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1.
뤼디거 달케의 『몸은 알고 있다』 또는 『마음과 질병의 관계는 무엇인가?』ㅡ원서가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왔다, 옮긴이는 같다.ㅡ를 교과서처럼 끼고 읽고, 읽고 또 읽고 있다. 제목만 보면 몸이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막상 펼쳐보면 저자가 (그렇게 하길 원하는) 독자에게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충실한 노력이 전달되는 책이다.
들어가는 글에 저자가 이렇게 가이드를 제공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되풀이해서 읽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분명 잘 이해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잠깐만...'하고 다시 돌아가서 보고 싶은 느낌과 아까 놓친 문장에 밑줄을 못 그어서 다시 보고 싶은 느낌이 짬뽕되어, 결국 나는 저가가 제공한 가이드 대로 충실히 따르는 독자다.
특히 나는 책을 따라가며 사고하는 과정에서 근간이 되는 양극성과 통일성이라는 개념을 꼭꼭 씹어 밥을 먹듯이 충실히 '다시 보기'하며, 찬찬히 이해하고 기록해 보고자 한다.
'학창 시절에 이렇게 공부했다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을 입에서 나오는 "쩝"소리와 함께 짧고 빠르게 없애본다. 책에 밑줄 긋고 동그라미 침과 동시에 머리가 무거운 건지 점점 책 속으로 기울어졌다가 다시 고개를 들기를 몇 차례다. 나는 양극성과 통일성을 꽤나 이해하고 싶은가 보다.
양극성과 통일성이라... 일단 명명에서 느껴지듯 양쪽 극으로 나뉘어 있다는 "양극성"과 이를 모두 아울러 통합하는 "통일성"이 주제다. 여기까지 좋은데, 이후에는 이해될 듯 되지 않는 이해될 것 같은 양극성과 통일성의 세계가 열린다. 그래서 천천히 하고 싶다...
인간은 인식함으로써 이미 양극성의 세계에 진입한 것이다. 어쩌면 양극성의 늪인지도 모른다. 또는 양극성의 세계에 갇혔다.
살면서 '나는'이라고 말해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이다.
자신 즉, '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너'가 있다. 이와 같은 예는 너무나도 많다. 기쁨-슬픔, 선-악, 남-여, 위-아래, 빛-어둠, 옳음-그름 등...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어린애들한테 찾아보라고 하면 재미있게, 그리고 많이도 찾을 것 같다. 여하튼, 정말 많다.
의식은 모든 것을 양극으로 인식하고 서로 반대되는 쌍으로 나눈다. 양극에 놓인 두 개를 우리는 구분하며, 선택이라는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한쪽을 선택함으로써 동시에 반대쪽은 부정하게 된다.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그림 출처: 마음과 질병의 관계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