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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드시 Apr 06. 2024

단단해지기

가재의 허물 벗기

가재가 성장을 할 때 작아진 허물을 벗고 가장 여린 살을 드러낸 채 시간을 보낸다. 내가 지금 그런 상태다. 

버티자. 단단한 새롭고 큰 껍질이 나를 지켜줄 때까지는 말이다. 

작고 여린 나를 노출하지 말고 최대한 몸을 낮추고 숨기고 보호해 주자. '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뿐이다. 


예전 회사에 브레인스토밍 룸이 있었다. - 정확한 명칭은 기억에 없는데 그 방은 전망이 좋았고 소파 타입의 의자가 구석구석 놓여있었다. 그 방에는 벽에 영문과 한글이 병기된 문구가 여럿 적혀 있었는데 그 문구 중 하나가 처음의 의견은 새싹과 같으니 함부로 밟지 말자. 이런 취지의 글이 있었다. 그  글을 보고 당시 나는 어릴 적 존중받지 못했던 의견과 감정이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7~8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글이 잊히질 않는다. 존중받지 못한 성장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를 탓하지 않는다. 그 시대는 거의 모든 부모가 그랬으니 말이다. 내 아이를 존중하지 못 한 부모의 양육방식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대를 넘기는 일 없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이제 내가 나를 보호하며 새싹 같은 나를, 허물을 벗고 여린 살을 드러내며 버티는 나를 내가 안아주고 보호해 주자. 드디어 나도 성인이니까. 사춘기 시절 돌아보면 얼마나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철이 참 늦게 들었다. 옛 생각에 달콤해 지는 주말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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