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어 말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어머, 선생님. 핸드폰 케이스 바꾸셨네요? 예뻐요."
"아 저.. 그게.. 실은 제가 차애가 생겼거든요"
"네에? 선생님, 최애 덕질하기에도 바쁘시다고 들었.. 아니 최애님 떡밥은 늘 춘궁기셨죠?
아니 그럼 그 틈새로 차애가 생기신 건가요? 아니 근데 그게 핸드폰 케이스랑 무슨 상관.."
"사랑이란 나눌수록 커지는, 또 커질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소비를 미루지 않으며.. 그래서 제가 굿즈라는 것을 사보았어요. 굿즈라는 것이 나오는 메이저 덕질은 너어무 오랫만이어서 사이트 들어가서 둘러보는데 되게 설레고 그러더라고요."
"아... "
"근데 다행인지 제 취향의 것이 많진 않고.. 딱 하나 발견했는데 핸드폰 케이스더라구요. 마침 제가 핸드폰 케이스 바꿀 때가 되었지 않았겠어요! 물론 그 마음에 드는 굿즈가 이불이었다면 제가 마침 이불 바꿀 때가 되었을 것이었을 것이었고, 그것이 자전거였다면 제가 또 자전거를 새로 들일 타이밍이었을 것이고, 비타민 D 였다면 제가 마침 햇빛이 부족했을 것이었고 뭐 그런 것이었겠지만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요즘 굿즈에는 자기가 넣고 싶은 문구를 넣을 수 있는 것이에요. 커스텀 말예요. 와, 정말 세상 대 메이저 덕질인 거예요! 열네 글자나 넣을 수 있다고 해서 메모장을 열어서 이리저리 문구를 만들어보기도 하구.."
"아 그럼 여기 어디 선생님이 작성하신 문구가 있는 거네요?"
"아 네.." (핸드폰을 액정 방향으로 뒤집는다)
"아... "
"제가 그냥 하나 가져본다 셈 치고 사본 건데, 품질이 이렇게 괜찮네요? 이게 유광인데도 막 미끄럽지가 않아서 그립갑이 좋구요, 채도가 알맞아서 유광인데도 불구하고 지문이 크게 눈에 띄지가 않아요. 그리고 이게 딱 누구 굿즈다 하고 이름 막 빡! 사진 빡! 이렇지가 않고 앨범 내지 사진을 아주 은은하게 잘 넣어놔서 일코하기에도 좋구요. 물론 이게 의도한 건지, 사진 일부를 좀 많이 확대하느라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화소가 드러나 거칠게 보인다는 특징이 좀 있어요. ISO 800 이상으로 찍은 것처럼 보인달까요. 또 주문자가 추가한 문구의 폰트가 기존에 프린트되어있는 문구의 폰트와 미묘하게 다르더라구요. 획 굵기랑 자간 및 행간이요. 그게 좀 아쉽긴 한데, 이 정도면 뭐 너무 훌륭하죠. 사진에서 노란끼를 높인 덕에 빈티지와 레트로함을 한 번에 가져와 더욱 힙한 갬성으로 제작해놓았으니 제가 Flex 해버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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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 아,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생님 핸드폰 케이스 바뀌어서요~."
"아.. 그냥.. 한번 바꿔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