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가 타인을 통해 내가 존재한다고 말한 것은 유명한 말이다. 사람들은 늘 낯설다. 나와 같은 사람이지만, 어색하다. 어떤 사회학자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시대에 만원 지하철에서 타인끼리 거의 밀착에 가까운 거리로 있는 점이야말로 연구대상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소설가는 우리가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댓글을 나를 평가하는 거울로 삼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가 남을 낯설게 보듯 남도 나를 낯설어 할 것이다. 우리가 낯설게 보는 건 경계를 하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가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인 것처럼 남과는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영화학도였던 짐모리스는 LA에서 노래를 부르며 제 인생의 영화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김용키의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원래 사르트르가 한 말이다)는 나를 위협하는 타인을 그린다. 짐 모리슨은 스물아홉 살에 약물과다 복용으로 숨을 거두었다. 이상한 사람들의 시선을 결국 이겨내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