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Loadout & Transpor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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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막상 중량물이나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면 워낙 큰 장비에 가려 사람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장비 스스로 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장비를 만지고 조종하는 것은 모두 사람입니다. 구조물을 들어 올려 평형을 잡아 정확한 위치에 올려놓는 세밀한 일은 모두 엔지니어의 몫입니다.
운송(Transportation)
플랜트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대형 설비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반드시 대형 장비나 구조물 운송(Transportation)이 필요합니다.
육상플랜트에서는 보통 현장에 도착한 장비나 구조물을 제 위치까지 이동하는 정도로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에서는 육상 Yard에서 선박이나 Platform을 제작하여 바다에 설치하는 특성상 운송업무가 매우 중요하며 범위도 육상플랜트에 비해 훨씬 넓습니다.
육상플랜트에서도 현장 일을 줄이기 위해 Module 공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경우에는 해양플랜트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대형물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역시 대형 장비가 필요합니다.
육상에서는 주로 SPMT(Self-propelled Modular Transporter)라고 하는 장비를 사용하는데, 일반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트레일러나 트랜스포터와는 많이 다릅니다. SPMT는 이름에 나타난 것처럼 본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바퀴마다 회전 각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어 커브길에서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특수장비입니다. 때로는 구조물의 무게나 크기에 따라 SPMT 두 대를 연결하여 동시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매우 세밀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SPMT는 아무나 다룰 수 없다 보니 ALE 등 운송 전문회사에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양플랜트는 육상 플랜트와 많이 다릅니다.
육상플랜트는 장비를 각각 운송하는 정도이지만, 해양플랜트는 모든 장비가 설치된 플랜트 자체를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크고 무거운 것을 다룹니다. 그래서 운송이라는 말보다는 선적(Load-out or Shipping)과 출항(Sail Away)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물론 운송이라는 개념을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해상 운송 중 발생할 각종 위험에 대비하여 반드시 보험에 드는데, 보험회사의 대리인격인 MWS(Marine Warrant Survey)로부터 설계의 안정성을 비롯하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각종 까다로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업무를 위해 해양플랜트에서는 운송 설계(Load-out Engineering) 팀을 운영할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하는 업무 중 하나입니다.
출항 과정도 구조물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먼저 FPSO나 TLP(Tension Leg Platform)와 같은 부유식(Floating Type) 등 스스로 바다에 떠 있을 수 있는 구조물은 배를 건조하는 도크(Dock)에서 제작을 하고 물을 채워 구조물을 띄운 후(진수, Launching) 예인선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뜨지 못하는 고정식(Fixed Type) Platform은 육상에서 제작한 후 바지선(Barge)에 실어서 보냅니다. (부유식 구조물이라도 위 사진처럼 바지선으로 운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지선에 싣는 방법도 다양한데, 대체로 구조물이 크고 무거운 것은 SPMT가 아예 바지선 안까지 들어가지만, 비교적 작고 가벼운 구조물은 제작장에서 바지선이 접안된 부두까지만 SPMT로 운송한 후 Crane으로 들어서 바지선에 싣는 것이 보통입니다.
현장에 도착해서도 육상처럼 SPMT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형 Crane이 있는 작업선(Crane Vessel or Barge)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해양 플랜트는 대형 Crane이 달린 작업선의 동원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자체적으로 대형 Crane을 보유하고 있으면 관계없지만,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만 임대해서 사용하기 때문인데, 대형 Crane이 있는 작업선을 보유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일정에 사용할 수 있는지와 사용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육상에서 대형 장비를 이동하는 일이나, 바다 한가운데에서 대형 구조물을 서로 맞추어 설치하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출렁이는 파도 위에서 엄청나게 큰 해상 크레인을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설치하는 중에 파도나 바람에 조금만 흔들려도 구조물끼리 부딪쳐 파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비교적 자주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 작업을 하는 엔지니어들은 물론 작업을 바라보는 모두 초긴장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에서 막상 중량물이나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면 워낙 큰 장비에 가려 사람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장비 스스로 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장비를 만지고 조종하는 것은 모두 사람입니다. 구조물을 들어 올려 평형을 잡아 정확한 위치에 올려놓는 세밀한 일은 모두 엔지니어의 몫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전문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FPSO나 Platform의 출항 장면이나 바다 한가운데서 설치하는 모습은 유튜브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으므로 참조하면 좋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박성규)
현장을 경험한 엔지니어와 그렇지 않은 엔지니어의 역량은 많은 차이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엔지니어가 현장을 경험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사진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저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씁니다. 조금이나마 업무에 도움이 된다면 큰 기쁨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