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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영 Feb 08. 2022

진우 동생 민우 동생 연우

2인 2견 가족의 탄생


민우의 분리불안을 없애기 위해 해보지 않은 방법이 없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단 두 개였다.

1. 항불안제 2. 둘째 입양


평생 동안 평범한 직장인밖에 되지 않을 우리 부부는 주 5일간 집을 비워야 할 터였다. 절반 이상의 견생 동안 항불안제를 먹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둘째 입양뿐인데, 분리불안이 있다고 무조건 다른 아이를 데려올 순 없었다. 기질적으로 불안증세를 가지고 있는 아이를 데려오면 상황이 악화될 뿐이었다. 민우는 사람에게는물론 강아지에게도 호의적이지 않은 강아지였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연우를 만나게 되었다.


연우는 닭장안에서 어미개와 함께 구조된 남매 중 수컷이었다. 암컷 동배 아이는 흩날리는 모질과 얼룩덜룩한 털로 최근 유행(?)한다는 아이여서 입양이 빨랐고 연우는 까맣고 뻣뻣한 모질의 아이여서 입양 문의가 적었다. 임시보호를 하고 있다는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를 만나러 갔다. 연우는 겁도 없이 나에게, 민우에게 다가와 잘록한 허리를 흔들었고 돼지처럼 말린 꼬리를 이상하게 돌렸다. 얘다. 얘는 연우다. 나는 아이의 칠흑 같은 눈을 맞추며 그렇게 말했다.


민우와 연우는 반려동물이 아닌 우리의 가족이었다. 딩크족인 우리에겐 자식과 다름이 없었다. 민우를 임시보호하면서 오랜 고민 끝에 아이의 이름은 민우라 지었다. 주변에선 사람도 아닌 동물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둔 우리를 보며 별나다했지만 남편 이름(진우)  민우라는 이름은 민우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때문에 연우는 입양 전부터 정해둔 이름이었다. (여자아이였다면 민영이라고 지으려고 했다. 내가 지영이라서.) 연우는 그렇게 연우가 되어 우리 가족 구성원 중 막내가 되었다.




연우는 우리가 문을 나서면 짧게 울었지만 임시보호를 해주던 보호자 말대로 분리불안이 없었다. 집이 비었을  민우의 옆을 지켰다. 짖고 우는 민우에게 다가가 장난을 걸기도 했고  앞에서 누워있으면 나란히 누웠다. 연우가 왔다고 민우의 짖음과 하울링이 완벽히 멈추진 않았지만 이제 노즈 워크도 꼼꼼히 빼먹고, 비록 현관 앞을 떠나진 않지만 죽은 바퀴벌레 자세로 잠도 잔다. 예기치 않게 책임져야  생명이 하나  늘었지만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위로받고, 서로 사랑하며 단란하게 살아보려 한다.


분리불안의 해결책은 아이가 보호자가 아닌 존재에게 마음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에 있다. 우리가 없는 동안 아이가 마음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친구나 동생을 입양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어떤 아이에겐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우리는  아이의 짧은 견생 안전히 지켜주는 좋은 보호자가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보고자 한다. 눈만 마주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아이들의 꼬리가 멈추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스타 @minooo_diary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do0-b3jWyoq9hRRt3MQK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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