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유니에게 붙이는 엄마의 반성문.
수박수박박박박… 박수박수박수… 수박수박!!!
쭈니&유니의 아침 식탁 주인공은 과일이다. 내가 아침 사과를 먹는 습관을 가질 즈음 사과나 토마토, 바나나 등을 한두 쪽 먹던 것이 지금은 주객이 완전히 바뀌었다. 선과일 후밥하는 스타일로. 둘째 유니의 과일 사랑은 더 각별하다.
우리 집 식구들의 입맛은 가지각색이다. 한두 가지 메뉴를 제하고는 4명의 호불호가 일치하는 것이 없다. 이를 전부 따르며 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이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메뉴를 돌아가며 식탁에 올리고 각자가 선호하는 음식을 하나 정도 따로 준비한다. 간식도 마찬가지이다. 맥주를 사랑하는 아빠를 위한 가벼운 안주류, 담백하고 씹는 식감을 중시하는 쭈니를 위한 빵과 소시지, 유제품없이 살 수 없다는 유니를 위한 각종 치즈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먹거리가 상시 대기 중이다. 과일에 대한 호불호도 일치하는 바가 거의 없다. 과일은 쳐다도 안보는 아빠, 베리류와 사과, 바나나를 좋아하는 큰 아드님과 아빠와 형은 먹지 않는 귤, 포도, 토마토, 자몽 등도 좋아하는 귀요미 막내.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 과일 칸에는 다양한 종류의 것들이 가득하다. 봄의 끄트머리 되면 유니가 예약하는 과일이 있다. 바로 여름의 대표 과일 수박이다.
아이고, 저것 좀 봐라. 요즘 너희 집 많이 어렵니? 집에 갈 때 한통 사줄게 가져가. 호호호.
북경으로 다시 나오기 전 가까운 친정에서 주말 점심을 자주 함께했다. 여름이 한창이던 그날도 맛있는 시간을 가졌다. 설거지를 하고 거실로 나가니 웃자고 하는 말이라며 엄마가 팔꿈치로 나를 툭툭 쳤다. 후식으로 수박을 먹는 유니를 보며 하시는 말씀이었다. 세상에 유니가 먹고 던져놓은 수박 껍질을 보고 나도 어이가 없었다. 습자지를 방불케 하는 모양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먹는 수박이라며 배꼽이 뽈록하게 나오도록 먹고 흐뭇해하는 유니를 보니 내가 죄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 집에서 수박은 유니 혼자 먹는다. 다른 과일들이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사놓고 먹으면 그만이지만. 덩어리가 어마 무시하게 큰 이 녀석은 일단 차지하고 앉는 자리 자체가 다르다. 전어의 가시를 발라내는 정성으로 한통을 무장해제시켜놓는 일도 솔직히 번거롭고. 그래서 매번 장바구니에서 밀려 슈퍼마켓에 다시 내려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요 2-3년 사이의 여름은 더위보다 더 힘들일들이 나를 지치게 했다. 꽃이 떨어지고 푸른 잎들이 반짝이기 시작하자 유니는 내게 수박 좀 많이 사달라며 방긋 웃는다. 유니에게 수박 한 통 사주는 일이 뭐 어렵다고 매번 미루고 있는지. 올해도 역시… 6월 초 격렬한 상해 봉쇄가 끝나자 내게 쪼르륵 달려와 ‘이젠 수박 살 수 있지?’라고 묻었다. 그러나 냉장고를 무섭게 채워대던 봉쇄기간의 후유증이 꽤 오래갔다. 이젠 그때그때 사서 먹으면 되는데 일단 꽉 채워야 맘이 편했다. 최근 중국 여기저기에서 확진자 소식이 들려 또다시 봉쇄가 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솔직히 사재기에 잠시 동참했다. 덕분에 냉장고에 수박이 낄 자리는 다시 사라지고…
‘미안해. 유니야. 자라보고 놀란 엄마가 솥뚜껑 보고 잠시 정신을 놓았네.’ 그래 오늘은 수박을 사자. 형도 수박화채는 좋아하더라. 사각사각 썰어 시원한 수박화채 해 먹을까? 더위야. 워이 워이 멀리 가렴. 코로나도 이젠 사라지고. 봉쇄는 다신 없기를! 제발!
그럼 만들기도 간단하고 맛있는 수박화채 만들어 볼까요?
준비물 : 깍둑썰기한 수박 , 사이다, 얼린 우유, 레몬청이나 레몬주스, 연유
준비물을 싹~ 커다란 그릇에 담아서 살살 섞어주면 끝!
화몽과 함께하는 캘리그라피 ~ 수업 !
캘리그라피 독학모임 - 마음을 새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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