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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투자하면
10년이 행복해지는 10대 비법

알랭 드 보통도 몰랐던 ‘보통’의 삶에서 행복해지는 10가지 전략

하루 10분을 투자하면 10년이 행복해지는 10가지 비법

알랭 드 보통도 몰랐던 ‘보통’의 삶에서 행복해지는 10가지 전략   

      

이 글은 이병률의 《혼자가 혼자에게》 책에 나오는 ‘10분 동안만 나를 생각해주세요’라는 글을 읽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작성해본 글이다. 하루 10분을 투자하면 10년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10분의 시간은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라고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다. 시간의 길고 짧음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전적으로 다른 시간으로 기록된다. 시간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와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로 구분된다. 시간이 나서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지는 물리적인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고, 시간을 내서 의도적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은 저마다 다른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세상은 크로노스보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바꿔 나간다. 비록 짧다고 생각하는 10분도 누군가에게는 그냥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져진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10분간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면 새로운 사고의 관문이 열린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왜 이렇게 바쁜가? 나는 무슨 일을 하면 신나고 어떤 일을 하면 신이 나지 않는가? 나는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가? 내가 살아감으로써 나에게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 나는 다른 사람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나는 왜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이 나를 끌어당기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고 있는 것일까?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힘든지 알면서도 친구와 왜 그렇게 늦게까지 술을 마셨을까? 땀을 흘려 운동하는 과정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분만이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놓고 잠깐 생각해보면 정말 순식간에 10분이 지나간다. 놀라운 사실은 10분 동안 무심코 던진 질문 중에는 일생일대를 거쳐 고민해도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없는 게 많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우리는 질적으로 도약할 수 없다. 질문은 여기서 안주하려는 안이한 자세, 관성대로 살아가려는 습관적인 생각에 브레이크를 걸고 색다른 사유를 시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질문이 삶의 질을 높이는 소중한 파수꾼이다. 오늘 던지는 나의 질문이 내일 얻을 답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한다. 질문이 틀에 박히면 답도 틀에 박힌다. 색다른 가능성이 잉태되지 않고 타성에 젖어 사는 이유는 탄성을 지를만한 질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 던진 질문에 속박되어 살아가는 한, 내 삶을 내가 주도할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남의 질문에 대답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10분간만이라도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질문을 던지며 사색에 빠지면 10년은 젊게 산다.      



하루에 10분 동안 만이라도 책을 읽으면 생각지도 못한 대책을 만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하루에도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 약속 시간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시간, 한 가지 일을 끝내고 다음 일이 시작되기까지 비어 있는 시간, 아침에 조금 일찍 출근해서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 잠자기 10분 전의 시간이 모두 책 읽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황금 같은 시간으로 전환된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자투리 시간에 남의 꼬투리나 잡을 생각하기보다 필요한 생각거리를 책에서 얻을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어보자.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야 책을 읽을 수 있다. 시간이 나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과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사람의 차이는 10년이 되면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천지차이로 드러날 것이다. 작은 실천의 진지한 반복만이 반전의 기적을 만들어낸다. 10분만이라도 책을 몸으로 통과하는 시간을 가져보다. 책을 통과하고 나온 몸은 이전의 몸이 아니다. 책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사유로 샤워를 한 몸은 그냥 몸이 아니다. 내 몸을 어제와 다른 곳으로 이끌고 갈 놀라운 사유가 들어 있는 몸이다. “책은 읽는 것이 아니다. 행간에 머무르고 거주하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처럼 하루 10분만이라도 책의 행간에 머무르고 거주해보자. 10분 동안 많이 읽을 필요도 없다. 읽다가 꽂힌 문장에 완전히 몸을 담그고 저자의 심연 속으로 빠져보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놀라운 생각이 담긴 한 문장의 뒤안길을 걷다 보면 10분은 1분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책 속에 빠진 10분이 10년 앞을 내다볼 사유의 샘물을 맛보는 시간이다.      



