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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요기 Jan 18. 2024

리더십이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왜 사업하는가 -숱한 밤과 싸워야 할 오늘의 젊은 사업가들에게

[생각 숨 5호]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휴학이 되지 않아 드디어 석사 과정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23년부터니 벌써 2학기가 지났습니다. 2019년 입학 당시에는 스포츠철학 혹은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뜻하지 않게, 정말 '의도하지 않게' 1년간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배우는 재미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논문 쓰기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문득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을 어딘가에 남겨두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반려자가 되고, 한 사람의 아빠가 되면서 사뭇 달라진 삶을 향한 태도와 관점을 스포츠경영학이라는 학문에 녹여내는 이 과정이, 고민이 아마도 앞으로 제 삶을 크게 바꾸지 않을까하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예감이랄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두 가지 원칙을 세워 보았습니다. 추상적이며 간결할 것. 논문의 가장 앞머리에 나오는 건 'abstract'입니다. 개요라고도 하고, 초록이라고도 하죠. 다른 뜻으로는 '추상적인'이란 뜻도 담고 있습니다. 추상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작용'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명사 'abstraction'에 추출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요가를 공부하고, 스포츠경영학을 공부한, 축적된 한 사람의 관점에서 여러 텍스트를 추상적이고도 간결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아마 이것은 기꺼이 저의 편향성을 택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 마음이 이끌리는 문장, 장면, 대사, 의상, 호흡, 소리들을 추출해 다양한 텍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다음은 축적할 것. 글쓰기를 업으로 했고, 요가를 업으로 했으며, 이제는 학문을 업으로 할 것 같은 사람이 저입니다. 이 다양한 궤적을 글쓰기에 녹여내보고자 합니다. 또한 이번에 읽었던 책이, 다음의 책에, 영화에, 공연에 녹여내진다면 더욱 좋겠죠. 축적된 글쓰기를 지향하겠습니다. 자! 그럼, 오래간만에! 글쓰기 여행을 시작해 보죠!        

