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JTBC Drama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돈 많이 버는 직장인이 되는 방법" 네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이전에 업데이트했던 포스팅의 재해석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주제는 바로 "경쟁 PT에서 승리하는 방법"입니다.
제 유튜브 이용 패턴 중의 하나가 옛날 드라마 돌려보기입니다. 주로 영웅시대, 야인시대, 제5공화국 이렇게 세 개의 Loop 안에서 돌고 있는데, 최근 "대행사"에 빠져있습니다. 해당 드라마가 실제 방영하던 시기에 인하우스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이 때도 드라마 보면서 대행사 때 생활이 생각나서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마케팅 대행사에 근무하며 00억 규모의 경쟁 PT를 온전히 리드했던 것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승리의 경험(링크)이 있습니다. 또한 공공/민간 협회에서 5년 정도 근무하며 여러 입찰을 발주했던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입찰을 시험에 비유해 보면, 출제자(발주사)와 수험생(제안사) 역할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경쟁 PT에서 승리하는 저만의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개인적인 얘기는 여기서 마치고, 제가 생각하는 “경쟁 PT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디테일하게 들어가겠습니다.
1. 입찰공고를 통해 해당 입찰을 처음 접했다면 올인하지 말자 - 가능성 판단
2. 내가 제안하는 모든 것을 한 장에 담아낼 수 있는 전략 체계를 맨 앞에 두고 시작하자 - 흐름 설계
3. 발주사 입장에서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 필살기
4. 누가 봐도 멋있는 간결한 제안서를 만들자 - 겉모습도 실력
5. 제안요청서에 있는 평가 요소를 바탕으로 내 제안서를 평가하고 보완하자 - 지피지기
1. 입찰공고를 통해 해당 입찰을 처음 접했다면 올인하지 말자(가능성 판단)
사실 이게 제가 말씀드리는 5가지 방법 중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얘기입니다. 입찰을 내는 발주사 입장에서 본인들이 모르는 일을 대신해달라고 의뢰하는 경우, 제안요청서 쓰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보통 업계에서 유명한 2개 정도의 업체와 미팅을 해보고 그중 가장 우호적이고 실력 있는 곳에 제안요청서 작성에 필요한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예산의 적정성을 판단합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업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게 성공하는 입찰의 첫 번째 조건입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 여러분은 “내가 풀어야 할 시험 문제를 내가 출제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원하는지 그 누구보다 자세히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과정으로 탄생한 제안요청서를 가지고 발주사는 입찰 공고를 냅니다. 이때부터 발주사는 공식적으로 최대한 많은 업체에 입찰 공고를 알립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경쟁 PT를 처음 접하고, TF니 뭐 이런 특별대응 어쩌고 만들어서 하는 건 사실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그래서 매출은 탐나지만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런 입찰은 적당한 수준의 노력만 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입찰에 도움을 준 경우라면 목숨 걸고 달려들어야 합니다. 내가 낸 문제를 내가 맞히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근데 제안요청서 작성에 도움을 줬지만 해당 입찰에서 떨어지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잘해야 합니다.
2. 내가 제안하는 모든 것을 한 장에 담아낼 수 있는 전략 체계를 맨 앞에 두고 시작하자(흐름 설계)
저는 모든 제안서의 시작을 "전략체계도"와 함께합니다. 이유는 우리가 제안할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설명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경쟁 PT의 경우 평가하는 사람도 최소 반나절은 여러 업체가 설명하는 비슷한 내용을 들어야 합니다. 매우 힘들고 지겹기 때문에 모든 발표의 첫 시작에 깔끔한 임팩트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제안서 작성의 시작도 "전략체계도"를 통해 시작하는 게 일관된 방향성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위 자료에서 보면 "미션" > "전략목표" > "전략방향" > "중점영역" 식의 하향식 구조를 가져가는데, 저 같은 경우 좀 더 단순하게 "전략" > "목표" > "실행방안"의 구조를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죠.
