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어둠 속 커튼
영원히 갇히고 싶지 않아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난 두려워
이제 커튼을 걷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다시
어둠 속 커튼에 갇혀버리면 어쩌지...
어쩌면...
그땐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할지 몰라...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이 어둠에 길들여졌어
가만히 잘 살아가는가 싶다가도
너와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라
어둠 속에서 신음하게 돼
어둠 속에선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아
나만 감당하면 돼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예전 밝았던 나는 이제 기억나지 않아
그때 난 과거의 나일뿐
고맙게도, 정말 다행히도
이번엔 시간이 해결해줬지만...
또다시...
영원히 어둠 속에 갇힐까 두려워...
적당한 고통 속에
이렇게 내 마음을 적어 내려 가는 것에 익숙해졌어
이런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이제...
나쁘지만은 않아...
이제 이게 나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