르게 이중모음이 없기 때문에 모음이 어떤 글자 사이에 위치하던 정석대로 발음하면 된다. 


2. 비슷하게 생긴 자음끼리 묶어보자

문제는 자음이다. 비슷하게 생긴 알파벳이 너무 많다. 나는 먼저 모양이 비슷해 보이는 것들끼리 한데 묶었다. 마치 ‘숫자 3’같이 생긴 ‘პ쁘, კ끄 ვ브’, 그리고 숫자 3을 두 번 겹쳐 쓴 것처럼 생긴 ‘ჰ흐’까지. 이 네 가지는 ‘쁘끄브흐’ 이렇게 함께 외우는 것이다. ‘모양이 뭐가 다른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지아 알파벳은 계이름처럼 높낮이가 다르다. 그러니까 조지아 알파벳을 쓸 때는 높낮이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자세히 보면 모양도 확연히 다르다.

 

3. 비슷한 발음의 자음끼리 묶어보자

그다음에는 발음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ზ즈 ჟ즈흐 ჯ즈’와 ‘ჩ츠, ც츠, წ쯔, ჭ쯔’가 있다. 다 같은 발음이 아니다. 이 발음들은 계속해서 들어봐야 그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조지아 친구는 다 다르다고 설명해 주는데 내 귀에는 다 비슷하게만 들린다. 언젠가는 ‘즈, 즈흐, 즈’를 ‘츠, 츠, 쯔, 쯔’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조지아인들은 다 언어 천재인가


이곳에 살면서 조지아인의 언어 습득 능력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조지아어, 영어, 러시아어를 기본으로 할 줄 아는 조지아인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났던 조지아인들 중 구소련 시절을 겪은 30대 중반 이상의 분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았다. 지금은 제2외국어로 영어를 채택하여 10~20대 학생들은 러시아어보다 영어를 더 친숙하게 느낀다고 한다. 


트빌리시의 한 레스토랑 입간판. 조지아어 캘리그래피가 아름답다. 영계 치킨(წიწილა, 찌찔라) 요리를 판다고 쓰여 있다.




조지아어 동영상으로 배우기


보면 볼수록 신기한 조지아어! 조지아에 조금이나마 흥미가 생겼기를 바란다. 조지아 알파벳 읽는 법, 조지아어 표현 등 실제 발음을 듣고 공부하고 싶다면 아래 YouTube 링크를 타고 들어가 함께 공부해 보자.


https://youtu.be/4oeieM0xwzM

조지아 친구가 알려주는 조지아어 알파벳 배우기


https://youtu.be/NrdhOZQmSM4

조지아 여행을 위한 쉽고 유용한 조지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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