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메키스-얼라이드
allied는 동맹의, 연합국, 동종의, 관련된 이란 뜻을 가진 단어이다. 예문으로는
The enemy caught the allied forces with its trousers down.
적은 연합군을 기습하였다.
The two companies allied themselves to each other.
두 회사는 서로 동맹하였다.
Apes are closely allied to man.
유인원은 사람과 유사하다.
이 있다.
우리는 상대하는 적이 너무 강할 때 동맹을 맺곤 한다. 후한 말인 190년, 나라를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하고 한나라 황실을 재건하자는 명분으로 일어선 반동탁 동맹군이 대표적이다. 코웨이의 삼국지 시리즈로 인해 유명해진 이 동맹군은 게임 초반 약한 군주로 시작할 때 참으로 고마웠다. 지리상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강력한 군주들의 침략을 강제적으로 막아주기 때문이다. 특히 원소 옆에 유비 혹은 원술 옆에 공주 등을 플레이할 때 매우 유용하다.
2차 세계대전의 연합군도 유명한 동맹이다. 독일의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 당인 ‘나치’의 야욕에 맞서 자국을 지키기 위해 구성된 연합군. 많은 ‘얼라이드’ 관계에서 영화 <얼라이드>는 연합군과 나치 독일 간의 관계에서 탄생하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이제야 조금 늙은 티가 나는 브래드 피트 (맥스 바탄 역)과 프랑스의 마리옹 코티야르(마리안 부세주르 역)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맥스 바탄은 국가의 부름을 받아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로 잠입한다. 바탄이 받은 명령은 이미 잠입해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의 마리안 부세주르와 독일 대사를 암살하라는 것. 둘은 독일 정권 사람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부부로 위장한다. 이미 독일 사람들에게 환심을 확보한 마리안의 도움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독일 대사를 암살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부부로 위장한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선 미묘한 감정이 흐른다. 참군인 브래드 피트는 마리안에게 “남녀 간의 섹스로 인해 국가 대사를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라고 말하며 철벽을 치지만 결국 휘몰아치는 모래 폭풍 속에서 폭풍 섹스를 통해 사랑을 확인한다.
임무가 끝난 후 둘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나치의 폭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딸 ‘애나’를 낳는다. 아름다운 아내, 살림 밑천이라는 첫 딸, 철밥통 군무원.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완벽한 삼박자는 영국 첩보국에 의해 산산조각 난다. 영국 첩보국은 바탄에게 마리안이 독일 스파이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바탄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부정하지만 첩보부는 작은 덫을 놓아 그녀가 스파이인지 아닌지 확인하자고 말한다. 맥스는 첩보부의 명령에 따라 그녀가 스파이인지 확인하는 데 협조하지만 단독 행동을 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스스로 조사에 착수한다.
결국 프랑스에 있던 마리안을 포함한 레지스탕스와 함께 활약했던 폴 델라메어를 찾아가 그녀에 대해 묻는다. 델라메어는 마리안은 독일군이 가득한 술집에서 ‘라 마르세예즈 (=프랑스 국가)’를 연주할 정도로 당당한 여성이라고 말해준다.
영국으로 돌아온 맥스는 마리안에게 다짜고짜 피아노 앞으로 끌고 가 라 마르세예즈를 연주해달라고 말한다. 마리안은 그 이야기는 자신도 안다며 조용히 피아노 뚜껑을 닫는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독일 스파이인 것은 사실이지만 맥스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독일군이 애나의 목숨을 위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호소한다. 이에 맥스는 마리안에게 함께 외국으로 도망치자고 제안한 후 군 비행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영국 당국은 그녀가 스파이인 것을 파악한 해 그녀를 잡으러 비행장으로 쫓아온다.
차에 있던 마리안은 죽음을 직감하고 차에서 내린 후 스스로 자신의 턱에 총구를 댄 후 방아쇠를 당겨 자살한다. 그리고 십여 년 후 성장한 애나와 함께 목장을 거니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개인적으로 꼽는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비행장 장면에서 마리옹 코티야르의 눈빛 연기이다. 바탄에게 스파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로 마리안의 눈빛과 표정은 미안함, 후회, 회한, 초조 등의 심정이 지배한다. 그런데 군 시설인 비행장으로 들어설 때 그녀의 표정이 살짝 차가워진다. 마치 본국에게 알릴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처럼. 그 모습을 보면서 마리안이 바탄에게 했던 이야기 “당신을 사랑했던 건 진심이야.” “애나를 인질로 삼아서 어쩔 수 없었어.”가 전부 혹은 상당 부분 거짓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의 표정과 더불어 영화 초반 마리안이 바탄에게 했던 이야기 때문이다.
카사블랑카에서 바탄이 마리안에게 나치 쪽 사람들이 당신을 신뢰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마리안은 이렇게 말한다. “내 감정엔 진심아 담겨 있죠. 그래서 연기가 통하죠.” 이 말 한마디 때문에 불안의 감정이 담겨있었을 그 눈빛이 마치 스파이처럼 보이면서 영화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해석의 여지도 넓혀주고.
여담이지만 바탄은 카사블랑카에서 인광석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인광석은 구아노라고도 불리는, 동물의 똥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광물질이다. 영양분과 유기물이 풍부해 비료나 화약으로 사용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니 괜찮은 설정이다.
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에 위치한 나우루 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용산구 정도의 매우 작은 나라인데 이 나라에는 인광석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이 나라는 인광석으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는 부자 나라였다. 무려 1980년대 말이다. 이로 인해 나우루 국민과 정부는 사치를 일삼았고 인광석의 축복이 영원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인광석이 바닥을 드러냈지만 이미 국민들은 일하는 법을 잊었다. 게다가 인광석 채굴로 인해 국토의 80%가 황무지가 된 후였다. 국민의 90%가 실업자이고 근로자의 95%가 공무원일 정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