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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플라스틱을 끊지 못하나

[그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했을 뿐인데] 셰프 박준우

by 박현민

박준우와는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 출전했을 무렵 홍대에서 술잔을 기울인 것이 인연이 되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나누며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언젠가 우리 집에서 소고기를 구우며 화려한 불 쇼를 보여준 것은 두고두고 자랑할 기억이다.


박준우의 불쇼


박준우 셰프 ⓒ박현민


―9일간 기록하면서, 가장 플라스틱을 많이 써야 하는 상황은 언제였나. 인지하지만 대체할 수 없었던 상황도 있을 테고.

박준우: 식재료가 가장 크다. 유통 패키지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깐 어쩔 수 없다. 환경운동가라면 그러한 제품에 불매운동도 벌이기도 하고, 최소한의 소비를 이뤄낼 수 있겠지만... 생업이 걸려있고, 일에 치이다 보면 보통은 미뤄둘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박준우: 일종의 '보고'를 하기 위해서 계속 체크를 하게 되지 않나?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은 더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평상시 '인지'에서 발전해서, '공개하니 조금 줄여보자'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다.


―요리를 하는 입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박준우: 어렵지 않다. 식재료 유통단계에서 해결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유통을 왜 하나? 돈을 벌려고 한다. 여기에 팔 수 있는 재료가 있고, 저기에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깐 이것을 '최대한' 연결하는 게 유통이다. 유통업자는 식자재를 팔 수 있다면 최대한 멀리까지 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는 거다. 그러니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제품이 손상도 되지 않고, 적재하기도 편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니깐. 그러니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유럽처럼 직접 바구니에 담아오고 하는 구조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로컬 푸드!

박준우: 유럽의 경우엔 재래시장이 튼튼하게 쌓아 올려져 있다. 재래시장에서 도매상까지, 그리고 소매로 이어지는 거래가 명확하다. 예를 들면 산지에서 생산을 하면, 지역에서 그걸 매입하는 사람이 있고, 이 사람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 넘기면, 그게 소매로 뿌려진다. 그 과정이 최대한 줄어든다면, 플라스틱 박스의 사용도 줄겠지. 근데 그것은 보이는 일부 단면일 뿐이다.


* 인터뷰 전문은 도서 <그저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록했을 뿐인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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