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Nov 10. 2016

피곤한 글 vs 고마운 글

<신동진 기자의 글쓰기 3GO> 속 글쓰기 tip

정확하지 않은 글은 많은 이들을 피곤하게 한다


기자로 일하면 하루에도 수백 통의 보도자료를 받는다. 기자의 손을 거칠 필요 없는 잘 쓴 보도자료도 있지만, 기자를 경악하게 만드는 보도자료도 있다.

보도자료: 언론사에 보도를 요청하기 위해 작성된 자료 및 문서.


내 경우에는 정부 기관에서 보고서 형식으로 보내온 보도자료에서 기가 막힐 때가 많았다. 개연성이 낮거나 단순히 글자가 나열된 글을 보게 되면 열었던 화면을 도로 닫고 싶은 심정이다.


보도자료는 기자들이 기사를 생산하는 데 참고하는 중요한자료다. 보도자료 배포는 기자에게 정확한 사실에 대한 내용 전달 측면 외에 실무자의 일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실무자는 업무와 관련한 사항을 보도자료에 담아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자신의 일상 업무를 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보도자료가 엉망이면 그날 하루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온종일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면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기자 역시 암호를 해독하듯 자료 내용을 분석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불통인 번호로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대기도 한다. 정확하지 않은 글이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셈이다.


반대로, 배려가 가득한 보도자료를 받으면 기사를 공들여 써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쉽게 쓴 문장만으로도 감격인데 어려운 단어나 전문용어들을 세심하게 풀어주기까지 했다면 그냥 넘길 수 없다. 작성자가 누군지도 확인하게 된다. 나의 경우 나중에 우연히 볼 기회가 생기면 “보도자료가 참 쉽고 좋았다”는 말을 꼭 건넨다.


고민해서 작성한 글은 읽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을까’라고 감정이입이 된다. 나 역시 글쟁이이기 때문이다.

이전 23화 글쓰기는 친절해야 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