10분간 어제를 반성하면 오늘의 놀라운 반전이 시작된다     


“어제가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오늘도 불행하고 오늘이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내일도 불행합니다. 어제저녁에 덮고 잔 이불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신영복 교수님이  한겨레 신문 칼럼 <주소 없는 당신에게>에서 하신 말씀이다. 오늘 허겁지겁 일어난 사람은 어제 비몽사몽간에 잠을 잤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에도 또 지각하는 이유는 오늘 하루를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하루 10분을 통제하는 사람이 다가오는 10년 앞을 상상하는 사람이다. 어제를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오늘도 반성 없이 보내고 내일도 별다른 반성 없이 비슷한 일을 반복할 것이다. 반성하는 삶이 별다른 변화 없이 반복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어제와 다르게 구상하고 상상하게 만든다. 반성은 내가 했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나의 잘못으로 일어나 일이 없는지를 생각하는 각성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말 한마디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몸에 밴 행동으로 엉뚱한 사람이 의외의 상처를 받는다. 나는 상대를 배려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거꾸로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대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심각한 오해로 받아들인다. 사람의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는 않다. 의도를 갖고 의미를 전달했지만 의도를 잘 못 생각해서 의미가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하루에 10분 만이라도 내가 만났던 사람과 내가 추진했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나의 언행을 반성해본다. 혹시 나는 상대의 입장을 무시하거나 관점을 존중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한 적은 없는지, 내가 추진했던 일에 관여된 많은 사람들에게 혹시나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살 여지는 없었는지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수록 오늘 하루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오늘은 어제의 연장이고 내일의 과거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10분 먼저 출근하면 10년 앞을 내다보며 상상할 수 있다     


남보다 10분만 먼저 도착하면 여유가 생기고 곧 이어질 미팅이나 다른 일을 상상하는 행운을 누린다. 수업시간에 매번 늦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모든 수업시간에 10분 먼저 도착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조용히 준비하는 학생이 있다. 출근 시간 때마다 허겁지겁 간신히 지각을 면하거나 5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신입사원이 있는가 하면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차분히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 매번 만날 때마다 지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소한 다른 사람보다 10분 먼저 도착해서 만날 사람과 만나서 할 일을 잠깐이라고 미리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10분 먼저 준비하는 사람과 10분 늦게 도착하는 사람 사이에는 10분이라는 물리적 차이만 존재하지 않는다. 10분 먼저 도착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10년을 앞질러 뭔가를 상상하지만 10분 늦게 도착해서 눈치를 보는 사람은 10년 정도 뒤늦게 남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10분의 차이는 10분 동안 생각하는 사고의 차이이며, 10분 동안 생각하는 사고의 차이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상상력의 차이를 낳는다. 빠른 (fast) 사람보다 이른(early)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빨리 가려는 사람은 경쟁 상대가 언제나 밖에 있지만 이른 사람은 경쟁상대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빠른 사람은 일의 효율을 중시하지만 이른 사람은 일의 효과를 중시한다. 빠른 사람은 속도를 최우선의 미덕으로 삼지만 이른 사람은 앞선 사유,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생각의 밀도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다. 남보다 빨리 가려고 노력하는 하루보다 어제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하루를 만들자. 생각의 속도도 결국은 깊은 생각 속에 응축된 사유의 정수가 쌓일수록 생기는 경쟁력이다. 생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밀도 있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10분 먼저 출근해서 미리 생각하는 여유가 생각의 밀도를 낳는 원동력이다.     



10분만이라도 산책을 하면 책 보다 소중한 묘책도 얻는다     


책 보다 더 소중한 책이 산책이다. 일상(日常)은 시상(詩想)이 비상(飛上)하는 상상력의 텃밭이다. 영화 〈패터슨〉을 보고 나서 깨달은 문장이다. 매일 아침 6시를 조금 넘으면 기계적으로 일어나 콘플레이크를 간단한 아침식사로 먹고 출근해서 미국 뉴저지주 작은 소도시 패터슨에서 버스 기사를 하는 패터슨(아담 드라이버 역)이 주인공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시작해서 고정된 노선을 따라 정해진 시간 동안 운행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와 아내 로라(골쉬프테 파라하니 역)가 준비한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패터슨은 마빈이라는 개와 산책을 하고 단골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저마다의 꿈을 지니고 있는 동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피로를 푼다. 어느 버스 기사와 비슷한 일과를 반복하지만 패터슨의 다른 점은 버스를 운행하기 전 운전석에서, 잠을 자기 전 집의 지하 서재에서 하루 동안 만났던 일상에서 얻은 상상력으로 그 날 그 날의 시상(詩想)을 비밀 노트에 적는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만 직장인에게는 지겹고 지루한 하루 일과지만 일상(日常)에서 비상(非常)한 시적 영감을 찾는 버스기사 패터슨에게는 하루 일과가 경이로운 기적이다. 경이로운 기적은 거창한 계획과 엄청난 성취에서 나오지 않고 늘 반복되지만 다른 눈과 생각으로 바라보는 일상(日常)에서 비상(飛上)한다. 산책하는 시간은 많은 사람들과 엮이고 연루되어 보낸 시끄러운 하루를 조용히 사색하면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걷고 있는 자신을 주변의 자연 풍경 속에 집어넣기도 하고,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을 떠올려 곱씹어보기도 한다. 책을 읽고 산 택하면서 나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읽었던 책 내용도 모래알처럼 산재해서 깊은 사색의 샘물로 전환되지 않는다. 책은 산책을 통해 나의 것으로 전환된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산책을 하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10가지 묘책(妙策)도 얻을 수 있다.    


