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모레도...같을까?
또 하루가 가버렸다.
또 백수의 시간이 더해졌다.
밤은 깨달음의 시간이다.
이 때엔 전 날 세웠던 일정표를 꼼꼼히 확인하곤 한다. 그렇게 하루를 되새김질하고 반성하며, 내일을 다짐한다.
그리고 동시에 밤은,
내 상황을 한 번 더 깨닫는 순간이다.
나는 내가 일 분 일 초 시간을 재진 않아도 충분히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일 아침은
누군가에겐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설렘 가득한 시간일 것이고,
나에겐 그저 오늘과 같이 조용한 취준생의 시간일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 내일이 오지 않았지만,
이미 결말을 아는 영화처럼 뻔한 내일의 내 하루가 벌써부터 지겹다.
그 시간을 위해 꾸준히 흘러가는 밤도 야속하다.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도 내일 여전히 같은 시간을 살 것이라는 불안함에 괴롭다.
바보같은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해가 뜨면 다시 성실히 내게 주어진 하루를 살겠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무는 밤이 참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