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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민 Nov 08. 2019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씨-멘트] 인간 변요한의 행복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연기가 주가 된다면 '배우 변요한'은 행복할 수 있지만, '인간 변요한'은 스톱될 수 있다. 인간적으로 성장하면서, 연기를 접목시키는 게 내 목표다. 그래야 진짜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변요한, 2015년 1월 인터뷰中)


   삶에서 '직업'이란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는 용도쯤으로 치부하기엔 영 마땅찮고,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기엔 가식적인 기분이다.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커다란 영역인 것만은 누가 뭐래도 확실한데, 아주 정확하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아무래도 쉽지가 않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높은 만족도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거의 하늘에서 별을 따는 수준이다. "그냥 뭐, 할 만해~", "나름 괜찮아" 정도가 그나마 억지로 짜낸 긍정적인 답변이라면, "먹고는 살아야지", "딱히 다른 걸 할 게 없다"라는 자포자기식 이야기가 대다수다. 왜 이렇게 된 걸까.


WHAT 말고 HOW

근래 취준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나가게 되면, 내가 꼭 하는 말이다.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생각하라. 어렸을 적부터 듣던 "커서 '뭐' 될래?"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드라마 <미생> 스틸 ⓒtvN


취준 시절 예능 PD를 지망했던 나는 방송국 입사가 불발되자, 곧바로 노선을 선회해 스포츠 신문의 연예부 기자가 되었다. 주변에서는 몇 번이고 도전해서 PD가 되는 게 좋지 않으냐 조언했지만, 그럴 생각이 없었다. 왜? '예능 PD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니라, '즐겁게' 사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 생각한 직업군으로 예능 PD가 적합했을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엔터테인먼트를 주축으로 한 문화 업계에 남아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으면, 즐거울 것이라는 당시의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난 연예부 기자, 매거진 에디터, 출판사 편집자, 방송인, 강연자, 콘텐츠 기획자 등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무엇이 되든 좋았다. 그게 내가 바라는 방향과 분명 일치하니깐.


tvN 드라마 <미생>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변요한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적으로 성장하면서, 연기를 접목시키는 게 내 목표다"라고. '인간 변요한'을 놓지 않으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그가 진짜 행복을 꽉 거머쥘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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