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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람 Mar 16. 2018

사랑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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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봄이네요. 사계절 중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유일한 계절입니다.

낮마다 봄이 가까워지고 밤마다 겨울이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함께 봄을 겪어보지 못했다는 말이 참 이질적으로 느껴지네요.

아마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감각이 당신이라는 감각과

저에게는 매우 흡사하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꽃들은 저마다의 말이 참 다양하게 있다는 걸 아시죠.

하다 못해 색만 변해도 꽃말들이 달라집니다. 장미도 튤립도.

이 색일 때는 사랑이었다 저 색일 때는 질투가 되어버립니다.

우리도 가끔 그렇죠.

말이라는 게 얼마나 다양하고 예민하며 또 쉽게 변하나요.

그러나 꽃이 어떤 말을 뱉든 아름답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당신이 어떤 말을 뱉어도 아름다워 보이듯이.


이름도 없이 제 스스로 아름다워지는 것이 

들꽃의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게 사랑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름조차 소멸했을 때도 스스로 남아 계속 아름다워질 사랑을 해요.

그런 사랑을 당신과 하나 남긴다면 태어남보다 영광스러울 것입니다.

사랑해요. 알리려 쓰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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