미션, 전략, 전술 등등에 대한 경영전략 측면에서의 용어 정의가 있지만, 저 같은 경우 이런 느낌으로 재해석하여 실무에서 활용했습니다.
전략: 우리가 실행해 나가려고 하는 전체적인 방향을 요약한 한 문장
목표: 해당 전략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
실행방안: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
이런 프레임워크를 보면 누군가는 그럴싸해 보이는 말장난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완벽히 요약된 한 문장을 정의하려면,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방안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이걸 왜 할까? 이걸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을까? 어떻게 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세 가지가 모든 경쟁 PT의 기본 원칙인데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전략", "목표" 그리고 "실행방안"입니다. 제가 이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온전하게 공감했던 예전 회사 상무님의 질문이 있는데, 그 질문을 함께 공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경쟁 PT 전략의 구상 과정에서 이런 질문에 답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말 이런 순서로 물어보셨습니다.
"이번 PT 전략이 뭐야?"
-> 0000입니다.(아무리 길어도 한 문장으로 답변을 끝낼 수 있는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게 뭔데?"
-> 해당 업체는 00 달성을 위해 XX가 문제인 상황인데, 저희가 XX 해결을 위해 ㅁㅁ와 ㄱㄱ을 제공하겠다는 개념입니다.
"ㅁㅁ과 ㄱㄱ을 제공 하면 뭐가 좋은데?"
-> 00와 00가 좋아집니다.
"그게 왜 좋아져야 하는데?
-> 해당 업체의 연간 목표가 XXX인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00과 00을 좋아지게 하면 XXX 달성에 ㅁㅁㅁ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뭘 할 거야?
-> 각 목표 달성을 위해서 000과 000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위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전략체계도" 한 장만 보고 모두 답변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해당 경쟁 PT의 승리를 위한 기본을 갖추게 되신 겁니다.
3. 발주사 입장에서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자(필살기)
앞선 1~2번에서 가능성을 판단하고 흐름을 설계했다면, 이제 진짜 승부수를 띄워야 합니다. 마이클 타이슨이 했던 명언이 있죠. 누구나 처맞기 전에는 계획이 있다.(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아무리 그럴싸한 작전을 짜서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도 결국 본질이 있어야 합니다. 경쟁 PT에서 승리하기 위한 본질은 바로 "우리 회사만 가지고 있는 경쟁력"입니다. 고객사 입장에서 "이 회사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우리가 전달해야 하는데, 사실 이게 정말 어렵습니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건 거의 사라진 이 시점에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찾아야 합니다. 이게 꼭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됩니다. 업종 또는 회사의 상황에 따라 필살기가 다를 수 있으니,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몇 가지 사례를 공유드려보겠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시고 여러분들의 상황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것은 우리 회사뿐입니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규모가 작은 참가 업체는 일정 규모 이상의 프로젝트를 운영했던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발주사 입장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는 실행 전략과 인력 구성이 아무리 좋아도 "본 업무를 수행해 낼 수 있는 리소스가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이 재직 중인 기업이 업력이 길고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경험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쟁사들을 모두 압도할 수 있는 필살기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현장감 있는 운영을 위해 글로벌 지사를 활용한 현지 담당자 대응이 가능합니다.