    소개할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입니다. 덧붙여 청자를 정해 놓았는데 '숱한 밤과 싸워야 할 오늘의 젊은 사업가들'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세라믹 기업 교세라, 통신 기업 다이니덴덴을 창업했고, 도산한 미타공업을 인수해 10년 만에 매출을 2배로 성장시킨 기업가입니다. 막대한 적자로 위기에 처했던 일본의 국영 항공회사 일본항공 경영자를 맡아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실적을 올리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도 했죠.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기업가입니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매우 중요한 표현인데요. 4장 '불같은 열의로 몰입하고 있는가'에서 그는 우주의 문이 열릴 때까지 염원하고 또 염원하라며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원한다면 불같이 타오르는 소망을 계속 품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결국 그 소망은 잠재의식에까지 침투하고,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당신의 잠재의식은 당신의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당신은 그 발걸음에 동행하기만 하면 된다." 하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는 과정의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과의 성공을 얻은 사람입니다. 성공이라는 우주의 문이 열릴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싸운 사람이죠. 그렇다면 그 열의, 투혼만 있으면 성공한 기업가가 될 수 있는가. 아닙니다. 그는 일과 인생의 성과를 나타내는 방정식을 말합니다. '능력' * '열의' * '사고방식' = 일과 인생의 성과. 능력은 타고난 지능, 건강, 담력 등을 말합니다. 열의는 앞서 소개해 드렸죠. 그는 열정, 노력이라고 바꿔 표현하기도 하는데 불타오르는 투혼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마지막 사고방식이 인생의 결과를 결정한다고 단언합니다. 왜냐하면 능력과 열의는 마이너스가 없지만 사고방식은 마이너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5장에서 이타심, 선의, 깨끗한 경쟁심을 예로 듭니다. 마지막에는 인류 전체를 위해 일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이 책을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추상하고 싶은 지점은 사고방식에 대한 그의 철학입니다. "기업은 경영자를 비롯한 직원들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늘 자신의 양심을 되돌아보고 인격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Lieberson & O'Connor (1972)는 리더십(논문에 의하면 안정된 리더십)이 기업의 성과인 매출(sales), 순이익(net earnings), 이익률(profit margins)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더십은 매출과 순이익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이익률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리더십의 영향을 조사한 사례는 많습니다. Charbonneau, Barling & Kelloway (2001)는 그 중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유의미한 영향력을 입증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변혁적 리더는 이상을 지지하고, 롤모델 역할을 하며, 직원 개개인에게 관심과 배려를 보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비전을 수립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 선수와 직원에게 영감을 주고, 지적으로 자극을 주어 주어진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돕습니다. 논문은 추가로 변혁적 리더십과 조직의 성과 사이에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매개적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냈습니다. 다시 말해 변혁적 리더십이 직원과 선수들의 내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내재적 동기를 가진 직원과 선수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관계를 검증한 겁니다. 변혁적 리더십과 자주 비교되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 있는데, 거래적 리더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성과나 행동을 유도합니다. 교환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죠. 거래적 리더는 보상이나 처벌을 통해 조직의 목표나 성과를 달성해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딱 부합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리더십을 가진 사람일까요? 변혁적 리더십? 거래적 리더십? 여기서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3장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가'에서 아메바 경영이라는 관리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기업을 세포 크기만 한 작은 조직으로 분절해 그 세포 조직까지 시간당 채성성인 '한 시간당 얼마나 부가가치를 생산했는가'를 따지도록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교환 이론, 보상이 등장합니다. 그는 시간당 채산성이 높은, 즉 목표를 초과적으로 달성하는 조직에게 금전적 보상은 없다고 말합니다. 대신에 그 조직이 회사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다고 말합니다. 이걸 저는 철학적 혹은 이념적 보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보상만으로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제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내부의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앞서 책의 내용을 보면 회사의 이익이 배당 혹은 상여금 형태를 통해 충분히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도 신뢰관계의 하나라고 보입니다. 신뢰가 말로만 쌓이는 건 아닐 테니까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나모리 가즈오가 거래적이자 변혁적인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를 통해 우리는 어떤 리더십이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Burton & Peachey (2009)의 연구가 참조가 될 것 같은데, 결론을 말하면 산업, 조직 구성원, 목표에 따라 리더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적, 산업적, 지정학적, 기후적, 조직적 환경. 그 모든 것에 대응할 수 있어야 성공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걸 저자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역사학자의 말처럼 '응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앞으로 기업가의 중요한 자질이 될 것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소망'과 더러움이 낀 '욕망'을 구분합니다. 통신 기업 다이니덴덴을 창업할 당시 고민을 살펴보면 이 사사로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모두가 반대하는 통신 기업 창업 전에 세 가지 고민을 반년 가까이 했다고 합니다.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사실이 있지는 않은가?', '단지 남들에게 과시하려는 행동은 아닌가?', '동기가 선한가, 사심은 없는가?' 그가 아무런 상관없는 통신 기업을 창업하려 했던 이유는 한 거대 기업의 독점으로 일본의 통신비가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통신비를 낮추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선한 동기가 정말 순수한 소망인지 아니면 사사로운 생각이 조금이라도 끼어있는 욕망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세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겁니다. 여기서 저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그의 삶의 태도를 추상하고자 합니다. 바가바드 기타(함석헌 주석) 6장에는 진정한 요가를 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앞부부 생략) 어떤 사람도 (이기적인) 목적을 내버림이 없이 요기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니라.", "요가의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성자에게는 행함이 방법이니라. 요가의 경지에 이미 올라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고요히 함이 그 방법이니라." 요기는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삶의 태도로서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이 두 구절을 해석하자면 이기적인 목적을 확인하며 성찰하는 행동이 요가의 길이며, 그 행동 다음에는 고요함이 와야 한다는 겁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에게서 진정한 요기의 모습을 보는 게 저만의 생각일까요?

    이 글쓰기는 추상과 축적의 글쓰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작업은 다음 글쓰기까지 제가 마주한 삶의 문제에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용기내 한 걸음을 내딛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몸부림입니다. 마음부림이기도 하죠. 마음을 먹기 위해 몸을 쓰는 것이며, 몸을 쓰며 또 마음을 먹는 것이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역시 단지 책의 알맹이를 건져 올려 정리하고 스포츠 경영학 논문과 요가와 관련된 몇 구절을 읽는데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제가 마주한 문제를 향해 지금부터 돌진해 보겠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당당히. 그 다음 우주의 문이 열릴 때까지 염원해보죠!

이만 총총. 2024년 1월 18일 목요일 비가 나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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