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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Apr 29. 2019

월급에 스트레스 받는 게 포함되어 있다고?

회사를 다니며 받는 월급은 노동의 대가다. 노동력을 제공한 만큼의 대가로 받는 게 월급이다. 월급 자체만 놓고 보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기만 하면 되고, 제공한 만큼 그 대가로 월급을 받으면 그만이다. 반대로 사용자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이용한 노동력만큼 그 대가로 월급을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처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현실은 불합리하다.




< 노동자 입장에서 >

노동자는 합의한 만큼 노동력을 제공했음에도 월급만 받고 끝나지 않는다. 월급에 보너스를 받는다. 보너스는 성과급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성과급이면 정말 좋으련만, 상사 혹은 사장의 온갖 종류의 말과 행동, 그리고 다양한 업무 상황 및 업무 외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뜻한다. 근로계약서에 월급에 관한 계약은 명시되어 있어도 스트레스에 대한 사항은 없다. 스트레스를 받기로 한 적이 없음에도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그것은 서로 약속하지 않은 부분인데도 노동자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참으로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다.

노동자에 관한 부분만 다루고 끝내면 상사나 사장인 독자는 굉장히 억울할 것이다. 공평하게 반대 입장도 다루겠다.

< 사용자 입장에서 >

사용자는 보통 고용주 곧 사장을 뜻하지만, 이 글에서는 상사와 사장 모두를 아우른다. 사용자는 노동력을 제공받긴 하지만, 제대로 된 노동력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노동자가 일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노동자에게 월급을 주는 건 아까운 일이다.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월급은 노동 시간과 등가가 아니다. 업무 성과도 포함되어 있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노동자에게는 월급을 지불하기 싫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월급은 보통 노동 시간에 대비하여 지불한다. 이 말을 원칙적으로 해석하면, 일하는 시간에는 일만 해야 함을 뜻한다. 하지만 어떤 노동자는 일만 해야 하는 시간에 농땡이를 부리거나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런 노동자를 바라보고 관리해야 하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자가 딴짓하거나 집중하지 못한 만큼 월급을 차감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제 다시 주제로 돌아가자.




앞서 언급했듯이 노동자는 월급만 받기로 했지 스트레스를 받겠다고 한 적이 없다. 받겠다고 한 적도 없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난다. 그 스트레스가 상사나 사장의 괜한 행패나 인격적인 결함 때문이라면 정말 화가 난다. 이뿐 아니라 업무 외에, 상사나 사장의 개인적인 일을 억지로 해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기가 막히다. 회사 일을 하기로 한 시간이다. 회사 일을 하고 월급을 받기로 했지 사적인 일을 해주겠다고 한 적 없다. 사적인 일이 웬 말인가!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말 화가 솟구친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월급에 스트레스나 욕먹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라.”

그 말이 진심은 아닐 것이다. 자조 섞인 조언이다. 화나는 일이지만, 어차피 “억!” 소리 할 수 없는 문제다. 항변할 수 없는 문제이니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리는 조언이다.




우리는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내가 일을 못 해서 욕을 먹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건 내 잘못이니까. 하지만 내가 일을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우리는 상사나 사장의 인격적인 결함과 괜한 행패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확 들이받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니 계속 회사에 다녀야 하기에 꾹꾹 참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받는 월급에 스트레스받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면 참 서글프다. 단, 일을 못 하거나 매너리즘 또는 나태함 등 내 문제로 받는 스트레스는 예외다. 이유도 없이, 상사나 사장의 출렁이는 기분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참으로 불합리한 그 상황에 몸에 독소가 쌓이는 기분이 든다. 그들의 기분을 살피고, 눈치를 보느라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사직서를 수십 번도 더 쓰고 싶어진다.

월급이라도 많이 받으면 낫지. 월급도 적은데 스트레스만 왕창 받으면 너무 억울하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왜 겨우 그 정도 월급을 받는 데서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일하는가. 당장 그만둬라”라는 철없는 말을 한다. 사람마다 상황과 속사정이 다 다르다. 그런 말은 생각 없는 사람만 하는 말이다. 생각해주는 척 찌르는 말은 하지 말자. 그런 말 하려면 조용히 있는 게 돕는 것이다.




우리가 받는 월급에 스트레스도 포함되어 있을까? 물론 아니다. 우리는 그저 월급만 받기로 했을 뿐, 스트레스를 받겠다고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어떤 이유로든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스트레스를 무방비 상태로 고스란히 받아야 하고, 알아서 풀어야 한다.

재차 말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월급이 많다면 - 많고 적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서 이 부분은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으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능력도 탁월해져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월급은 적은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려는 회사의 특별 배려라고 해석해야 할지도 모르겠다(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겠지). 그런 의미에서 월급과는 별개로 직장생활의 연차가 쌓여간다는 것은 스트레스도 쌓이고, 그 스트레스를 푸는 달인이 되어야 함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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