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SNS 친구들

by 임봄

혼자 있어 외로울 때는 SNS에 올라온 글들을 읽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이야기에 ‘좋아요’를 눌러주면 왠지 ‘나도 너와 함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따뜻해집니다. 그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자주 마음을 나누는 ‘친구’니까요.

내 이야기를 전할 때도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린 글에 ‘좋아요’ 횟수가 더해질수록 외로움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힘들었던 하루도 차츰 괜찮아지고 견딜만해 집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점점 외로워지지만 그때마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손 한번 잡지 못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이것은 SNS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순기능이겠지요. 오랫동안 얼굴 보지 못했던 친구에게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오늘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주고, 일로 만나 서로를 잘 모르던 사람에게는 미처 들려주지 못했던 내 생각들을 전하면서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순기능만 따져도 참 많은 것들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라오는 글들은 다양하지만 글의 종류는 대부분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내용이거나 정치적인 내용, 아니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내용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는 때로 공감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떤 소신과 철학으로 살고 있는지 가늠하기에는 나름 좋은 자료가 됩니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설령 그것이 자랑일지라도 그 사람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간혹 SNS라는 대중적인 공간에 자신의 부정적인 의견을 전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을 때는 힘이 듭니다. 욕을 써놓거나, 상대방을 저주하거나, 감추고 싶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폭로하는 글들이 그렇습니다. 마치 자신이 해소하지 못한 욕구를 배설이라도 하듯 마구 써대는 글에는 분노가 서려있고 그 분노나 부정적인 감정은 텍스트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니 읽는 도중 그 사람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SNS는 얼굴을 보지 못하는 대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아주 짧은 글에도 글 쓰는 이의 정서가 묻어 있고 그 정서는 말로 전하는 것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상대방에게 전해집니다. SNS 글을 잘 활용하면 말보다 더 깊이 있게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나의 정제되지 않은 감정이 상대방에게 전해져 오히려 역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SNS에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글이 종종 눈에 띕니다. 공적인 공간에서의 언행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우리가 가끔 잊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글은 인터넷 공간에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또 다른 나 자신입니다. 아무리 짧은 글일지라도 글을 읽는 대상이 있는 이상 그것이 주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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