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자만하고 경솔해지면 언제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앞만 보고 달리다 넘어졌다.

처음엔 자책 했다

불안함에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초조함과 두려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허망함으로 바뀌었다.

내 스텝이 꼬였는지

누가 발을 걸었는지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넘어지고 나서야 돌아보게 됐다

지나온 날들 속 내모습을.

경솔했던 모습들

자신의 경계를 넘어 자만 가득했던 내 언행들.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던건데...

후회와 탄식이 가슴을 후벼팠다.

회개와 반성으로 자책의 시간을 보냈다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다.

길가에서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힘내라고

별거 아니라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보였다.

다 이유가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 이또한 놀라운 기적임을 알게 되겠지.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수없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독이려 애썼다.

다시 겸손함으로 낮은 자세로 주위를 대하리라 다짐했다

다시는 넘어지고 싶지 않다고

앞만보며 뛰고 싶지도 않다며

이제는

나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분들과 함께 걷고 싶다고

그렇게 난 다시 제자리로

아니

이전보다 더 낮은 자세로 살겠다고 울부짖으며 기도했다.

넘어지고 나서야 알게 됐다.

자만하고 경솔해지면 언제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젠 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걸으면 된다는 것을...

물론 각오해야 한다.

다시 일어나려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불안함과 공포,

모두가 날 등지고 손가락질할 것 같다는 외로움,

이처럼 처절하리만큼 혹독한 대가를 겪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