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진 기자의 글쓰기 '글이 쓰기 싫을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어떤 일이든 억지로 한다는 것은 참 고된 일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것이 업인 내게도 그렇다.
내 경우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와서 두통이 올 때가 있어서다. 머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방대한 정보는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특히, 이 경우에는 라디오 리포트까지 겹치면 정말 죽을 맛이다. 머리는 아파 죽을 것 같고, 심적 압박감은 이를 더 증폭시킨다.
이런 고충을 알기에, 난 나 자신이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 경우 글쓰기가 너무 힘들 때는 하지 않는다.
머리가 무거워짐을 느끼면 기자실에서 밖으로 나온다. 좁은 기자실을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다.
밖으로 나와 바람을 느끼고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해도 글이 안 써지면, 조용한 커피숍에 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신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본다. 여유로움을 최대한 느끼기 위함이다.
이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머리가 다시 글을 써도 좋다고 얘기할 때까지 말이다.
머리가 어떻게 얘기할까 싶겠지만, 이렇게 쉬다 보면 '이제 좀 뭘 쓸 수 있을 것 같다'란 느낌이 올 때가 있다. 머리가 좀 가벼워진 느낌. 심리적 부담이 좀 줄어든 느낌. 그것이다.
글쓰기를 연습하는 분들에게
일반적으로 글이란 것은 그때그때의 마음속 감정, 인사이트, 문제의식을 담아내기 위해 쓴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이런 것들이 꼭꼭 숨어버린다.
억지로 글을 써야겠다고 노트북 앞에 앉게 되면, 진심이 담기기보다 강박관념에 따른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고, 그에 대한 인사이트를 토대로 쓴 기사와 취재지시를 받은 후에 써낸 기사의 퀄리티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남의 문제의식이 곧 내 문제의식이 될 수 없어서다. 그저 그 기사는 면피용 정도로 마무리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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