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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2. 2023

20년 전

얼마 전, 20년 전에도 얼추 이십대였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십대에 되돌아본 20년 전은 알록달록 서툰 그림일기 같았다.

지금은 20년 전의 일기가 제법 여물어있다.

앞쪽으로 많은 페이지를 넘겨야 하는 묵은 각인도 많아졌다.

하지만 오늘, 또 싱싱한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다.

아마 다음 주쯤 되면 하나하나 다 생각나지 않을 거다.

그중 몇 개만 하루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 저장되겠지.

기억 못 하는 기억들은 아무렇게나 둥둥 떠다니다가

잊히거나, 문득 떠오를 것이다.

이렇게 새기고 또 미처 새기지 못한 일들을 섞으며

인생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있다.

이 나이테가 두꺼워질수록 내 알맹이도 단단하고 도톰해지길 바란다.

부디 해피 엔딩이길 바라며.

오늘도 느슨하지만 명확하게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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