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타니슬라스 드앤 저,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에 대한 서평
교육 또는 학습에 대한 연구에서 뇌과학적 이해를 모색하는 것은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OECD는 학습과 관련된 뇌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학습과학과 뇌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2002년에는 "뇌의 이해: 신 학습과학을 향해" 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교육정채의 진단과 미래의 교육 정책 입안에 뇌연구를 기초로 하는 '학습과학'의 연구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미국의 경우, 국립과학재단(NSF)에서 21세기를 대비한 중요한 과학기술 정책 속에 뇌연구에 기초한 학습과학의 진흥과 이에 기초한 체계적인 국가 과학 기술 인력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주요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2000년도에만 5,000만 달러의 예산을 편성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뇌과학에 기초한 영아기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고찰 및 교육적 시사점'(2006년), '초등과학교육에의 적용을 위한 뇌-기반 학습 연구의 교육적 의미 분석'(2014년) 등과 같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등 뇌과학에 기초를 둔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심지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발표된 '뇌과학에 기초한 영아기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고찰 및 교육적 시사점'이라는 논문에는 '뇌 발달의 가소성', '뇌의 각 영역의 민감기', '동기부여와 보상체계' 등의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런 개념이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기도 하였다.
이런 비교적 오래된(?) 연구들에서도, 그리고 최근의 여러 대중서적들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뇌과학과 학습에 관한 지식들은 한 인간의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담당하는 주체라면, 그것이 부모든 교사든 누구나 어느 정도 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부모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의 교사들마다 이에 대한 지식의 편차는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뇌의 가소성과 뇌의 민감기 등의 개념을 알고 동기부여와 보상체계의 중요성을 아는 부모와 교사를 만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사이에는 잠재력과 학습능력에 있어서 크나큰 '불평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살짝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기회의 평등'이란 어쩌면 '배움에 관한 지식'의 평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습 할 줄 아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이 사이에 놓인 불평등이 먼저 개선된다면, 적어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평등선상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레이스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정도는 다르지만(부모의 지원 등), 메타인지가 높을 경우 현실의 한계 속에서도 자신의 학습에 유용한 방법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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