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 Jun 03. 2022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누군가의 평화가 내겐 굉음될 수 있다.

1988년. 단기 4321년.  

'88 서울 올림픽'으로 모든 것이 표현될 정도로

그 '국가적' 행사가 전부였던(것처럼 보였던) 한 해였다.

모두들 들떠 보였고, 하루 종일 정수라와 혼성 그룹 '코리아나'의 희망의 노래가 

전파를 탔다. 올림픽을 개최할 만큼 발전했다는 착각과 선진국으로 곧 진입할 수 있기라도

할 것 같은 환상에 휩싸인 채로 '손에 손잡고' 그 해 가을을 보냈다. 


故 박완서 선생님이 겪은 88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해 남편을 잃고, 올림픽 개막을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25살 막내아들을 사고로 잃게 된다. 

그 고통, 절망, 그녀가 믿는 신에 대한 원망을 고스란히 토해낸  글들이, 

책으로 묶여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선생님의 겪은 88년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세상에 아픔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중에서도, 타인들이 웃고 떠들고 무난하게 보이는 삶을 영위하는 순간에,

나만 지옥을 경험하는 듯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그들의 평범함 일상은

나에게 굉음처럼 시끄럽고, 상처난 부위 소금을 뿌려대는 것과 같다. 


박완서 선생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8개의 고통 중, 그중에서도 마음의 고통 4가지 중 하나인

애별리고(愛別離苦-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사는 괴로움 )를 겪은 것이다.

이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세분화되어 떡갈나무

뿌리처럼 사방으로 뻗혀 나의 세포 하나하나를 찌르고 결박해버린 것이다. 

선생님의 고통은 '시간이 해결'해주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사랑보다 더 큰 고통이 있나요?

                        - 영화 '러브 액츄얼리' 중

 


 




 

작가의 이전글 미리 쓰는유서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