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호야 Sep 16. 2024

회사 대문 셀프 리모델링 후기!

끝 없는 웹사이트 리뉴얼을 마주하다

2020년, 웹사이트 2차 리뉴얼


입사와 함께 개편한 첫 웹사이트 리뉴얼 이후,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웹사이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표인 구찌와, 나, 디자이너 다나, 개발자 구름이 이를 위한 ‘OKR팀’으로 구성되었다. 확실히 이번 웹사이트는 이전의 심플하고 몇 페이지 되지 않은 구성에서 벗어나, 웹사이트를 통해서 새로운 리드, 즉 잠재고객을 모으기 위한 장치를 많이 넣기로 했다.


그래서 다같이 스프린트(Sprint)라는, 아직 우리에겐 새로운 프로토타입 제작 방식을 시도해보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매일 집중해서 정해진 브레인스토밍을 해나갔고, 웹사이트를 방문할 각 대상 그룹에 맞는 페이지를 제작해나갔다.


가장 집중한 영역은 “각 대상들이 우리로부터 얻고 싶어하는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었고, 이 고민에 맞추어 각 페이지에 웹사이트 방문객들이 정보를 남길 수 있는 ‘리드 수집 폼’을 설계해 넣었다.


웹사이트가 준비 되었고, 리드 수집용 광고도 진행했다. 이제는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찾아 사용할 일만 남았다.



첫 회사 소개 영상 런칭!



2022년, 우리 회사는 아직 그 흔한 ‘회사 소개 영상'도 없었다.


왤까, 온라인 기반으로 마케팅 한다고는 하는데, 영상을 통해 광고 한다거나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일이 없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제 돌이켜 보면, 아직 그만큼 우리에게 관심을 두고 봐줄 고객군이 없었던 것 같다)


마침 첫 주요 학회인 ACMG 참석을 앞두고 준비하던 2021년 말, “우리 회사 소개 영상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하는 의견이 출장 준비팀에서 나왔다. 보통 학회장에서 기업 부스를 열어두면 부스 내 모든 인력이 누군가를 상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새로운 사람이 부스에 방문해도 놓치게 되기 마련이다. 이 때, 영상으로나마 시선을 붙잡아두고, 영상을 통해 회사의 주요 서비스나 기술을 소개해 주면 이들을 응대할 수 있을 때 까지 잠시 붙잡아 둘 수 있겠다는 시나리오였다.


그렇게 시작한 영상 기획 회의에서 우리는 영상의 컨셉과 사용처 등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모션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다양한 용도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영문과 한글, 긴 버전과 짧은 버전을 모두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간단한 스토리텔링으로 환자들의 진단 여정과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그 방법을 보여주는 영상이 우여곡절끝에 탄생했다.


ACMG의 부스에서도 세워둔 TV를 통해 소개 영상을 송출했고, 많은 참석자들이 이를 통해 가볍게 서비스에 대해 인지하고 더 편하게 우리와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이제 웹사이트 전면 개편해야할 것 같은데요?


2020년 첫 웹사이트 개편 이후 사실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첫 IPO를 앞둔 시점에 국문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했었을 때도 가볍게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나갔다.

1년 전 첫 브랜딩 스터디를 하며 우리 브랜딩에 맞는 홈페이지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여러 이유로 약간의 개선과 새로운 페이지 몇 개를 제작하는 것으로 프로젝트가 끝이 나버렸었다.


2022년 5월, 내부적으로는 시간과 인력의 리소스가 부족하니 외주업체를 통해 제대로 리뉴얼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젠 조금 더 다양화된 제품들의 정보 업데이트가 필요했고, 본격적인 인바운드 마케팅을 시도하기 위한 웹사이트가 필요하기도 했다. 제프가 도맡아 외주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모든 동료들이 웹사이트 외주 제작이 처음이다 보니 업체와 나눌 업무 범위 산정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브랜딩, 카피라이팅, UI 디자인, 개발 등 외주로 맡길 영역과 내부에서 소화할 영역을 상세히 정리해 나누는 작업이 필요해 이를 구글링해가며 우린 사례와 방식을 찾아가며 준비했다.


6월 22일, 나름의 방식으로 범위를 지정하고 업체를 알아본 지 한 달 만에 최종 계약서를 작성했다. 총 14개 업체에 문의해 2개 회사를 선정하고, 그중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역을 가장 잘 맡아줄 회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산너머 산. 계약서 작성 과정 조차 쉽지 않았고, 개발팀과의 조율, 운영팀의 피드백을 반영한 계약서를 작성하다 보니 작성에만 2주가 넘게 걸렸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더 많은 조율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보통 아주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면 수 일 안에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거나 바로 메시지를 던져보는 등 빠른 시도를 해나가고 있던 회사이기에, 1달에 가까운 계약서 작성, 수정, 재서명의 과정은 상대적으로 꽤 긴 과정이었다.)


계약서 단계만 하더라도 이 프로젝트는 동료 소피아의 주관이었다. 그러나 이는 소피아의 퇴사와 함께 곧 내게 넘어와 나에게 PM 역할을 처음으로 맡을 기회(?)로 다가왔다. 지리멸렬한, 쉽지 않은 여정의 시작이었다.




