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청 더운데 이렇게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 들른 동네 책방 주인장이 살며시 미소를 머금고는 인사를 건넵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이긴 합니다.
그나저나 주인장의 인사에 살짝 뻘쭘했습니다.
차를 가지고 갔었거든요.
너무 더워서.
누군가에게는 짧은 방문이라도 반가운가 봅니다.
단지 손님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듯합니다.
빈 공간의 여백을 채우고,
조용한 시간에 소리를 더하는 반가움일 테죠.
책을 주문하고 나가려니 말을 겁니다.
날씨 이야기, 책 이야기 등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주고 받습니다.
요즘 주로 걸어다니지만,
동네 책방을 가는 날은 더욱 산책의 기분을 내려고 걸어가는 편입니다.
이 날은 날씨에 두손을 들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저 하늘 구름은 시원스레 널려 있습니다.
맑은 하늘과 하얀 구름을 한참 보고 있으니 마음은 시원해지는군요.
골목길은 한산합니다.
마음도 허전하고요.
모처럼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만 올려다 봅니다.
헛된 희망을 찾으려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하늘에 투영된 작은 내 세계를 들여다 보려고요.
소소한 마음이 하늘을 마주할 때,
작은 나의 세계는 한뼘이나마 커지는 게 아닐까요.
커지는 세계만큼이나 내 안에 사람들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