  

10분간 추상명사를 동사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하면 역동적인 삶이 펼쳐진다     


사랑은 추상명사다. 무엇이 사랑인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동작을 생각해보면 된다. 나보다 힘든 위치에서 다를 절룩거리며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평소와 다르게 걷고 있어서 물어보았다. 발목을 접질려서 인대가 늘어났다고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힘겹게 걸으면서 든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것이다. 필요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몸을 부추겨 승하차 과정을 도와줄 수도 있다.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를 구체적인 ㅅ람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방법은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를 위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실천을 하면 사랑이라는 추상명사가 관념적으로 생각되지 않고 보통명사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더 나아가 사랑은 이제 구체적인 동사로 일상을 바꿔나가는 놀라운 혁명의 불씨로 거듭난다. 열정이라는 추상명사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자. 열정(熱情)은 뜨거운 열(熱)과 정(情)만 있으면 발휘되지 않는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실천에 옮기면 된다. 바빠서 포기했던 일을 다시 불러내서 발동을 걸어본다. 포기했던 운동도 다시 시작한다. 열정은 머리나 심장에서 발원되지 않고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 몸이 부실하면 열정이든 사랑이든 다 식어버린다. 뜨겁게 타오르는 야망이나 열망은 모두 건강한 몸에서 시작된다. 그 몸이 목적이나 목표를 지향할 때 열정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추상명사가 관념으로 머릿속에 들어 있을 때와 일상으로 내려와 실천될 때의 차이가 바로 행복과 불행의 차이가 아닐까. 행복한 사람과 삶은 세상의 모든 추상명사를 동사로 바꿔 실천하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의 면면을 생각하면 면모가 바뀐다     


내 전화번호부에는 약 13,000명 정도의 이름이 올라와있다. 전화번호부에는 누구와 하루 또는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통화한 사람 순서로 저장되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가나다순으로 저장되어 있다. 가끔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전화번호부 이름을 스크롤하면서 아래로 내려가 본다. 대부분의 이름이 친숙하지 않다. 어디선가 한 번 들어본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럼 왜 내 전화번호부에 올라와있을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서로가 명함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인류학자 로빈 던바(70)가 개발한 '던바의 수'(Dunbar's number)가 있다. "인간에게 적정한 친구 숫자는 150명 정도"라는 인간관계 구축의 한계 숫자다. 던바 교수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친구가 1000명이 넘어도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은 150명 정도에 불과한데, 그중에서도 매우 친한 관계는 15명 정도, 자주 연락할 정도로 친한 관계는 50명 내외다. 새로운 인맥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맺은 인간관계 속에서 더욱 따뜻한 정이 흐르고 언제라도 부르면 찾아가 무조건 도와줄 수 있는 인생의 절친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더 소중하다. 만약 내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곳에 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를 생각하면서 내 인생의 친구 50명 내외를 머리에 떠올려본다. 내가 만났던 사람과 나와의 거리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숨겨진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아주 가까운 친밀한 거리나 개인적인 거리일까, 아니면 거리가 좀 떨어진 사회적인 거리나 공적인 거리일까. 사회적이고 공적인 거리에 있는 사람이 친밀하고 개인적인 거리에 있다고 착각할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인간적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지혜를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생각해보자.     

