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평범한 하루가 올까?

8년의 부부생활, 내가 정말 철이 없고 한심한 사람인 걸까?

by 지금여기로

좋다가 나쁘다가.

어느 날은 이혼서류를 들고 와서 마음을 후벼 파고, 따로 살자며 마음을 도려내고.

신랑의 말들은 나의 자존감을 바닥까지 내려 앉혔다.

그래서일까, 부부 모임이나 SNS에서는 '행복한 척' 애를 썼다. 사실 행복하지도 않고, 마음이 너무 힘든데.

그럴수록 용을 썼다. '나는 행복해, 맘 편히 살아'

사실은, 너무 도망치고 싶어. 살려줘.


신랑의 매일 같이 먹는 술.

밖에서 마실 일이 생길때만 먹었으면 하는 바람.

그래, 이것도 내 욕심이겠지.

같이 마시기 시작한 술.

점점 다가오는 현타. '너 정말 이러고 살고 싶니?'



'네가 하고 싶은 거 나는 보태주지 못해!'

'너 돈 벌면 그때부터 해!'

그래서 내가 모아둔 돈 끌어다가 수영이라는 걸 시작했다.

수영을 만난 건 나의 희망이었다.

그런데, 어디 가서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돌아다니는지

수영을 하고 다니는 나 자신을 다들 한심하다는 듯 보고 있었다.

아니면, 신랑에게서 이미 내가 하는 취미에 대해 무시란 무시를 당해서일까.

"내 돈으로 다닌다고! 내 돈으로!!! 수영복도 내 돈으로 산다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너 차 살 때 내가 400만 원 보태줬잖아.' 돌아오는 말은 '야 , 이미 400만 원은 타고 다녔겠다'

'네가 받는 양육 수당 20만 원 그것도 네가 가져가는 거 마음에 들지 않아'


신랑의 20년 지기 친구를 만났다. 공기업 다니는 친구였다.

아파트 대출 빛이 월 250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신랑이 빛이 없는 게 부럽다 했다.

와이프에게 월 250 나가는 거 빼곤 전부 생활비로 준다고 했다.

그 안에서 스스로 잘 조절해서 쓰더라며. 그러면서 올리브영에 파는 과자를 들고 와놓고

" 이거 올리브영에 파는 거야? " 나는 몰라 와이프가 다 사놔서.

자신은 용돈이 없다 말했다 대신 출장 갈 때마다 나오는 5만 원이라는 돈으로 자신의 용돈으로 쓴다고 했다.


그의 와이프를 만났다. 와이프가 집에서 가정주부임에도 불구하고, 와이프 기를 무척 살려주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와이프가 하는 말에 기를 세워줬다. 나는 내가 시집오기 전에 샀던 스파크를 몰고 다니는 데, 그 와이프는 신랑이 장가가기 전 타고 다니던 K3를 신랑이 타고, 신랑이 새로 뽑은 차를 몰고 다니고 있었다.


나는 그 작은 푼돈을 보태줘도 차 한번 타고 나가도 되냐는 나의 물음에 '그 차 몰고 나가서 책임질 수 있냐'라는 말을 들었다. 헌데 웃기게도 그 부부를 보고 와서는 나에게 차키를 쥐어주었다. 타고 다니라고.


빛이 있는데도 나는 부러웠다.

나는 생활비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신랑 월급조차 얼마 인지 몰랐다.

생활비대신 신용카드를 쥐어주었고, 뭐 하나 살 때마다 내역서가 신랑한테 문자가 날아와 뭐 샀냐 뭐 했냐.

나를 옥죄었다. 그 카드를 쓸 때마다 나는 죄인이었다.


아이들 필요한 거, 아이들 교육비, 아이들 옷, 아이들에 들어가는 거 다 내 돈으로 해결했다.

그래, 이제야 내가 모아 둔 돈 다 떨어지니 교육비는 신랑이 내준다.

헌데, 눈치 보여 아이들 비타민조차도 못 산다. 서럽다.

그러면서 내가 안 해준 게 뭐냐 한다.


신랑은 말한다.

자기 주위 사람들 이 사람 이렇게 살아 불쌍하고 저래 살아 불쌍하니, 우리는 나은 환경에서 사는 거라고

그렇게 말하는 신랑이 너무 웃기다. 네가 내 인생을 살아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거니?

내가 제일 불우이웃이고 자존감 바닥을 치는 사람인데, 네가 지금 내 앞에서 다른 사람들 힘든 건 알아주고

내 힘듦은 알아주지도 않으면서 지금 나랑 장난쳐?

밉다 미워도 너무 밉다.


생활비 하나 안주는 사람, 취미 하나 못하게 하는 사람이 골프는 치러 3박 5일 라오스를 간다.

그래, 골프 치는 거 일종의 사업 목적이라 하겠지.


8년을 그렇게 살았다.

우리 부모님 앞에서 빛이 없다. 빛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 말은 청산유수

지금 생각해 보면 내 뼈를 갈아 넣은 빛없음이었다.

누구 하나 돈 많이 벌어오라는 소리 한 적 없고, 그냥 필요할 때 내 옆에 있어 주었음 했고,

100일도 안된 갓난아기가 구토를 하고 왜 우는지도 모르는 밤에 회사 직원들 회식한다고 못 간다는 전화.

이때까지 내가 모아둔 돈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돈 썼고, 내가 가진 돈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그러면 신랑은 콧 방귀를 뀌겠지.

그깟 푼돈 주제에 라며 무시할게 귓가에 맴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왜 내가 중간에 끼여 힘들어야 해야 하냐고 말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치가 떨린다.

와이프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오는 신랑들을 보면 너무 부러운 그 마음 닫고 살았는데,

뭐가 그리 그 사람은 당당한 걸까.

지금 빈털터리가 된 나를 보며 얼마나 우스울까.

혼자 견뎌 보겠다고 정신과 가서 항우울증제 약을 먹어봐도 소용이 없다.


알코올중독인 사람이 옆에 있는데 어떻게 이겨내겠나. 그렇게 기 센 사람을 내가 무슨 수로?

아이보다는 돈에 더 관심 있는 사람이 뭘 알겠나.

매번 나는 신랑 앞에서 내가 정말 못난 사람이라 생각하며, 싸움하고 매번 내가 미안하다 사과하고 잘못했다 빌고 무릎 꿇고 빌고... 그걸 생각하면 숨이 가팔라진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한지도 나는 알고 있다. '돈'이라는 것. 돈이라는 것 때문이구나.

능력이 없어 내가 무릎 꿇고 빌고 있구나.


통화 녹음 된 내 목소리를 매번 들려주면서 너의 이 짜증 나는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사람을 미치게 하는 사람.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 행위가 정말 옳은 건가?

녹음 한걸 들려주는 게. 같이 살아가는 배우자가 할 행위 인가? 그래서 똑같이 했다.

술 먹은 신랑의 목소리를 녹음했고, 아이들이 찍은 영상이 있다.


이혼? 하고 싶으면 내가 하고 싶다. 근데 살아가는 이유?

버텨온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다시 사회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싸우기 전 내가 부부심리상담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하기 싫다는 신랑. 그 이유는 당신이 알겠지. 당신이 하는 행동이 옳지 않았다는 걸 당신도 알겠지.

당당하다면 왜 안 해?


내 삶이 참 구차하고 구질구질하고 철없다 한심하다 느낀다.

나 정말 철이 없는 걸까? 37살 끝자락에 나는 모르겠다.

정말 돈이 행복을 주는 걸까? 나 배부른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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