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마냥이쁜우리맘을 통해 만나게 된 한 어머님은 떠난 아들을 대신해 손녀딸을 직접 키우고 계셨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구김 없이 밝게 자란 어머님의 손녀딸. 난 그 아이의 일일 삼촌이 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기로 했다.
함께 하는 하루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은 그 아이가 아이돌 춤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워낙 춤을 잘 추는 터라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꽤 높다고 했다. 최신 아이돌 춤은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아이와 함께 어머님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비록 많이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나의 춤사위로 인해 어머님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미소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까짓 게 뭐가 대수겠는가. 계속해서 막히고 삐끗했지만 아이에게 배운 춤 동작을 끝까지 소화했다.
성연 씨 역시 그런 내게 힘을 보탰다. 가수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성연 씨의 동작은 남달랐다. 불과 몇 번 배우지 않고도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게 아이돌 춤을 소화했다. 한 동작 한 동작 최선을 다하는 성연 씨 옆에서 나도 분발해야겠다 싶어 더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어머님께서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날 하루를 통틀어 그렇게 해맑고 즐거워 보이는 어머님의 모습은 처음 봤다. 어머님이 즐거워하시니 나와 성연 씨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흥이 돋았는지 함께 박수를 쳐주었다. 그렇게 모두가 비트에 맞춰 하나가 됐고, 우린 해가 거의 저물 때까지 한껏 솟아오른 주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