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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솔 Nov 20. 2024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하다


  어제와 오늘은 유독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다시 쓰고...


  요즘은 글을 쓸 때마다 여러 고민에 빠진다. 내 마음이 글에 담겼다고 할 수 있는지, 나와 배경을 공유하지 않은 독자가 읽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달하고 싶은 핵심 감정과 생각은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만큼 표현하고 얼마만큼 독자의 상상에 맡길지를 고민한다. 때로는 의도와 다르게 글이 흘러가기도 한다. 이런 고민들은 결국 "나는 왜 지금 글을 쓰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마감에 쫓기는 압박감도 느꼈다.


아, 이것이 바로 창작과 마감의 고통인가!!!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 위한 비법을 내놓기는… 무척 쉽지만, 그 비법을 실천에 옮기는 데에는 사람들이 “나는 재능이 부족해”라고 말할 때 흔히 간과해 버리는 그 자질들이 요구된다. ㅡ『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


  내가 훌륭한 소설가가 되길 바라는 것도, 대작을 꿈꾸는 것도 아닌데 "그 자질"을 추구하려 드는 걸까. 이 놈의 생각이 맴돌다 결국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가기로 다짐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가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고뇌하는 과정 그 자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행동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이 연재글에서는 고백과 성찰을 통해 성장을 한다고 했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 고백하고, 성찰하면, 언젠가는 성장한 나를 맞이하게 되리라. 지금의 내가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더라도—.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이제는 제법 쌀쌀하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닿자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온전히 들어온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름답다. 그리고 내 모습이 다시 보인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도 아름답다. 지금의 나를 드러내는 것도 좋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좋다.


  하루하루가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간다. 내 마음 역시 때로는 명확해 보이다가도 어느새 미로 속에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면의 이끌림을 따라 꾸준히 나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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