[재중의 이야기]



"모든 것을 맞춰 제작하기가 너무 까다롭습니다"


홈페이지 팀에 긴급 투입됐다. 원래 9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던 홈페이지 프로젝트는 여러가지 문제로 마감일이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첫번째로 콘텐츠의 확정이 늦어졌다. 모두 외주 프로젝트가 처음이다보니 어느 선까지 정확하게 전달을 해줘야할지 몰라, 사내에서 오고가던 선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그 때마다 외주사에서는 더 많은 자료를 요구했고, 이를 다시 정리하다보니 일정이 미뤄졌다. 새롭게 만든 브랜드 가이드라인도 한창 웹사이트를 만들던 중간에야 전달되어, 디자인 시안도 많은 부분을 바꿔야했다.


업체에서는 모든 요구사항을 다 맞춰주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종 조율 미팅에서 확인한 내용은 처음 견적을 냈던 스케일에 비해 현재의 수준이 크게 늘어나 작업 기간이 계속 지연되었다는 외주업체의 주장과, 일정의 협의는 가능하지만 완성도는 포기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이었다. 결국 올해 안에만 완성하기로 하고 미팅을 끝냈다.



사진 촬영이 필요해


채용 페이지와 회사소개 페이지를 기획하다보니, 회사의 사진이 필요했다. 그동안 사용해 온 사진은 회사의 초창기 사진이고, 다른 스타트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팀 문화를 보여주는 이른바 '예쁜 사진'이 없었다.


마케팅 대행사에서 메뉴 사진을 위해 만든 기획안을 꺼내들었다. 기획안만 몇 십개를 썼던 터라, 내용 구성은 어렵지 않았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지를 장소와 상황 중심으로 나누고, 참고할만한 다른 사진은 무엇인지, 총 몇 컷정도 예상되는지, 일정은 언제 희망하는지를 담아 쓰리빌리언 홈페이지용 사진 촬영 기획안을 작성했다.


출장 촬영 전문 스튜디오와 숨고 등 재능 판매 사이트 등 10군데 정도 기획안을 보내고 견적서를 요청했다. 가격이 천차 만별이었다. 심하면 두배정도 차이가 나기도 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전문 스튜디오와의 진행은 어렵고, 재능 판매 사이트의 작가는 포트폴리오가 살짝 아쉬웠다. 팀원들의 지인 찬스를 써보기로 했다.

군생활을 같이한 동생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보냈다. 혹시 예산에 촬영을 맞출 수 있을까?



팀원 사진을 촬영하다



팀원의 지인 중 비슷한 레퍼런스를 가진 작가가 있어, 작업을 부탁했다. 외주 작가를 쓰는 건 또 처음이다보니 준비과정도 쉽지가 않았다. 예산에 맞춰서 상황과 컷수도 많이 줄였다. 작가는 조명 두개와 전문가 카메라를 들고 아침 일찍 회사를 방문했다. 라운지와 실험실, 회의실, 사무실, C-level 프로필 등 찍어야할 장면이 많았다.

첫 촬영이다보니 모델이 될 팀원들을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진이 남아 회사의 홍보로 쓰일 예정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팀원이 많았다. 다행히 같이 업무를 많이하는 세일즈팀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촬영을 할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다음에는 더 멋진 촬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팀 블로그를 만들어보자


HR팀의 셀린에게서 DM이 왔다. 

예전에 만든 채용 노션이 있는데, 홈페이지 개편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보자고 했다. 입사 인터뷰 때 채용브랜딩에 대한 관심을 표했던 것을 기억하고 연락한다는 말도 더했다. 기존에 만든 채용 노션이 있어, 그 콘텐츠를 기본으로 하고 새로운 내용을 더해보기로 했다. 전체적인 구조는 셀린이 맡고, 세부적인 기획과 디자인을 맡게 됐다.


한창 채용브랜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여서 잘 만들어진 다른 회사의 팀블로그를 모아 같이 학습했다. 메인페이지, 팀소개 페이지, 팀문화 페이지, 전형 안내, 콘텐츠 페이지 5개로 구성하기로 하고 각각에 들어갈 콘텐츠도 직접 작성했다. 노션으로 제작했는데,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UI를 개선하기 위해 우피와 연동했다.


기존 콘텐츠도 시기에 따라 조금씩 결이 달라서 새롭게 다시 작성했다. 콘텐츠가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디자인도 변경했다. 새롭게 정비한 3D 에셋을 이용해 요소를 디자인하고, 컬러도 가이드라인에 맞춰 적용했다.  


2개월의 준비를 거쳐 12월 10일, 드디어 새로운 팀페이지가 공개됐다.



뉴 웹사이트 전면 오픈


반년도 넘는 대장정이 끝나던 그날, 속이 꽤 후련했다. 성공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23년 3월 3일, 드디어 새로운 웹사이트가 오픈했다. 3개월을 예상했던 프로젝트는 거진 10개월이 다 되어서야 겨우 완성이 됐다. 완성이라고 했지만, 처음 예상에 비해 아쉬운 부분도 꽤 많았다. 하지만 더 지체할 수는 없다는 판단 해 내린 결정이었다.


외주 업체와의 업무가 처음이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PM이 따로 없었기에 일정을 조율, 점검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 그래도 10개 내외였던 페이지수는 수 십 개로 늘어났고, 외부에 있던 블로그와 관리자페이지까지 내부로 가져온 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이전 04화 스타트업에선 '다양한 시도'가 중요하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