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건 희생이 아니다.

슬기로운 결혼 생활

금요일 저녁, 대학 동창들이 모입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같은 날 배우자가 힘든 하루를 보냈다고 말합니다. 함께 있어주면 좋겠다는 눈빛을 보냅니다. 선택의 순간입니다. 친구들을 만날까요, 배우자 곁에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선택하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내가 포기하네', '내 시간을 또 빼앗기는구나', '나만 희생하는 거 같아 억울해.' 배우자를 우선하는 선택이 마치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고, 자신을 버리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무언가를 잃는 기분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배우자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은 희생일까요? 나를 포기하는 일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사랑과 우선순위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배우자를 우선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희생에서 선택으로 바뀐 관점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결혼 7년 차 지훈과 수영 부부 이야기입니다. 지훈은 늘 불만이었습니다. "내가 너무 희생하는 거 같아. 친구도 못 만나고, 취미도 포기하고, 다 아내 때문이야." 아내와 시간을 보낼 때마다 억울했습니다. '내 시간을 빼앗기는 기분.'

수영도 답답했습니다. "희생한다는 말이 상처예요. 나는 당신의 짐이야?" 둘 사이에 거리가 생겼습니다. 지훈은 배우자를 우선하면서도 행복하지 않았고, 수영은 사랑받는 느낌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겨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상담사를 만났습니다. 상담사가 지훈에게 물었습니다. "친구를 만나지 못해서 억울하다면, 왜 아내를 선택했나요?" 지훈이 대답했습니다. "그게... 아내가 힘들어해서요."

상담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지훈 씨가 선택한 건가요, 강요당한 건가요?" 지훈은 잠시 생각했습니다. "선택했죠. 수영이 강요한 적은 없어요." "그렇다면 희생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당신이 주체적으로 결정한 겁니다."

담사가 설명했습니다. "희생은 억지로 빼앗기는 겁니다. 하지만 선택은 자발적입니다. 지훈 씨는 친구보다 수영 씨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선택한 겁니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지훈은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관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배우자를 우선하는 선택을 손해로 봤다는 사실을. 그날부터 생각을 바꿨습니다. '나는 아내를 선택한다. 그녀가 내게 더 소중하니까.' 같은 행동이지만 느낌이 달랐습니다. 억울함이 아니라 기쁨이 되었습니다.

수영도 느꼈습니다. 지훈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함께 있을 때 예전처럼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편안해 보였습니다. "당신이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마워." 수영이 말하자 지훈이 답했습니다. "당연하지. 당신이 나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인데."

우선순위를 왜 희생으로 오해할까?

배우자를 우선하는 선택을 희생으로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랑에 대한 근본적 오해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무조건적 양보나 자기 포기로 이해합니다. "사랑하면 참아야지", "내가 양보해야지", "내 욕구는 뒤로 미뤄야지." 이런 생각은 사랑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다릅니다.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일이 나도 기쁜 상태입니다. 배우자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입니다. 배우자를 우선하는 선택은 손해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우리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내 행복을 위한 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