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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토 Apr 10. 2024

모두가 칭찬한 다낭 여행

다낭은 사랑이야

6박 7일의 다낭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보니 너무나도 좋은 가을 날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낭은 우기였던 터라 제법 습했는데, 한국에 오니 날씨가 엄청 쾌청해서 괜스레 더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좋은 날씨의 한국을 두고 왜 습하고 더운 나라로 갔던 걸까 잠시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여정이었다.






우리 부부는 코로나 시절 결혼식을 올렸다.


7년간 연애를 했고, 언제 결혼하더라도 이 사람과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코로나의 거센 풍랑에도 개의치 않고 우리의 계획대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예식장 49인 입장 제한, 신랑신부 외 혼주 포함 하객 전원 마스크 착용 필수, 명절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 등. 여러 애러사항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고 속닥하게 결혼식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생각을 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결혼식 보다도 기대가 컸던 신혼여행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연애를 했지만 우리는 한 번도 함께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럼 각자 따로는 가봤는가?

그것도 아니다.


돈 없는 학생시절, 바쁜 취준생 시절, 왜인지 돈도 시간도 없는 직장인 시절을 거치며

남들은 쉽게 떠나는 것 같은 해외여행을 우리는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인생에 한 번뿐인 신혼여행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낭만이 있는 유럽여행, 휴식이 가득한 몰디브 여행, 어디든 좋으니 단 둘이서 오붓하게 보내는 낯선 곳에서의 특별한 시간을 상상했다.


항공편을 예약하고, 풀빌라에 계약금을 걸며 내 마음은 잔뜩 부풀어 올랐다.


그런 마음이 채 몇 달도 못 가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팬데믹에 부딪혀 모든 걸 취소하고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인생이 뜻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니, 어쩌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나만 아쉬운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상황이기에 더욱이 푸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쉬운 대로 차선책을 선택해야 했는데,

그 선택지조차도 폭이 넓은 것은 아니었다.


해외여행이라는 관문이 굳게 문을 닫고 있었기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내여행 밖에는 없었다.


당시 신혼부부들에게는 제주도냐 아니면 육지의 다른 도시냐의 두 가지 선택지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다.


우리는 그래도 케리어에 짐 싸서 비행기를 타는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제주도를 택했고, 일주일간의 제주여행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다.






이런 우리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지난번 못다 한 신혼여행 겸 태교여행으로 베트남 다낭을 다녀온 것을 알고는

너무 잘했다며 모두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또 칭찬했다.


여행을 다녀온 일이 이렇게나 칭찬받을 일이라니.


우리의 이번 여행을 칭찬한 사람들 중에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결혼 선배들이 많았다.


다들 신혼여행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인생에서 두 번 없을 소중한 시간이고 기회라는 걸 잘 알아서 더욱 그런 듯했다.

직장인에게는 이때가 아니면 어디 멀리 오랜 기간 여행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니까.


더욱이 아이를 낳고 나면 그러한 시간들이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둘만의 여행을 아주 기특하게 생각하신 것 같다.

(뱃속의 아이와 함께한 여행이지만. 겉으로는 두 사람이니.)


"잘했다."는 칭찬 한마디에

우리의 여행이 더욱이 빛을 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다고

스스로도 다시 한번 곱씹으며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남편과 대화를 하면서도

우리 둘이서 해외를 간 건 처음이라며 함께 신기해하고 대견해한다.


코로나 시절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진행하며,

언젠가 상황이 좋아지면 꼭 한번 해외를 나가자고 함께 다짐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과연 우리가 해외를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월세에 관리비에 대출상환에 생활비에 경조사비 등.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버겁게 느껴졌고, 내 집마련의 꿈을 함께 꾸면서 더욱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생활을 하다 보니 해외여행은 무슨 국내 여행도 언감생심이었다.


이런 상황에 바쁜 직장생활까지 겹치니 해외여행이 이대로 물거품이 되나 싶은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 지난한 시간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오를 때의 기분이란.


입덧으로 인해 괴로운 상태였긴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드디어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3년 만의 신혼여행 그리고 태교여행이 무사히 막을 내린 것이다.






지금은 만삭의 몸이 되어 지난 여행을 회상해 본다.


곧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라 몸이 너무 무겁고,

여기저기 불편하지 않은 곳이 없고,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지만.


우리 가정에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 전에

먼저 가정의 기초가 되는 부부가 함께 여행을 통해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지금 만삭인 몸의 어려움과 앞으로 다가올 육아의 힘듦을

그나마 상쇄시켜주지 않을까 조금은 기대해 본다.


훗날 언젠가 아이와 함께 또 여행할 기대를 하며,

우리 두 사람(뱃속의 사람까지 세 사람)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칭찬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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