 


하루에 한 단어를 선정해서 10분간 생각하면서 생각이 단아해진다     


미국의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이라는 책에서 마지막 단어(final vocabulary)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마지막 단어는 자신이 행동과 신념, 그리고 삶을 정당화시키는 데 필요한 단어다. 개인 혹은 집단이 딜레마 상황에 빠지거나 결연한 결단을 내릴 때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데 최후까지 의지하는 신념어다. 마지막 단어는 보통 의식 아래 있다가 삶이 흔들릴 때 표면 위로 솟아올라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결연한 어휘다.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한 가지 단어,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을 만큼 내 삶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같은 단어가 지금 여기서의 삶에서 머무르지 않고 보다 소중하고 숭고한 삶, 자기를 넘어 타자와 공동체로 연결되는 삶을 꿈꾸게 만든다. 나에게 마지막 단어는 ‘도전’이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호기심의 발로이자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삶의 원동력이며, 능력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내 삶의 ‘카니발’ 바로 도전이다. 리처드 로티가 말하는 마지막 단어 이외에 내 삶을 뜨겁게 달구는 어떤 단어도 좋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떠오르는 아무 단어를 선정한 다음, 그 단어와 관련된 과거의 체험적 흔적이나 관련된 사연, 겪었던 아픔이나 기쁨, 그 단어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거나 세상을 이전과 다르게 보기 시작한 결정적인 사건과 사고에 대해 잠깐만이라도 생각해보면 하루가 풍부한 생각으로 넘칠 것이다. 단어와 연상되는 경험의 폭과 깊이를 심화 또는 확장하지 않으면 단어와 관련된 나의 사상적 깊이와 넓이도 심화 또는 확장되지 않는다. 단어에 담긴 사유의 무게가 바로 내 삶의 무게다.     



10분 동안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생각도 떠오른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대학교수가 나의 직업이다. 나는 학생이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지 않으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내용을 더 배우고 싶은 갈망을 지니고 있는지를 모른다. 내가 학생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왜 어떤 아이는 매일 지각하고 어떤 아이는 늘 남보다 먼저 와서 수업을 준비하는지를 모른다. 내가 학생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지 않으면 입사시험에 번번이 떨어지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늘도 꿋꿋하게 다음 회사 면접시험을 묵묵히 준비하는지를 알 수 없다. 정치가는 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 현실 정치는 국민의 염원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기업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늘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기업은 고객의 입장을 무시하고 이익 추구에 혈안이 되는 사례도 있다. 타자의 입장을 가슴으로 생각해보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역시 쉽지 않은 마음 씀씀이다. 고객이 쇼핑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주차장에 버려놓은 카트였는데 마트 입구에 다시 가지런히 정리된 카트를 보자. 나는 버려놓고 갔지만 누군가는 그걸 다시 끌어다 이렇게 정리해놓지 않았는가. 지금 내가 경험하는 편리함과 단순함은 불편함과 복잡함을 나 대신 경험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마음 씀씀이가 하늘과 땅 차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창조나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히트 상품은 모두 다른 사람이 겪는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한 사람이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면서 만들어낸 상상력의 산물이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내가 경험하는 모든 편리함이 누구 덕분인지,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서 내 삶의 행복을 제공하는 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을 생각해보자. 나도 언젠가는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생각의 씨앗을 발아시킬 수 있는 날이 열릴 것이다.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 10가지를 쓰면 여러 가지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    


버킷 리스트에는 거창한 도전 목록이 들어가야 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과제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30분 일찍 출근해서 책 읽기, 하루에 시 한 편 읽기,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한 시간 이상 운동하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부모님에게 전화하기, 일주일에 한 번 잊혀가는 친구 한 명 소환해서 전화하기, 좋지 않은 관계로 만남의 인연이 끊긴 사람과 사과하고 다시 관계 이어가기, 하루에 한 번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 하루에 3가지 이상 감사한 일 기록하기 등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잠시라도 비상할 수 있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면 뭐든지 좋다. 버킷 리스트는 채우고 싶은 욕망 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버리고 그만두고 싶은 결단의 리스트이기도 하다. 하던 일을 멈추거나 그만두는 용기는 두려움에 도전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만큼 어렵다. 자주 마시는 음주 횟수를 줄이거나 하루에 스마트 폰으로 검색하는 시간이나 횟수 줄이기, 험담하고 화를 내는 시간을 줄이고, 부정 언어를 사용하는 횟수도 줄여보면 말에 담긴 부정 담론이 긍정심리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높여줄 것이다. 나는 일 년에 한 번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일 년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낸다. 올해는 뚜르 드 몽블랑 트래킹을 다녀왔고 내년에는 유럽의 최고봉, 엘부르즈 정상(5,642m) 등반을 목표로 함께 대원 1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하루에 10분만이라도 꿈꾸고 도전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생각만 해도 심장이 뛴다. 힘든 삶을 버티게 만들어주는 동력이 바로 버킷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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