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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08. 2022

문득 마가린 간장밥이 먹고 싶어졌다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다운 거겠지

갑자기

어릴 적 자주 먹었던 마가린 버터맛이 입안 가득 차 옴이 느껴진다. 그 뭐랄까. 버터의 뻑뻑하지만 그 마가린만의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향과 미각이 갑자기 느껴진다고 할까.


어릴 적 난 간장밥을 자주 먹곤 했다. 반찬이 주로 김치밖에 없어서 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땐 따뜻한 밥 위에 마가린을 떠올리고 거기에 간장과 들기름을 넣어 비벼먹곤 했다.


마가린 버터의 향과 들기름의 향이 어우러지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던 기억이다. 간장의 짬쪼름함이 더해지면 그보다 더 맛있는 건 없었다. 그게 천국의 맛이었다.


가끔 어릴 적 기억이 들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날인 것 같기도 하다. 퇴근길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마가린 버터를 한통 사들고 들어가야겠다.


마가린 버터는 다시 맡아보고 싶은 향수 같은 존재다.


당연히 난 실망하게 될 것이란 걸 안다. 내가 기억하는 지금 내 입안을 가득 채운 맛과 나이가 들어 찾은 마가린 밥의 맛은 같지 않을 테니. 라면이 너무도 먹고 싶어 끓여먹으면 늘 실망하듯이 말이다.


내가 기억하고 맛보고 싶었던 그 맛은 기억 속에 있어 더 그립고 더 달콤하고 더 매력적인 것이라는 걸 난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보려고 해도 내가 원하는 그 맛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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