실제 글로벌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 친화적인 전략 및 운영"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한국에서 아무리 대응 잘해도 현지 오피스가 있어 통일된 전략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경쟁사가 있다면 해당 PT에서 엄청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중미 또는 유럽의 경우 시차와 문화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유기적인 소통과 빠른 일처리가 어렵습니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업체도 이런 사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해외 지사에서 동일한 전략을 기반으로 해당 국가 친화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면, 압도적인 장점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와 유사한 00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00%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록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산업이 달라도 비즈니스와 프로젝트의 맥락이 비슷한 성격의 성공 경험이 있다면 그것을 강조해 주세요. 물론 경쟁사 프로젝트면 더 좋겠지만,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해당 사례는 제외하겠습니다. 연관성 높은 성과의 경우 경쟁 PT에서 기획 > 실행 > 성과 보고 과정을 매우 자세하게 설명하면 "이 업체는 이렇게 디테일한 사례를 가지고 있을 만큼 경험이 있구나, 우리 것도 맡겨볼 수 있겠다" 싶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필살기는 발주사가 본 프로젝트를 처음 진행할 때 대행사의 노하우를 믿고 따라가며 많은 것을 습득하고자 하는 경우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구성된 조직에서 발주하는 PT에 참가하는 경우 매우 용이합니다
VC기획과 함께하면 함께하는 VC그룹 모든 계열사에 해당 제품을 공급 수 있습니다.
드라마 "대행사"에 나왔던 대사인데, 이걸 보면서... 역시 대기업... 끝장난다."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대기업 갑질이라고 생각 들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발주사 담당자였어도 VC기획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건 드라마에서나 나온 일이겠지 싶지만... 생각보다 이런 경우 되게 많습니다. 계열사 물량을 입찰에서 보장하는 건 비현실 적이지만, "매출 확대 기회 보장" 같은 모호하지만 강단 있는 표현이 제안서에 들어가는 것은 진짜입니다.
4. 누가 봐도 멋있는 간결한 제안서를 만들자(겉모습도 실력)
주머니에 손 넣고 가서 망치질 몇 번에 멈춰있던 배를 다시 움직이게 할 만큼의 대단한 실력자가 아니라면, 보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본질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해?"가 맞는 말이지만, 이게 맞으려면 방금 말씀드리는 정도의 실력이 있는 사람한테나 해당되는 일입니다.
내가 만약 입찰 담당자인데, 실력이 너무 맘에 들어 선정한 업체의 제안 서류들의 디자인과 양식이 너무 빈약하면 괜히 민망해집니다. 잘 모르는 계약/입찰 관리 부서에서 보면 "이거밖에 안 되는 회사랑 하는 이유가 뭐죠? 제안서 분량이나 형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같은 질문을 받고 그 난관을 내부에서 헤쳐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제공한 자료를 발주사 내부 담당자가 다른 부서에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만큼 깔끔하고 멋진 양식을 제공해 주세요. 디자인과 형식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마지막 결과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전략 체계도에 들어갈 흐름을 모두 기획했다면, 본격적인 작업 이전에 제안서의 전체적인 룩앤필과 디자인 그리드를 잡아서 업무를 시작해 보세요. 이거 없이 시작하면 나중에 나눠서 작성했던 PT자료들 하나로 합쳐서 작업할 때 정말 죽어납니다.
5. 제안요청서에 있는 평가 요소를 바탕으로 내 제안서를 평가하고 보완하자(지피지기)
이렇게 제안서를 모두 완성했다면 본 프로젝트에 참가한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제안요청서에 안내된 평가 기준에 따라 제안서를 평가해 보세요. 제안서를 작성하다 보면 내 흐름에 빠져서 평가의 기본적인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발주사에서 요구하는 평가 요소들이 누락된 것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 누가 그런 실수하겠어 하지만 생각보다 진짜 많습니다. 발표를 진행할 프레젠터의 경우 리허설을 진행하며 본인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보고 타임워치를 통해 제한된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 페이스 체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구성원들이 평가 기준에 따라 우리의 결과물을 평가해 보며 우리의 장점과 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핵심 목표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해도 이번 입찰은 우리가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합니다. 이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사실 해당 입찰에서 승리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가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내가 설득이 되느냐"입니다. 물론 내가 설득이 안 돼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내 자신이 설득 안되는데 누구를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이냐?"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생각하는 "경쟁 PT에서 승리하는 5가지 방법"을 소개드렸습니다. 글의 특성상 내용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지만 진심을 다해 작성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께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주 일요일에도 새롭고 유익한 내용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