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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내 삶을 바꾼 하루 30분 걷기.

by 아이작 유

회사에서 자리에 오래 앉아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뱃살과 엉덩이에 지방이 축적되고, 체력과 활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운동이 정말로 귀찮다는 점이다. 나 역시 운동이 장기적으로 체력을 키워주고 그 체력이 업무력 향상의 토대가 됨을 알면서도 도통 운동하지 않았다. 게다가 퇴근 후에는 아이 돌보고 집안일하고 글을 쓰다 보니 한두 시간 운동하기란 참 어려웠다. 피곤할 때는 예민해진 만큼 운동 자체가 오히려 내 몸을 더 괴롭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뭔가 최소한의 부담으로 꾸준하게 운동할 수는 없을까?


나는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서점에 갔다. 분명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운동서가 있으리라! 서점에서 내 눈에 반복적으로 들어온 말은 ‘하루 30분’이다. 하루 30분 운동으로 완벽한 복근을 만들 수 있다! 하루 30분 운동으로 몸짱이 되어라! 등등 ‘하루 30분’을 강조하는 책이 정말로 많았다. 일단 하루 30분 정도라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관심을 가지며 책들을 훑어보니, 이 30분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헬스장에 등록하거나 퍼스널트레이닝을 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부담이 생겼다. 귀가하여 구글에 ‘하루 30분 운동’으로 검색해보았다. 그 결과 내 삶을 바꾼 운동법이 등장했다. ‘하루 30분 걷기’가 바로 그것이다.


하루 30분 걷기 운동은 정말로 쉽다. 누구나 신발만 신으면 해낼 수 있고,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하면 재미가 배가 된다. 만약 집 주위에 재미있는 곳, 경치 좋은 곳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헬스장에 등록할 필요도 없다. 그 돈으로 좋은 신발을 신고 집 밖으로 나가면 된다. 한 건강의학 전문가에 따르면, 하루 30분 정도, 평소보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5,000보 정도를 걷게 되고 이것이 유산소운동이 되어 체중감량 효과까지 보인다고 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때 엄청나게 유행했던 ‘만보 걷기’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한다. 만보 걷기는 마케팅일 뿐 지나치게 많이 걸으면 아킬레스건 부상 및 발목염좌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역시 딱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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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매일 30분 걷는다. 아파트 단지를 크게 몇 바퀴 돌거나, 시장을 찍고 오거나,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오거나 출퇴근길에 일부러 걷기도 한다. 매일 30분 걷기를 통해 몸짱은 될 수 없다. 하지만 건강한 몸무게를 항상성 있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분이 상쾌해지고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이 가장 좋다. 자연과 대화하듯 걷기도 하고, 잘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던지고 생각하며 걷기도 한다. 앞으로 쓸 책 내용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기도 하며, 오늘 일을 참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하며 걷기도 한다. 30분 걷기 운동으로 집을 나설 때, 보통 아내와 딸에게 “같이 갈래?” 하며 묻는 편이다. 같이 갈 때 서로 걸음 속도를 맞춰 이런저런 일상사를 이야기하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민이 있을 때는 툭 고민을 던지면 된다.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이미 고민을 해결할 때가 많다. 한마디로 하루 30분 걷기는 신체적·정신적·영적으로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루 30분 걷기를 통해 환경을 변화시킨 네덜란드의 한 남성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토미 클레이는 회사 출근길에 언제나 강변을 지나간다. 그런데 어느 날매일 자신이 지나는 강변이 각종 쓰레기(플라스틱병, 쓰레기 봉지, 항아리 등)로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출근 전 매일 30분 강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치운 쓰레기를 모아 사진을 찍고 매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러자 지역 주민들과 친구들이 토미의 쓰레기 청소 걷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개월이 지나자 수십 자루의 쓰레기가 수거되었고 그 결과 강변 환경이 현저히 깨끗해졌다. 강을 청소하자 흰 오리 한 마리가 강에 정착해 둥지를 틀고 알을 낳기도 했다. 토미는 말한다.



“사소한 행동이 변화를 낳습니다.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아이작 유

<걱정마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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