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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Oct 12. 2019

믿음을 주는 리더가 되려면

CEO와 직원 간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이다.

교육이나 컨설팅 의뢰를 받으면 CEO가 어떤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하는지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이다. 외부로 공표되는 기업철학은 유행에 민감한 영역이다. 고객과 시장의 요구, 즉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반영된 것이라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서인지 대부분 기업들의 핵심가치를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들도 많다. 몇 년 전에는 글로벌 경영이라는 것이 화두가 되었고 근래에는 사람과 관련된 가치도 많이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외부에 내건 가치가 조직 내부, 특히 CEO가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어지고 있는가이며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게 실천하고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직원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가치를 내걸었다면 우리 회사에서 생각하는 직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그것인지를 정의 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는 CEO는 드물다. 회사 사정이 좋을 때, 이런 거 저런 거 다 하고 나서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 신경 쓸 수 있는 것이 그것이라면 직원들은 회사를 믿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핵심가치로 내건 CEO가 자신의 주관과 편애를 인사에 반영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얼마나 큰 불신을 가지고 있는지 경험하기도 했다.      


CEO와 직원 간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이다. 열심히 일하고 회사의 성과에 기여하면 그만큼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어야 CEO의 리더십이 빛을 낼 수 있다.      

가끔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직원들의 가족을 회사로 초대해서 아빠가 또는 엄마가 다니는 회사는 이런 회사라고 보여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만약 직원이 회사가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과 내부에서 직원들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가 다르다면 직원들은 가족들에게 자신의 회사를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조직을 싱싱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선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참 어렵다. 중소기업이 외부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포장하는 것은 비즈니스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가 잘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어떻든 내부의 활동들이 위축되고 직원들의 공감이 없는 전략들로 조직을 이끌어 갈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회사의 이중성에 갈등하게 된다.                


규모에 관계없이 창업을 준비할 때는 거창하게 인류에 어떻게 공헌하겠다는 아니더라도 매출액을 얼마만큼 올릴 것이다. 내지는 몇 년 안에 단독 사옥을 준비하겠다. 거래처와 조직의 규모는 어느 정도까지 늘리고 싶다. 돈을 벌어서 가족과의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겠다 등과 같은 나름의 목표를 정한다. 그러나 당장의 실적이 급급하고 직원들 급여를 맞추기 위해 온 정신이 팔려있다 보니 그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예 잊고 살거나 생각하고 있더라도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그때는 꼭 할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생각해 보면 매년 환경이 좋았던 때가 없고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다. 우리는 늘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며 경영을 하고 조직에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에서처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기업의 생명을 존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회사에는 지금 이 위기상황에서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이지?”라는 질문에 준비된 답이 있는가이다.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밖에서 보는 회사의 모습과 내부에서 보는 회사의 모습이 이중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CEO의 경영원칙을 명확히 함은 물론이고 그것이 회사의 철학과 일치하는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회사를 소개하는 자료를 보면 보통 CEO의 이미지가 먼저 등장한다. 직원들이 불만을 표출할 때도 회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CEO에 대해 말을 한다. CEO는 회사를 대표하고 기업철학, 나아가 기업문화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회사가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에는 민감하게 신경 쓰는 것만큼 조직 내부에서 인식되는 모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CEO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업의 가치체계를 정립하고 행동규범을 약속하듯 CEO가 지켜야 할 행동원칙이 있어야 한다. 벽에 걸려 있는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직원들이 신뢰하고 CEO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CEO가 지켜야 할 행동원칙 10가지를 정해 보자. 그리고 출근해서 직원들을 만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되새겨 본다면 회사의 가치와 맥락을 같이하는 CEO의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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