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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Jul 08. 2024

자전거# 국토종주 : 팔당 ~ 여주

지하철과 함께하는 남한강 반나절 코스

자전거도장수첩을 구매한 이후, 스템프의 노예가 되었다

큰 약속이 없는 주말이면 도장을 모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코스들을 찾아본다.

여의도에서 뚝섬 광나루 같은 곳은 대중교통없이 왕복할 수 있어서 도장을 찍었고, 이번엔 남한강 상단의 도장을 모아보기로 한다.


고민끝에 하남검단산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면, 거기서 팔당을 거쳐 여주까지 내려와, 여주 경강선을 타고 복귀하는 코스가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한여름이라 새벽6시 좀 넘어서 출발하기로 한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1호차 자전거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하남까지 잘 갈 수 있었다. (후에 이야기지만 팔당코스는 여러번 갈만한 아주 좋은 코스라, 하남까지 가는 최적의 루트는 정말 소중한 루트이다) 하남에 내려서 작은 시내처럼 보이는 천으로 빠져나가니 한강 메인 자전거 도로와 만날 수 있었다. 지도를 보지 않아도 수많은 쫄쫄이 형님들이 떼빙을 하며 슁슁 지나가기 때문에 ‘아 저기구나’ 하고 알 수 있다.


토요일 아침이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그리 많다.


출발하기전에 공원에서 간단히 김밥을 한줄 먹고 호기롭게 출발한다.

팔당대교를 건너 바로 자전거 도로에 진입한다. 자동차로 다닐때는 운전하느라 잘 보지 못 했던 한강의 모습들을 천천히 볼 수 있다. ‘지나갈께요’ 하며 후르르륵 지나가는 집단 자전거들만 조심하면 한가로운 자전거 길이다. 사이 사이 유명한 카페들도 나온다. 잠깐 들러 쉬고 싶지만 갈길이 만만치 않은지라 샤방 샤방 계속 달린다. 숲길이 나오기도 하고 터널도 여러번 지난다.

아니 자전거 도로만을 위해 터널을 뚫었단 말인가. 우리나라에 자전거 인구가 얼마나 되길래, 기차나 자동차가 지나가는 터널이 아니라 단지 ‘자전거’만을 위해 터널을 뚫을 수 있단 말인가? 터널만드는게 그렇게 비싼일이 아닌가? 정부 고위직에 자전거 덕후라도 있단말인가? 여튼, 자전거 도로 터널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리고 저 지방까지 내려가면서 느끼는 것인데, 농로들도 잘 정비되지 않은 시골길 같은데 이렇게 멋진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다니 자전거에 진심이 나라이다. 뭐 고민할 필요 있나 만들어놨으니 이용해줘야지 도리이다


팔당을 조금 지나다 보면 연꽃들이 많이 보이는 두물머리가 나온다. 아직 연꽃은 안폈지만 연잎들이 많이 보인다. 여기까지 온거 두물머리 내려가서 핫도그라도 먹고 올까 하지만, 이번엔 길 탐색이 더 큰 목적이니 아쉽지만 뒤로 하고 계속 자전거 도로를 달린다. 가끔 기차인지 지하철인지가 옆으로 달린다. 숲속같은 길도 나온다.  양평쪽으로 가면 강둑같은 곳에 나무 그늘의 자전거길 사이의 벤치에 앉아서 쉰다. 이렇게 양평까지 가면 공도를 좀 오르락 내리락하고 여주로 들어간다. 


양평에 비하면 자전거 도로가 매끄럽진 못하다. 우둘투툴 해서 진동이 엉덩이에 전달되지만, 이렇게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게 어딘가. 어디즘인가, 후미개고개라는 곳도 만나서 정말 최선을 다해 올라가려 했지만 몇 십미터 정도를 앞두고 허벅지 보호 차원에서 끌바를 한다. 이것이 말로만 듯던 업힐이구나. 이제까지 탄천, 한강으로만 다녀서 업힐을 만나볼 수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업힐이라 불리는 곳을 만나 좌절을 겪는다. 그래도 뭐 훈련도 아니고, 잘하려고 하는 것도 아닌지라 미련없이 내려서 걸어올라간다.


오른쪽에는 남한강을 끼고, 땡볕이 많은 구간을 계속 달린다. 이제 무리지어 다니는 자전거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까지는 잘 안오나 보다. 30도가 넘어가는 날씨에 12시가 되고, 팔이 타들어간다. 얼굴은 아마 깜댕이가 되었을 것이다. 물도 떨어질 즈음, 운좋게 이포보 직전에 편의점을 찾아서 보급을 한다. 이런 꿀맛이 있나. 이포보, 여주보를 지나 여주역까지 돌아왔다.  가을 맑은 하늘에 이 길을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이렇게 스템프 3개와 지하철+자전거도로의 경험치를 얻는다 (+100XP)


TIP#1

여름에 왠만하면 팔토시는 하자, 바람막이는 덥


TIP#2

양평에는 자전거길 옆으로 카페도 많고, 편의점도 많다.

너무 처음부터 가득 안채워가도 중간에 보급해도 된다.

하지만 여주쪽은 찾기 힘드니 .. 물은 떨어지지 않게 하자 (이포보 직전에 이마트24 라는 작은 간판이 나오는데, 경사로를 오르면 강위쪽으로 카페와 편의점이 있다. 경치가 좋은 카페이다)


TIP#3 

카카오네비로 보면 하남검단역에서 공도로 팔당대교를 오르라고 하는데, 2번출구 나와서 올라가면 작은 지류의 자전거 길이 나온다. 이길을 타고 내려가 한강쪽으로 가면, 한강 자전거길과 만나게 된다. 자전거는 자전거 길로 다니자. 공도는 무섭다.


TIP#4

멋진 풍경이 있는 벤치가 있으면 멈춰서 쉬자

다음에 또 나오겠지 하면 잘 안나온다. 어차피 시합하는 것도 아닌데 사이사이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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