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중심을 찾는 중

Day 3

by 지안

주가는 회복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흔들렸다.


이제는 개별 종목에 대한 불안보다,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비중과 규모를 간과한다.

나 역시 그랬다. 이번 하락에서 얻은 교훈은

‘버티는 힘은 배분에서 나온다’는 거였다.


그날 나는 오씨에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요즘 고민이 자꾸 쌓인다고. 전체 자산의 10%만 투자한 상태인데. 금리가 자꾸 내리고.

얼마 되지 않는 자금이지만, 어디에 어떻게 넣을지 막막하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한참을 듣다

천천히 노트를 넘기며 말했다.


장기 성장을 바란다면 VOO.
시장의 체력을 믿는다면,
그게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중심.’

그러고 보니 나는 중심이 없었다.

그저 불안에서 시작된 ‘분산’만 있었다.


그는 이어서 QQQ를 짚었다.

기술의 기회를 보고 있다면, 여기에 10~15%.
다만 시장이 뜨거울 땐 멀리하고,
두려울 때 다가가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이야기했다. 네 말과는 반대로

나는 오를 때만 사고 싶어지더라고.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렇게 하든지’라고 대답했다. 다만, 중심을 잡을 자신이 없다면 그땐 따라가지 말라고 덧붙였다.


배당주 ETF인, SCHD도 언급됐다.

배당은 네가 기다릴 수 있는 성격이라면
좋은 자산이야.
다만 빨리 지루해지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지.

약간의 배당은 포트폴리오에 여유를 줄 것 같았다. 나의 조급함을 가라앉히는데 좋겠네.


“금은?” 그는 조용히 말했다.

“불안의 시대에는 신뢰받는 자산이지.
너무 기대도, 너무 무시해도 안 돼.
15%까지는 네 마음을 붙잡아줄 거야.
그런데 너무 과열되었다 싶으면 지체하지 말고 나와.

그의 조언은 이어졌다.

개별 종목은 전체 자산의 10~15% 이내.
전체를 뒤흔들 만큼 가져가지 말 것.

맞는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어쩌면 이게 정답은 아닐 수도 있겠지.

다만, 기준을 갖는다는 것이 꽤나 든든했다.

결국 포트폴리오란, 시장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주는 지지대니까.


그는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이 정도 구성이라면, 최소 연간 기대수익률이 10% 정도는 가능할 거야. 물론 하락할 수도 있겠지만 변동성이 적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네가 갑작스레 조정을 맞아도 그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구조라는 거지. “


나는 잠시 조용히 그 숫자를 되뇌었다.

복리로 10%라면, 10년 뒤엔 거의 두 배가 된다.

아파트수익률 정도는 가겠네.


단기 수익률은 타이밍이 만들고,
장기 수익률은 태도가 만든다.


오늘 오씨는 그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조금씩, 그 계획의 외곽선을 그리는 중이었다

월, 수, 금 연재
이전 03화전략을 가다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