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HSonG May 02. 2024

격투의 역사 - 프롤로그

“투기종목” 스포츠들은 어쩌면 “사람” 의 존재와 함께 나왔을지도?

2024년 4월, UFC가 300회 넘버링대회 (UFC300)을 맞았습니다. 그러면서 고민했던 질문 하나에서 이 글은 시작합니다.


“왜, 종합격투기에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일까?”



UFC 300에서 나온 모든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슬로우모션으로 재편집한 영상 (TKO.inc / UFC 공식 유튜브 채널)


그리고 어쩌면 이것은 “사람들의 원초적인 것들을 자극시키는 스포츠라서 그런 것일까…“라는 문장이 같이 따라 나왔습니다.


보통 종합격투기라는 종목 이전엔 “투기종목”이라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가까이는 한국의 태권도, 씨름이 있었고,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일본의 가라테, 유도, 스모가 있고, 태국의 무에타이, 중국의 쿵후 (우리가 우슈, 산타, 권법이라 하는 것은 쿵후의 세부 종목입니다.)와 프랑스의 사바테, 유럽과 미국권의 (올림픽 등에서 통용되는) 근대 레슬링과 복싱등 다양한 종목이 있었습니다. 이 중 몇 개는 무려 “청동기 시대부터 유래한”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몇 개는 우리가 직접 수련하거나, 다양한 매체에서 보고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8살 때 태권도를 시작해서 19살, 운동 중 허리를 살짝 다쳐서 그만두게 된 후로, 무려 4단까지 10년을 했었고요.

(여러 이유로 1년 정도를 쉬다가 하게 된 연유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런 것들을 “투기종목”이라고 부르기 전에 인류에게는 “싸움”이라는 것이 먼저 있었습니다. 선사시대, 즉 아직은 맨손으로 사람들이 지구 위에 있던 때, 그리고 그중에서 사람들이 돌을 도구로 쓰면서 “석기시대”라는 것이 시작되던 때, 인간은 여러 “위협” 들에 노출이 되어있었습니다. 가까이는 맹수라 하는 동물들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는 것. 그리고 멀리는 어딘가에 있는 다른 부족으로부터 “우리 부락을 지키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이제 이 개념은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본격적인 “무기”의 등장으로 양상이 달라집니다. 오래전엔 맨손으로 동물과 싸우고, 다른 사람과 싸웠다면, 드디어 갈아낸 돌과 식물의 줄기로 “투석구”(Sling)를 만들어 내고 후에 “구리를 가공할 수 있게” 되면서 구리를 이용하여 만든 청동 칼과 창, 화살촉으로 사람의 몸에 출혈과 창상을 쉽게 낼 수 있게 되면서 맨손으로 싸우는 것의 중요도가 낮아집니다. 물론 맨손 격투로도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무조건 상대와 ”붙어 있어야 “ 유효한 공격을 할 수 있으므로, 투석구에 돌을 매어 먼 거리에서 날리는 것과 활에 화살을 걸어 쏘는 것에서 ”효율성“의 차이가 심각하게 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붙어있는 상황에서도 ”칼과 창“이라는 도구를 쓰면 여러 번의 타격을 하는 것 내지 상대의 급소를 찾아서 때리는 것 대비하여 ”쉬운 살상“ 이 가능했다는 것도 맨손 격투가 전쟁에서 우선순위가 밀려나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맨손 격투가 바로 “버려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결국 전쟁이 “소모전”의 양상까지 가게 되면 모든 무기마저 부서지거나 투석구의 돌, 활과 화살을 못쓰는 상황이 올 땐 여전히 맨 몸을 써야 하는 것은 여전했기 때문에 맨손 격투는 “최후의 수단” 이 되어야 했고, 또한 서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동양에서는 도가나 법가의 사상가들이 “사람의 몸 안에서 철학적인 발견”을 하려 하면서 “몸에서 수양을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몸을 움직이면서 맨손 격투에서 파생된 “운동” 과 “체육” 이 나오게 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문장으로 요약되는 ”체육“ 의 시작 속에서 (물론 이 문장이 담고 있는 함의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긴 합니다. 이것은 뒤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그 안에서 의미부여가 덕지덕지 붙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것을 “전쟁이 아닌 곳에서” 활용을 하려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그곳은, 그리스였습니다.


- 참고로 이번 <격투의 역사> 칼럼은 연재물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시간 순서를 굳이 지켜가면서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연대표적으로는 다소 뒤죽박죽일 수 있습니다. 이 점은 미리 알려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