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기획 - 제 11 화
(박대리)
지금까지 기획과 보고서에 작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게 된 것 같아요.
(Q1)
그런데 결국 보고를 잘해야 할 텐데,
저는 프레젠테이션이나 대면보고가 잘 안 되는데 어떡하죠? ㅠㅠ
(문팀장)
네, 많은 사람들이 보고서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데요.
어쩌면 그보다도 더 어려운 건 1:1 대면보고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걸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아주 좋은 연구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것을 외국에서 영어로 발표하면서 더듬더듬 떨면서 했다면 그 성과에 대해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을 거예요.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본인의 머릿속에 대부분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어서 설명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입 밖으로 꺼내서 조리 있게 설명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보고서 작성뿐만 아니라 보고나 프레젠테이션도 충분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해요.
(박대리)
(Q2)
팀장님은 어떠셨나요?
보고에 어려움을 느끼신 적은 없었나요?
(문팀장)
제가 신입사원때 했던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이 생각납니다.
야근을 하면서 대략 3개월간 틈틈이 준비를 했고 나름 꼼꼼하게 자료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파워포인트로 대략 30장 정도 작성을 했었거든요.
당시 매월 마지막주 주간회의에는 기획안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저는 신입사원이라 맨 마지막에 10분 정도 시간이 주어졌었어요.
약간은 부산하게 발표자료를 화면에 띄우는 사이 부장님은 제 자료를 빠르게 훑어보시는 것 같았고요.
떨리는 목소리로 “우선 이 프로젝트의 개요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한 지 채 1분이 되지 않았을 때 부장님이 발표를 끊고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부장님) “문사원, 됐고, 28페이지 결론 부분 띄워봐.”
저는 순간 얼음이 되었고 화면을 띄운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서있었어요.
(부장님) “송대리, 이거 확인해 준거야?”
(송대리) “ 네, 같이 봐주긴 했습니다”.
(부장님) “성과장, 이거 확실한 거야?”
(성과장) “제가 한 번 더 체크해 보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보고해. 이만 회의 마치지”하고 부장님은 회의실을 나가셨어요.
그렇게 저는 첫 번째 기획 보고를 대 실패하며 보고서 작성과 발표를 더욱 열심히 준비를 했고,
다음 달 보고에서 잘 통과를 했었답니다. 한 편으로는 그렇게 성장해 나가기도 했던 것 같고요.
(박대리)
(Q3)
그러면 발표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보고서에 문제가 있던 걸까요?
(문팀장)
두 번째 보고를 위해 작성했던 '문서형 보고서'를 다시 읽어보니 내용적으로는 크게 수정할 부분은 없었어요.
다만 전체 보고서를 '발표용 보고서'로 수정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사용했던 게 문제였지요..
저에게 주어진 10분 동안 상사에게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개요나 내용보다는 '결론'이 가장 중요한 거였는데 그걸 놓친 거지요.
부장님 입장에서는 필요한 업무를 기획하라고 지시했으니 '되냐 안 되냐'가 중요했던 건데요.
저는 개요부터 장황하게 설명을 하니 무척 답답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그래서 두 번째 보고 시에는 전체 발표자료는 5장으로 줄이고 첫 번째 장은 '결론'으로 채웠어요.
그리고 나머지 25장은 별첨으로 부장님의 추가 질문에 답변할 수 있도록 순서를 재배치했는데 통과를 한 거죠.
이렇게 '문서용 보고서'와 '발표용 보고서'는 내용이 같더라도 배치를 잘해야 한답니다.
(박대리)
네,, 그런데 저는 약간 울렁증 같은 게 있어서 발표를 하려고 하면 목소리가 떨리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늘 걱정이에요.
(Q4)
팀장님은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표도 많이 하시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문팀장)
네, 저도 그런 경험을 수없이 겪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낼 만한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언제가 한 번은 작은 실수조차 줄이기 위해 페이지마다 스크립트를 쓰고 안정되고 차분한 목소리를 읽는 연습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했었어요.
중간에 몇 번 버벅거린 것을 제외하고는 큰 실수가 없었기에 '발표가 잘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평은 좋지 않더라고요.
저렇게 스크립트를 읽을 거면 뭐 하러 발표를 하는 거냐는 청중의 수군거림을 들은 거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이 빨개지고 많이 부끄러웠어요.
다음번에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스크립트를 미리 써보되 읽거나 외우지는 말고 적당하게 기억을 했다가 화면을 보면서 떠오르는 대로 발표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는데 이번엔 첫 번째 장을 시작하는 도중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고요 ㅠㅠ
더듬더듬 설명을 겨우 마치고 두 번째, 세 번째 장이 되니까 긴장이 좀 풀렸는지 입이 좀 열리기 시작했고 다행히 발표를 잘 마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인트로 부분과 첫 번째 장만 적당히 외워서 하고 있습니다 : )
(박대리)
결국은 프레젠테이션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게 중요하군요.
(Q5)
그런데 상사와 둘만 대면보고를 할 때 필요한 팁은 없을까요?
(문팀장)
정답은 없지만 몇 가지 팁은 있을 것 같아요.
우선 1:1 대면보고는 처음부터 보고서를 들이밀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짧은 담소를 나누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고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평소에 무뚝뚝한 상사라고 해도 여러 사람 앞에서 보고를 받을 때보다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좀 편안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안 그런 상사도 있겠지만요.
Small talk의 주제를 찾기 어렵다면 휴가, 날씨와 같은 쉬운 이야깃거리나 상사가 최근 무엇에 관심이 있었는지, 어떤 책을 보고 있는지 정도는 적당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본 게임으로 들어가 상사의 성향에 맞춰서 보고를 해야 합니다.
일을 잘하고 스마트한 상사에게는 짧고 간결하게 보고하는 게 좋고
노련하고 경험치가 많은 상사에게는 전체적인 내용을 꼼꼼하게 보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