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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에게 26화

#31. 어둠 속 커튼

영원히 갇히고 싶지 않아

by 광화문덕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난 두려워

이제 커튼을 걷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다시

어둠 속 커튼에 갇혀버리면 어쩌지...

어쩌면...

그땐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할지 몰라...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이 어둠에 길들여졌어


가만히 잘 살아가는가 싶다가도

너와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라

어둠 속에서 신음하게 돼

어둠 속에선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아

나만 감당하면 돼


어둠 속 커튼을 걷지 마

예전 밝았던 나는 이제 기억나지 않아

그때 과거의 나일뿐


고맙게도, 정말 다행히도

이번엔 시간이 해결해줬지만...

또다시...

영원히 어둠 속에 갇힐까 두려워...


적당한 고통 속에

이렇게 내 마음을 적어 내려 가는 것에 익숙해졌어

이런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이제...

나쁘지만은 않아...

이제 이게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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