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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Oct 28. 2015

#24. 내가 한 건 버틴 것뿐

[잠시 쉬어가기]생각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믿음뿐...


믿는 대로 이뤄진다

수험생활 시작부터 기자로 일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지난 10년간 내게 변치 않는 믿음이 있다. 믿는 대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을 비웃을 수도 있다.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내겐 분명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지금 어디선가에선 누군가가 경험하고 있을 이야기다.

넌 안돼

누군가 내게 단호하게 했던 말이다. 수험생활 중에 잊지 못할 기억이기도 하다.


사실 이 말을 한 사람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해 1차 서류에서 광탈을 했던 나였으니 말이다. 그러다 치욕적인 인턴 경험을 수차례 겪었고 그럼에도 또다시 온라인매체 입사했으니... 나도 참 지독하게 버텨온 삶이다.


주위 많은 이들이 내게 조언했다. 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맞다고. 나 역시도 너무 힘들 때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은 늘 '여기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하자'였다.


기자가 된 뒤 나를 향해 말하는 이들의 반응은 확연히 달라졌다. 많은 이들이 "대견하다"고 말한다. "네가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면서...

시련과 나

당연히 우여곡절도 많았다. 온라인 매체에 입사해 열등감이 폭발했다.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지독하게도 일했다. 일중독이란 애칭이 늘 나를 따라다녔다.


어떤 선배에게는 폭언을 들으면서도 버텼다. 어딜가나 미친개는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실력으로 인정받으려 했다. 남몰래 하늘을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 신세가 한심하고 불쌍해서...


난 늘 실무형 인간이 되고자 했다. 조직 내에서 일 잘하는 기자가 되고자 했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이것 뿐이었다. 사내 정치는 내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무엇보다 난 정무적 감각이 굉장히 떨어진다 판단했다.


다만 한 가지 소신을 잃지 않았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모든 시련이 내 성장에 밑거름이 되리라 맹신했다.

 힘들 때마다 나를 다독여

힘들면 힘들수록 내 미래의 멋진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렸다.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나의 모습을, 트렌치코트를 입고 멋들어지게 현장에서 리포하는 내 모습을... 많은 이들 앞에서 지독하도록 힘든 내 지금 모습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날들을...


눈을 감고...

가슴  깊이 깊이...

기고 또 새겨 넣었다...


2008년 5월 블로그에 썼던 글이다.

꿈이란 것이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조금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나의 여건으로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꿈이 아니다.  

꿈이 아름답고, 고귀하고
동경의 대상,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루는 과정에서 뼈를 깎는 고통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포기의 유혹이 있기에
꿈은  더욱더 빛나는 것이다.
꿈을 성취하는 이들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나는 주말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발의 고통을 느낀다.
꿈을 이루기 위해 주말 24시간을 서있다.
(당시 주말이면 신라호텔에서 서빙 알바를 했다. 시급 6천 원이라 주말 이틀만 빡세게 하면 한 달 용돈 정도 됐으니...)

내게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은 힘겹다.
하지만, 내가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미소일 것이다.

힘들더라도 인내를 갖고 고통이 심한 만큼
내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웃는다.

얼마 전 하루 종일 서서 움직이다 보니
두 번째 발가락이 피멍이 들어 걷지를 못한 적도 있다.

비록 주말이긴 하지만,
하루 14시간을 서 있어야 하다 보니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발에 통증이 심하다.

발뿐만 아니라 무릎에서부터 허리까지
통증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이따위 통증으로
내가 꿈을 포기할 수 없다.

고통 없이 주어지는 대가는 없다.
고통이 있기에 그 대가는 더욱 값진 것이다.

나보다 더욱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세상은 모든 게 상대적이다.
제발 더 이상 세상을 탓하지 말고,
자신을 변화시키자.

나를 사랑하고 나를 창조하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꿈을 그리면,
언젠가 나는 그 꿈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꿈을 닮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아왔다. 이를 악물고 버텨왔다.


그렇다 보니 어찌어찌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선후배들에게 인정받으며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내가 한 것은 버틴 것밖에 없다. 운은 노력하고 버티는 자에게 온다고 믿는다.


난 이말이 참 좋다.

난 지금 꿈을 닮아가고 있다
에필로그

사실 지금도 하루하루 버티듯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처받고 상처주고 하면서 말이죠.

어떤 때에는 하루에도 수십번 그만두고 싶기도 해요.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 의문이 들 때도 많고요.

전 이런 의문이 드는 게 긍정적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제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니까요.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힘들고 두려운 건 다 마찬가지 같아요. 다만 그걸 자신이 어떻게 대처하느냐 문제같기도 하고요.

언제부터인가... 희망을 이야기하면 희망고문이 된다고 치부하는 사회가 됐는데요... 전 그래도 말하고 싶습니다. 버티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말이죠.

하지만 명심해야 합니다. 버틴다는 것이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의미가 아님을 말이죠.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며 버텨야 합니다.

기회가 왔는데 준비가 덜됐다면 그 기회는 좀 더 치열하게 버틴 이들의 몫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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